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웅 원장(한국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10대 학생들로부터 30대 직장인까지 요즘 젊은 남성들 사이에는 ‘공공연한 비밀’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마법의 신발 깔창이다.

신발 속 3~5cm로 남몰래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가장 간편한 도구인 셈이다.

여자들이 하이힐이라는 ‘신세계’를 접하면서 그 높이가 점점 높아지듯, 남성들의 깔창도 그 높이와 더불어 점점 진화하고 있다.

그날그날 장소와 의상에 따라 높이를 단계별로 조절할 수 있는 다단 깔창부터 잘 보이지 않는 투명 실리콘 깔창, 신발을 벗게 될 응급상황에 대비해 양말 안에 넣는 양말용 깔창까지 시중에는 각양각색의 깔창들이 나왔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윤정웅 원장에게 ‘무지외반증’에 대해 알아본다.

당당하게 깔창 신는 남자들 발 건강도 당당할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성들의 이러한 깔창 사용은 절대 누설해서는 안 되는 일급기밀이었지만, 최근에는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깔창을 사용하는 것을 개그 소재로 사용하기도 하면서 여성의 하이힐만큼이나 당당한 소품이 됐다.

유명 아이돌 슈퍼주니어의 리더인 이특은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깔창은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라는 떳떳한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고, ‘개그콘서트’의 개그맨 황현희는 무대 위에서 신발 안 겹겹이 쌓인 깔창을 꺼내 보이며 “황현희 신발 벗어.”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 남성들의 발 건강은 안녕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NO”다. 하이힐을 즐겨 신는 여성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엄지발가락 변형, 무지외반증이 최근에는 젊은 남성들에게서 증가하는 추세로 엄지발가락 변형이 심해지면 발에만 국한되지 않고 무릎이나 엉덩이 관절, 허리까지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여성의 경우 평소 하이힐을 즐겨 신더라도 어느 날 플랫슈즈나 운동화를 신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별로 없다.

하이힐은 그 높이가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평소 자신의 키가 드러나는 것이 두렵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여성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남성들의 경우 “신발 깔창을 처음 접한 이후로 깔창이 없어지면 외출도 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해서 뼈의 배열이 틀어지는 무지외반증

만약 깔창을 지속해서 사용하던 중 발바닥 앞쪽에 통증이 발생하고 티눈이 잡히기도 한다면 족부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무지외반증 초기에는 엄지발가락 안쪽이 돌출되고 빨갛게 변하며 때때로 통증을 느끼는 등 비교적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점점 통증이 심해지면 무의식적으로 엄지발가락을 바닥에 딛지 않고 걷는 습관이 생기게 된다.

이는 결국 엄지발가락이 본래의 역할을 하지 못해 발바닥에 굳은살이 생기고 신경이 뭉쳐 발바닥 앞쪽 부위에 통증을 유발한다.

발의 변형이 점점 심해져 발바닥을 지탱하는 뼈의 배열이 틀어지게 되는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무지외반증의 경우 중기를 넘어가면 수술 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무지외반증이 시작되는 초기에는 본인의 발에 맞도록 제작된 특수 깔창을 처방하는 등의 보존적 치료를 시도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돌아간 엄지발가락 뼈를 제자리로 돌려주는 절골술만이 유일하다.

깔창을 포기할 수 없는 남자들이여 예방하라

무지외반증이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면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철저히 하길 바란다.

발 건강에 가장 좋은 굽 높이는 2~3cm정도, 되도록 최대 5cm를 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좋다.

신발굽이 기본적으로 2~3cm가 있다면 깔창은 최대 3cm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지외반증을 예방하려면 여성의 하이힐에 버금가는 5cm 이상의 깔창은 금물이다.

또한 수시로 신발을 벗어 엄지발가락 사이를 버려주는 스트레칭도 도움이 된다.

깔창을 신고 장시간 걷게 될 때는 중간 중간 발가락과 발목을 좌우, 전후로 스트레칭 하여 뭉친 발을 풀어주도록 한다.

외부 활동을 하거나 걷기 운동을 한 후에도 그날 하루 발에서 쌓인 피로를 바로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윤정웅 원장은 “집에서 쉽게 하는 무지외반증을 예방법으로는 발바닥을 두들기거나 뾰족한 도구로 발 곳곳을 압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며 “또한 43도의 온수와 15도의 냉수를 따로 준비해 1분씩 번갈아 발을 담그는 냉온 족욕법은 무좀이나 동상 등 발 질환뿐만 아니라 염증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전남타임스 후원

저작권자 © 전남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