김재식 논설위원

가진 만큼 가진 사람이나, 먹물이 든 만큼 든 사람들은, 이와 적거나 못 하는 사람들에 비해 언행을 가지런히 하여 모범이 되어야 하고, 사회적 부조(扶助)나 의무 그리고 윤리와 도덕적 측면에서도 솔선과 수범이 필수가 되었을 때 그 사회는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야만의 세계가 아닌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희망의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며, 그 바탕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국가와 민족에게 여하한 충성을 바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은 유심히 들여다보면 옆으로 걷는 게걸음을 닮아가고 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마땅히 솔선수범을 하여야 할 직분을 가졌음에도 나라야 어찌 되던 학연(學緣), 지연(地緣) 그리고 금연(金緣)과 권연(勸緣)으로 묶음 되어 힘없는 백성들의 돈을 갈취하는 가장 저질의 사건이 바로 빙산의 일각이지만 지금문제가 되고 있는 저축은행들의 사기행각이며, 5.18시민상을 받고 명색이 진보를 내세워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곽노현 이 경쟁 후보자를 매수한 혐의로 구속 되는 등에서 연루된 인사들의 면면히를 살피 보면 우리사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이유가 확실히 있다.

특히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 된 청와대 김두우 홍보수석의 저축은행 로비의혹사건의 전말을 차제로 치고라도 이래서는 안 된다는 것 아닌가? 무엇이 부족하여 고가의 골프채를 부부가 선물 받고 거액의 돈까지 받아야 하는 이유를 국민들에게 어떻게 설명 되어져야 할지 양심으로 돌아보아야 한다.

참으로 얼굴이 두껍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파렴치한 이러한 부정과 부패가 그 형태를 달리하여 지역사회에서도 만연되고 있는 까닭 중 하나는 지도자 연 하는 사람들이 금력과 권력에 눈이 멀어가기 때문이다.

명색이 지역유지라는 사람들이 추구해야 될 바, 즉 사람살이의 바탕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라는 두터운 고민과 바른 실천이 있어야 함에도 금력과 권력의 턱 찌꺼기를 찾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데 의식 있는 시민들은 대부분 동의한다.

또한 정치인들의 전가보도인 지역경제발전이라는 달콤하고 매혹적인 구호에 덩달아 춤추며 지게지고 갓 쓴 채 장에 따라가는 미련함이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맹자의 말씀 한 토막을 들어보자면, 위나라 양혜왕이 맹자에게 어떻게 하면 백성들이 부유하게 살 수 있는지 그 방법에 대해 묻자 왜 하필 이(利)를 말 하는가? 민심이 순후하면 자연히 잘 살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해방 후 이익만 추구하다 경제적 동물로 전락의 우(愚)의 고통 속에 몸부림치고 있다.

지역발전은 경제적 발전만의 의미가 아니다. 삶 그리고 정신, 여기에 행동이 건강한 사람들과 사회의 일정부분을 함께 논의하고 만들어 가는 것 또한 공장을 세우는 것 보담 우선해야 할 과업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런 일에 익숙키 못했던 관계로 지방자치는 시작 되었지만 진정한 지방자치를 완성해 나갈 출중한 인물 선택이 아닌 전물(錢物)이 판을 벌렸던 염치없는 유권자가 되기 일 수였지 않는가?

지역이 바로 걸어야 나라도 바로 걸을 수 있다.

우리보다 문물 등의 제도가 앞선 어느 나라 어느 지방이, 자기 지역만의 발전을 피 터지게 외치는 지도자가 있겠는가? 연방으로 이루어진 나라에서 라면 혹여 가능하겠지만……. 줄여 말하자면 영산강에 세워지는 승촌보가, 죽산보가 영산강 주변 시민들의 행복에 미치는 지수가 얼마나 될지는 검증된 바도 없고, 검증 하려고도 하지 않는 지금, 부(副)라는 장밋빛으로 유혹하는 오늘의 시계는 분명 고장 난 뻐국이 시계다. 백성들의 이목을 가려 사이비를 진짜인 것처럼 속이는 재주에 능한 정치에서 부정과 부패가 독버섯처럼 퍼졌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똑똑해 지면 가장 불리해지는 집단이 정치 집단이다.

웃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가장 평범한 진리조차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하는 지도자 연 하는 부류들이 항상 초대형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대한민국은 큰 수술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오직하면 전두환의 군홧발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있겠는가?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해 먹으려는 그대들에게 삼가 조의(弔意)를 표한다.

전남타임스 후원

저작권자 © 전남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