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한 그루가 외롭게 서 있고 드문드문 상사초가 빨갛게 가슴을 태우고 있다.
나는 문득 그 소나무와 상사초를 보면서 한국전쟁에서 돌아올 애인을 r다리는 한 여인의 눈물 글썽이던 영화 속의 한 장면을 생각해 보며 잠시 나도 그 소녀시절로 돌아가서 마치, 로렐라이 언덕에 와 있는 착각 속에 빠져본다.
그 소나무 밑에 작은 나무의자를 만들어 앉아본다.
그 생각과 함께 실바람이 나의 볼을 스치고
나뭇잎 사이사이 스치는 바람결이 나를 추억 속에 끌고 갔다.
어느새 흐뭇한 미소가 내 가슴을 따스하게 덮여왔다.
어느 유학생의 수필이 생각난다.
석양이 내리쬐는 언덕에서 대추씨처럼 깡마른 노인네가 앉아있었는데
그 미소가 있을 수가 있을까?하는 의아심에서 노인 옆으로 가 물었다.
그 노인네는 청년의 등을 토닥이면서 “이 보게 청년! 추억을 만들게나”하면서 웃으셨다는 내용이다.
요즘처럼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흐뭇한 미소를 안겨 줄 추억은 얼마나 만들 수 있을 런지 모르겠다.
그리움이 슬픈 것만은 아니다.
가버린 내 아들이 눈물도 되지만 간간히 미소도 준다.
그것은 추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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