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명: Selaginella tamariscina &관다발식물 석송목 부처손과의 여러해살이풀.

▲부처손
『부처손』은 바위 겉에 붙어사는 민꽃식물로 뿌리가 엉켜 굵어진 ‘기둥’ 위로 초록가지가 사방으로 퍼져서 자란다. 잎처럼 보이는 가지는 편평하게 자라는데 표면은 짙은 녹색이고 뒷면은 다소 흰빛이 돈다.

습기가 많을 때는 활짝 펴고 건조할 때는 공처럼 오므리는 생명활동을 반복한다.

부처손이란 한자명인 ‘보처수(補處手)’에서 변한 것이라 하는데 생약명은 「권백(卷柏)」이다.

마르면 오므린 닭발처럼 안으로 말리기 때문에‘말다 卷’자를 쓰고, 빗물을 머금으면 다시 벌어지는데 잎 모양이 측백엽(側柏葉)과 같아 ‘측백나무 柏’을 붙여 쓴 것.

뭔가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이 양치식물은 또 금불환(金不換: 돈으로 바꿀 수 없다),
장생불사초(長生不死草), 구사환혼초((九死還魂草: 구사일생으로 영혼을 살릴 수 있는 풀) 등의 이름도 있어 그 약효를 궁금하게 한다.

법당에서 주불의 좌우에 모신 보살을 보처(補處) 또는 보불처(補佛處)라 한다.

‘부처의 자리를 보충한다’는 뜻이다. 부처손의 다른 이름으로 ‘바위손’이 있는데 생태적 위치에서 바라보면 이 이름이 더 유력하고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부처손을 보처수라 하거나 약사여래불의 자애로운 손 같다 하는 대목에서는 이 식물에 그만한 가치를 부여하고 싶었을 선인들의 콧김이 퍽 가까이에서 느껴진다.

▲부처손의 다른 이름인 ‘바위손’은 습기가 많을 때는 활짝 펴고 건조할 때는 공처럼 오므리는 생명활동을 반복한다.

부처님의 가피가 인간의 병에 닿아 씻은 듯 낫게 된다면 과시 풀이름 하나에 부처님의 성호를 매달지 못할 까닭이 없다.

이렇게 바라보니 부처손은 얻은 이름만큼 미더운 데가 참 많다.

흔히 약초라 하면 인삼처럼 잘 생긴 뿌리나 향기가 강한 꽃이나 잎줄기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부처손은 그런 뿌리도 없고 향기도 없으며 잎도 꽃도 열매도 없는 것이 거칠기로는 측백엽보다 더하다.

맛은 달고(甘) 매우며(辛), 성질은 평(平)하고 약간 따뜻하다(微溫).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어혈을 풀어주는 힘이 좋아 복강 내에서 자라는 종양이나 염증성 응어리는 물론 인후암, 폐암 등에도 기대할만한 효과를 낸다.

또한 폐출혈이나 대장출혈에 지혈효과가 있으며, 탈항에도 응용한다.

평소 폐렴에 잘 걸리거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천문동, 지모, 패모, 어성초(약모밀), 선학초(짚신나물), 상백피(뽕나무 껍질) 등과 함께 비슷한 양으로 이 ‘권백’을 가미하면 좋다.

환자의 병든 몸을 고치는 문제는 대체로 의술이 높은 전문가의 몫이기는 하다. 그러나 종요롭게도 자기 몸의 주인만큼 제 병을 잘 고칠 수 있는 존재는 세상에 없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늘 닦고 약초의 몸과 성품을 잘 배우는 사람이라면 그가 곧 부처님 좌우에 앉은 보처(補處)요 보살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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