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선 본지사장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이 시대, 이 공간에 사는 사람들의 특성가운데 돌아갈 줄을 모른다는 것이다.

막히면 무작정 부딪쳐보고 어떻게든 뚫고 나가려 한다.

 제법 올곧고 맹렬한 것 같은데 사실은 극히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소산의 단적인 예에 불과하다.

자기의 생각과 뜻에 맞지 않으면 일단 틀렸다고 치부해버리는 못된 습성 때문이다.

자기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를 불편해하고 무시해버린다.

그래서 고함으로 맞받아야 하고 멱살을 잡아야 하며 뒤통수를 쳐야 직성이 풀린다.

 참으로 자기 파괴적이고 공멸 적이다. 실로 한낱 불나방을 빼어 닮은 사고체계인 것이다.

정치는 정치하는 사람끼리, 종교는 종파들끼리, 학문은 학파끼리, 백성은 각 지역출신끼리 심지어 가족은 구성원끼리 만나면 싸우고 부딪치면 막말을 하는 것이 오늘의 세태단면이다.

 부모가 자식을 기피하고 자식이 부모를 유기하고 아내가 남편을 독살하고 남편이 아내를 목 졸라 숨지게 하고 스승이 제자를 폭행하고 제자가 스승을 폭행하는 이 현실을 무슨 말로 설명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한데 문제는 현존의 사회적 가치 관념으로는 치유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주위를 아무리 살펴보아도 고치려드는 사람이 없고 모범을 보이는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어른 아이 남녀를 통 털어도 그저 제 욕심이고 제 뜻 대로다. 남이 있지도 않고 있어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설혹 지각이 있는 사람도 개선에 나설 만큼 용기를 갖추지 못했다. 입으로는 저마다 사랑과 평화를 외친다.

그러나 행동은 별개다. 자기가 자기의 영혼과 육신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고 운영하지 못한다는 증좌다.

사실 자기의 영혼을, 육신을 제대로 운영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초월적, 초자연적 능력의 본체인 종교에 의탁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종교의 힘이 커도 자기의 마음을 잠시잠간이라도 제어하지 못하면 작용하지 못한다.

근본을 고쳐야 한다. 자기를 알아야 한다. 먼저 남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사랑이 나오고 배려가 생기며 평화가 깃든다. 자기가 자기를 아는 능력, 그것은 어쩌면 삶을 살아가는 기초인 것이다. 막히면 돌아서 가라, 이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길이요 진리요 이치다.

전남타임스 후원

저작권자 © 전남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