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나주남평농협조합장

 

◇김병원 남평농협 조합장

지난해 기준 총자산 1,815억, 다양한 사업 등을 통해 남평농협이 전국 제일의 농협으로 커 나가고 있다. 지난 8월 29일, 남평농협을 방문했던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장관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남평농협. 이같은 결실은, 지난 99년도 부터 남평농협을 이끌고 있는 김병원 조합장의 힘이라는 것은 어느누구도 부정할 수가 없다. 이에 남평농협 김병원 조합장을 만나 그의 다양한 생각들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1. 조합장님께서 농민·농협과 함께 해 오신지 30여년의 세월입니다. 그동안의 소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농협직원과 조합장을 30여년동안 하면서 농민들과 항상 함께 해왔습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국민소득이 2만 달러시대를 맞이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농민들은 1만 달러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에 대해 항상 마음 아프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 마음은 농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해 주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시간적으로 삶이 도시민들보다 너무 빨리 오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는 생각입니다.

농경시대에 우리 농민들이 주축이 돼 이만큼의 잘 사는 사회를 만들어 놓았는데도 불구하고 산업화시대에 접어들면서 농촌사람들이 도시로 빠져나가고 농민들은 문화적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에 안타깝습니다.

농민들의 애환 속에서 진솔이 살아있는 부분을 그분들에게 던져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그러한 의문을 가지고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농업자체가 생명산업이고 공익적 가치를 만들어서 농업이 공경 받을 수 있는 농촌을 만들어주는 것은 곧 희망을 갖도록 하는 것입니다.

농업이 주인의식을 갖는 시기가 반드시 올 것입니다. 농업이 희망 있는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진실 되게 심고 소비자에게 진실 되게 다가서면 농업이 희망 되는 사회가 분명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나라 농업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김병원 조합장

 

 

 

 

 

2. 우리 농업은 갈수록 피폐해져 가고 있습니다. 더욱이 정부에서도 농업정책을 갈수록 소극적으로 대처해 가고 있지 않느냐는 불평불만도 나오고 있습니다. 조합장님이 보시기에 우리 농업과 농업정책이 어떠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시는지? 개인적인 생각은 ?
→첫째로 우리농업의 문제점은 조방농업이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농업의 규모화, 벤처농업과 수출농업육성 등 정부의 농업정책에서 우선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전제조건으로 70%이상이 1ha미만의 조방농업을 하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농업소득보존대책이 먼저 필요합니다. 그리고 노인복지정책도 우선되어야 합니다.

미국도 1%미만의 조방농업민을 보호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농촌의 소규모의 경작농가를 대규모화 시키는 것이 우리농업에서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방농민들의 대책을 먼저 세우고 농업을 대규모화 시켜 전체 농촌의 양극화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면서 농촌을 체질개선 시켜 나가야 합니다.

두 번째로 농업생산력 기반구축을 제대로 해야 합니다. 수리시설과 개거를 똑바로 하고 하우스 시설을 과학적이고 편리한 자동화시스템으로 갖추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토양을 살릴 수 있도록 화학비료에서 친환경비료지원정책을 써야 합니다.

세 번째로는 농산물 유통정책이 중요합니다. 도시내에 농산물을 소비할 수 있는 시설을 정부가 지원해야합니다.

그리고 농산물공판장의 현대화를 추진해야합니다. 지금의 농산물공판장은 너무나 비과학적입니다. 이를 빨리 개선해야 합니다.

그리고 저온저장고나 선별시설을 지원해 산지유통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면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거래를 통해 농산물 가격을 낮출 수도 있고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농산물을 제공할 수 있기때문입니다.
※조방농업 : 자연의 힘이나 자연물을 주로 이용하여, 돈이나 노동력을 적게 들여 짓는 농업.)

3.‘남평농협’이 지금의 위치에 있기까지는 조합장님의 리더쉽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게 주위의 일반적인 평입니다. 조합장님께서 ‘남평농협’을 이끄는 리더로서 ‘남평농협’을 이끌어 오신 철학과 이념이 있으시다면?
→작은 기업의 CEO든, 큰 기업의 CEO든 원칙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원칙에 따라 일을 수행해가면 풀리지 않을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원칙에 따른 업무수행은 조직의 리더자에게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입니다.

