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 편집국장
가을은 축제의 계절이다.

가을의 상징인 10월에 들어서면서 여기저기 크고 작은 축제들이 열리고 있다.

전남지역에서만도 10월 한 달 동안 공식적인 ‘1지역 1축제’로 10여개가 치러지고 있고 그 외 소소한 축제까지 합하면 10월은 지역을 들썩이게 하는 가히 축제의 계절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축제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것은 지방자치가 시작되면서 부터이다.

각 지자체는 지역을 알리는 수단으로 그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를 만들어 각각 치르고 있다. 그 대표축제를 통해 지역의 향토성과 지역의 특산물을 부각시켜 주민의 단합을 비롯 지역경제에 활력을 주겠다는 뜻이 강하게 내포돼 있다.

지방자치제 실시와 함께 시작된 각 자치단체들의 축제는 초기에 한동안 방향과 갈피를 못 잡고 산만하게 운영돼 오기도 했었다.

재정자립도도 약한 일부 자치단체들 중엔 많은 예산을 쏟아 부으며 성과도 없는 축제를 치르면서 축제 폐지에 대한 목소리도 나타나곤 했었다.

하지만 이같은 축제들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나주시가 지금 치르고 있는 주말공연 ‘판’이다.

주말공연 ‘판’은 예산면에서나 짜여진 프로그램에서 조차 기존에 치러왔던 나주의 축제와는 아주 딴판이다.

기존 영산강역사문화축제가 5~6억원을 들여 치른 축제라면 주말공연 ‘판’은 1억2천만원으로 치러지고 있다.

프로그램 면에서도 기존 영산강역사문화축제가 외부 유명연예인들로 구성된 축제였다면 주말공연 ‘판’은 순수 지역민 위주로 짜여 진 프로그램으로 소화하고 있다.

축제라는 것이 시끌법적해야 되지만 주말공연 ‘판’은 전혀 그러한 분위기는 나타나지 않는다.
이게 흠이라면 흠이다.

주말마다 펼쳐지는 '판'은 차분한 분위기속에서 시민들이 즐기는 모습이다.

일부시민들 중엔 “저 것이 무슨 축제냐?”며 불만 섞인 목소리도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구경나온 사람들은 저마다 칭찬일색이 대부분이다.

시민들은 2박3일 동안 흥청망청한 것보다는 차분함 속에서 이렇게 함께하는 분위기가 더욱 좋다는 것이다.

시민들이 무대에 느끼는 마음의 거리도 아주 가까워졌다. 무대의 가락에 맞춰 어깨춤을 들썩이는 시민들도 여럿 눈에 띈다.

주말공연 ‘판’이 그동안 시민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축제의 관념을 아주 딴판으로 지역축제의 또 다른 모습을 시민들께 심고 있다.

그러나 난, 공무원사회가 변화를 시도했다는 점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복지부동의 대명사인 공무원들이 기존의 축제와는 전혀 다른 축제의 모습을 시민들에게 선 뵈고 있다는 것이다.

기자의 집이 행사장 부근에 있는 터라 지나던 길에 축제를 하루 앞둔 시점에 만난 나주시 담당 관계자들이 밤 늦게까지 행사장을 점검하며 시민들의 평가가 어떻게 나올지에 대해 걱정하는 모습을 보았다.

축제가 끝난 후, 시민들에게서 축제의 평가가 어떻게 나올지, 기자 역시 궁금하다. 하지만 잘했던지 못했던지 축제는 평가를 통해 더욱 발전해가면 되는 것이다. 그것도 곧 발전을 위한 변화이기 때문이다.

기자는 이번 주말공연 ‘판’을 통해 공무원 사회에서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 더욱 힘찬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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