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주지와 신도들과의 갈등이 그 원인&신도들, 신임주지 사고에 문제있다 반발

천년고찰 심향사가 요즘 시끄럽다.

한동안 나주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불교문화를 전파하는데 중심역할을 했던 심향사이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주지가 교체된 이후, 심향사에서의 이같은 시끄러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신임주지와 신도들간 절 운영에 대한 방법과 생각의 차이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

그동안 절의 운영에 일부분 참여해 왔던 신도들이 이를 은근히 막는 신임주지에게 반기를 들고 나선 것이다.

신도들은 급기야 ‘심향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까지 결성했다.

문제의 발단은 주지와 함께 들어온 공양간 살림을 맡고 있는 공양보살과 신도들간 마찰에서 비롯됐다.
공양보살이 신도들의 행위에 대해 여기저기 간섭하면서다.

하지만 신도들에 따르면 “갈등의 내면에는 신임주지가 신도들에게 절 운영에 대한 개입을 못 마땅하게 생각하는 것이 더 깊은 곳에 깔려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신임주지가 심향사에 부임한 이래 1년의 임기도 아직 못 미친 기간이지만 신도들과 신임 주지사이에 마찰은 그동안 끊이지 않아왔다.

특히, 신도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것은 그동안 절의 공식행사들이 모두가 폐지되면서다.

지난해 가을엔 시민을 상대로 불교의 소양을 가르치는 심향사의 교육행사인 불교교양대학에 참여할 시민들이 모집됐지만 “신임주지가 다음날 병원에 입원한다”는 이유로 교양대학이 시작되는 하루 전날 갑자기 취소됐다.

이밖에도 심향사가 도심 속에서 부처의 마음을 전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합창단을 비롯한 독거노인밑반찬 봉사, 동짓날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동짓죽 봉사 등의 행사가 신임주지가 들어오면서 모두 폐지되자 신도들의 불만은 그동안 쌓여 왔었다.

그래서 신도들은 지난 6일, 신임주지와 생각을 좁히기 위한 대화시간을 갖었다. 50여명의 신도들이 한 곳에 모여 신임주지와 대화를 나눴지만 결론은 오히려 서로 생각의 차이가 좁혀질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만 돼 버렸다.

신임주지는 공석으로 있는 신도회장 선출에 대해서도 신도들의 자율을 인정하지 않았다.

자신이 임명권자라는 것을 강조했다.

곧, 이는 자신의 입맛에 맛는 신도회장을 뽑겠다는 의도로도보였다.

이같은 상황을 바라본 신도들은 “신임주지가 절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신도들을 수평적인 관계가 아닌 수직적인 관계로 바라보는데서 이같은 사태까지 와 버렸다”고 한숨지었다.

이날 대화시간을 주재한 김형호 신도부회장은 회의 말미 인사말을 전하면서 “신임주지에게 심향사를 떠나줄 것”을 정중히 요청까지 하고 나섰다.

이에 신임주지는 마지못한 답변으로 “사숙되는 심향사 주지를 지냈던 성오스님의 말에 따르겠다”고 밝히면서 성오스님에게 공을 넘겼지만 신도들은 그의 말을 믿어야 할지 의심하면서도 성오스님의 결단에 신도들의 눈과 귀가 집중된 상태이다.

이날 회의는 2시간여동안 진행됐다. 이날 회의를 지켜본 한 신도는 조계종이 벌이고 있는 불교계의 결사(정화)운동의 소식을 전하면서 남원실상사 도법스님의 말을 빌어 “이전에는 종교가 사회를 걱정했는데 이제는 사회가 종교를 걱정한다는 말이 실감난다”며 이 기회에 불교계의 결사운동에 신도들이 힘을 보태야 할 때라고 강조 했다./조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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