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명: Angelica gigas Nakai & 속씨식물 쌍떡잎식물강 미나리목 미나리과 당귀속의 여러해살이풀

▲‘굳은 의지‘라는 꽃말을 지닌 참당귀
『참당귀』는 자연에서는 고랭지 물기가 많은 산비탈에서 잘 자란다.

키는 1~2m로, 재배하는 일당귀(일본이 원산지로 왜당귀라고도 함)에 비해 훤칠하며 일당귀나 중국당귀의 꽃들이 모두 하얀데 참당귀만은 짙은 자색으로 그 토종스런 자원식물의 위상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같은 당귀속에는 궁궁이, 참나물, 구릿대, 전호, 바디나물 등이 있는바 이들의 원조 격인 기원식물이 바로 참당귀다.

참고로 ‘개당귀’로 알려진 ‘지리강활’은 독성이 매우 강하여 초보자는 조심해야 한다.

잎으로만 비교해보면 참당귀와 매우 비슷하기 때문이다.

꺾어서 냄새를 맡아보면 역하거나, 포기의 밑 부분과 잎가지 마디마디가 붉은빛이 선명한 것이 지리강활이다.

「당귀」를 고려 때에는 단귀풀(旦貴草)이라 하였는데 향명은 승암초(僧庵草: 심산유곡 스님의 암자에서 자란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이조 때는 승엄초불휘, 승검초 등의 이름으로 불리어왔다. 당귀의 싹이 은비녀 다리 같다 하여 ‘은채고’라고도 하였는데 뿌리에서는 매혹적인 향기가 난다.

「당귀」는 인체의 기혈의 순환이 순조롭지 못하여 여러 가지 병증이 나타날 때 이를 ‘마땅히(當) 제자리로 돌아가게(歸) 한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중국의 옛 풍습에 부인들은 남편이 싸움터에 나갈 때 당귀를 품속에 지니게 하였는데 남편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원하는 뜻이 담겨있다.

이는 당귀가 상처 난 병사들에게 매우 긴요한 치혈약이었음을 의미하며. 또 옛날에 한 신부가 냉병(冷病)으로 소박맞아 친정으로 쫓겨난 뒤 이 풀을 먹고 시가로 돌아가게 되었다는 유래도 있다.

자궁이 차면 수태하기 어렵고 자식을 낳지 못하면 소박받기 일쑤였던 옛 시절의 여자들은 얼마나 서러웠을까.

당귀는 필경 그런 여자들을 위해 태어났으리라.

「당귀」의 성미는 온화하고 달고 쓰며 따뜻하다.
심 비 간 신에 작용하여 자궁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도우며 자궁의 환경을 깨끗이 유지하여 월경통을 멎게(調經止痛)하고 변비를 없애는(潤腸通便) 효능이 있다.

혈이 허하면 안색이 창백해지고 어지러우며,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이명이 생기기도 한다.

▲참당귀의 잎

그럴 때 황기를 가해 ‘당귀보혈탕’을 쓰면 이 같은 증상이 사라진다.

숙지황, 백작약, 천궁을 더한 ‘사물탕(四物湯)’은 부인과 질환의 성약이라 할만하다.
『참당귀』를 또 ’토당귀‘라고도 하는데 데쿠신(decursin: 전립선암의 세포자살을 유도하는 물질로 알려짐)이 주성분으로 보혈(補血) 보다는 파혈(破血)하는 효능이 강하다고 하였다.

『참당귀』의 꽃말은 ‘굳은 의지’이다.

이 초형이 야생에서 만나면 어찌나 크고 굳센지 누구라도 반할만하다.
산형과 식물 중 바디나물(꽃은 자색으로 참당귀와 같으나 크기가 훨씬 왜소하다.)을 제외하면 한결 같이 여성스런 흰 꽃들인데 비해 이 참당귀는 짙은 자색을 펼쳐들고 고산을 호령하는 듯 한여름의 멋진 남성미를 보여준다.

식물의 접두사에서 ‘참’이란 ‘크다’ ‘먹을 수 있다’거나 ‘진짜’ 또는 ‘원조’ 격의 의미로 부여한다.
필자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접두사도 ‘참’이다.

참 곧고 크며 향기롭고 먹음직스러운 참당귀를 언젠간 꼭 내 뜰에 심어 그 앞에서 턱을 괴어보리라던 때가 생각난다. 시골로 이주한 지금이 바로 그 때가 아닐까 싶다.
벌써부터 봄이 설레고 여름이 애가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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