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명: Celastrus orbiculatus 속씨식물 쌍떡잎식물강 무환자나무목 노박덩굴과의 낙엽덩굴성나무

 

▲‘늦가을’이라는 학명을 가진 노박덩굴
『노박덩굴』의 학명 Celastrus의 ‘celas’는 늦가을이란 뜻이다.

 

노박덩굴은 초가을에서 늦가을까지 노란 과피 속 빨간 꼬마전등을 가득 켜고 오색 화려한 가을축제에 동참한다.

열매에 비해 볼품없는 희끗한 꽃들은 5~6월에 잎겨드랑이에서 1~10송이씩 모여 피는데,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거나 한 꽃에 암술과·수술이 함께 달린다.

우리나라에는 열매의 속살이 노란 ‘노랑노박덩굴’을 비롯해 ‘왕노박덩굴’, ‘털노박덩굴’, ‘개노박덩굴’ 등이 자생하고 있다.

노박덩굴은 ‘노박폐덩굴(路泊廢덩굴: 덩굴이 도로에까지 나와 길을 막는다.)’에서 유래되었다.

하늘 높이 올라가고 나무와 나무 사이를 건너뛸 정도의 세력으로 길가에 나와 너울거린다.

그래서일까 노박덩굴에는 ‘노박따위나무’나 ‘노방패너울’과 같은 싱거운 이름들도 따라다닌다.

생각해보면 꽃이고 나무고 별반 예쁠 것도 없는 것이 자꾸 길가에 나와 고단한 나그네의 행장을 가치작거리니 “아놔” 하고 불러준 이름들 아니겠는가.

노박덩굴의 고무줄 키는 줄사철나무와 함께 등나무나 송악, 왕머루, 머루나무 만큼 10m 이상을 내달린다.
보통 18m까지 진출하는 연질의 칡과 담쟁이덩굴을 제외하면 이 분야에서 나름 쟁쟁하다.

▲노박덩굴은 열매에 비해 볼품없는 희끗한 꽃들은
5~6월에 잎겨드랑이에서 1~10송이씩 모여 핀다.

5m 따위로는 마삭줄이나 으름덩굴, 개머루, 푼지나무들이 있고 3m 안짝인 것들은 인동덩굴이나 미역줄나무, 포도나무, 더덕 등속이 있다.

이 식물이 같은 과의 5m 짜리 푼지나무와 유사하여 속기 쉬운데 덩굴의 길이 차이 외에도 푼지나무는 줄기와 잎자루 부근에 마주 난 가시가 있고 잎 가장자리의 거치가 예리하다는 점에서 둔거치인 노박덩굴과 구별된다.

노박덩굴은 조금 맵고 따뜻하다. 줄기를 ‘남사등’이라 하여 약으로 쓰는데 뿌리, 잎, 열매에는 alkaloid가 들어있으며 뿌리에는 celastrol이, 잎에는 3% 내외의 flavonoids가 함유되어 있다.

한방에서 ‘남사등근’은 거풍습(祛風濕), 강근골(强筋骨), 행기(行氣), 활혈(活血), 소종작용(消腫作用)이 알려져 있으며 종자는 혈압강하작용과 이뇨작용도 있다.

류머티즘 등에 진통작용이 있으며, 피 순환에 좋아 생리통이나 무월경에 응용할 수 있다.
뿌리 추출물은 고초균, 황색포도상구균, 대장균의 억제작용이 있어 화농성 피부염에 목욕제로도 이용할 만하다.

약리작용의 활용 외에도 잎이 지고 남겨진 화려한 열매는 건화(乾花)꽃꽂이장식을 할 때 인기 있는 소재가 된다.

가지가 길게 꺾이고 휘어지고 늘어져 연출이 자연스럽고, 수반에 꽂으면 공간을 크게 가르는 구도의 변화가 예술이다.

흰 눈이 펄펄 날리는 계절에는 억새, 연밥, 수크령, 강아지풀들도 모두 가엾고 애틋하다.

이것들을 한 데 모아 화병에 꽂고 노박나무 열매를 그 둘레에 배치하면 옹기 질그릇 하나에 시간이 멈춘 듯 불현듯 지난 가을의 서정이 빛난다.

자연의 숨결이 생활 가까이 다가올수록 인간은 맑고 건강해진다.

대자연의 촉촉한 눈망울을 벗어나서는 누구도 더는 행복해질 수 없다.

아침이슬에 피어나는 꽃망울과 저녁놀에 빛나는 삭정이 하나에서도 우리는 열 가지 스무 가지 생의 이치를 배울 수 있다.

자연은 하느님이요 부처님이며 모든 존재의 고향이다.

전남타임스 후원

저작권자 © 전남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