저는 항상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그동안 남평농협의 조합장으로서 조합을 이끌어 오면서 “내 인생의 비밀을 만들지 말자”는 것입니다.

이것이 저의 모토이기도 합니다.

비밀이 만들어지면 절대로 조직 내에서 영원하지 않는 것입니다. 조직을 투명하게 운영하는 것만이 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것입니다.

언젠가 어떤 책을 읽었습니다.

그 책 내용 중에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큰 사고가 일어나면 29번의 작은 사고가 먼저 일어나고, 그 이전에 300번의 징후가 보인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자주 비밀을 만들게 되면 사고가 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조직의 투명성은 곧 조직의 비젼입니다.

4. ‘남평농협’은 그동안 다양한 사업을 실시해 오면서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동안 추진해 왔던 사업들을 간략히 소개해 주십시오.
→ 농협의 목적은 “농민들을 잘 살게 하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남평농협은 경제사업의 원칙을 “농업인 중심의 경제사업 실현”으로 드고 파머스마켓을 설립해 일평균 4천3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파머스 마켓을 통해 농용자재의 원활한 공급과 농업인의 편리한 구매 등의 편익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추, 토마토, 한라봉 등의 농산물 선별장을 운영하면서 지난한해 248억원의 실적을 올렸습니다.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농업을 하는 사람들의 기본요소는 흙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흙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농업생산성과 비례하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남평농협은 흙살리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기 위해 토양검증실을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97년도에 퇴비공장을 설립해 농민들이 건강한 땅을 만들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국민소득 2만불 시대에서 흙이 살아나고 친환경농산물을 만들어 내는 농민이 남평에 500여명이 있습니다. 친환경농산물은 소비자들의 건강과 농업소득에 직결됩니다.

그래서 남평농협은 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를 만들려고 하는 것입니다.

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에서 농민 500여명이 12개의 농산물을 패키지로 만들어서 회원 3천여명을 확보하게 되면 농민 200여명이 9천만 원의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오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협동조합측면에서 보면 농협의 영역을 지역에만 국한하지 않고 전국적인 사업으로 펼쳐가야 합니다. 그래서 남평농협은 사업영역을 전국화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지역에 국한된 사업은 별의미가 없습니다.

전국을 상대로 더 나아가 인터넷시대에 맞춰 국외까지도 사업성과를 나타낼 수 있도록 해야 우리농업이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업의 규모를 키워야 합니다.

농민들에게도 사업준비금, 배당금을 더 많이 해 주어서 사업을 전국화, 세계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농민들에게 희망을 주어야 합니다.

농민들이 사회적, 문화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농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어떻게 심어 줄 것인가?

지금의 농가소득이 3,700만원 정도 된다면 3년이내 농가소득을 5천만원의 시대를 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는 농민들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핵심가치가 잘 되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대형 친환경유통센터를 만들어 서남부권의 중심거점으로 만들겠습니다.

또한 남평농협은 농촌이 갈수록 고령화 사회로 가는 것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노인문제에 집중적으로 관여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5년 3월 “99세까지 88하게 사시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9988봉사대’를 발족했습니다.

매주 목요일은 찾아뵙는 날,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은 목욕시켜드리는 날, 반기별 마주막 주 목요일은 건강 진단 실시하는 날 등으로 정해놓고 250여명의 독거노인을 돌봐드리고 있습니다.

현재 3억5천만원의 기금을 앞으로 10억원으로 늘려 사회복지기금을 만들어서 500여명의 독거노인을 보살필 계획입니다.

그래서 농협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고 농촌에 홀로사는 노인문제를 해결할 것입니다.

5. ‘남평농협’이 추진하고 있는 다도산촌개발계획은 지방자치단체에서나 추진해야 될 사업처럼 프로젝트가 상당히 큰 개념입니다. ‘다도산촌개발사업’은 어떠한 프로젝트인지 설명해 주십시오.
→나주시 다도면은 광주에서 25분, 나주에서 20분 거리의 호반의 휴양지입니다. 하지만 다도지역 전체 면적 중 임야가 77%이고 호수가 11%로 전체면적의 88%가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땅으로 돼 있습니다.

그리고 총인구 2,279명 중 노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34%를 차지해 다른 지역에 비해 노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곳도 다도면입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나 추진해야 될 거대 프로젝트인 '다도산촌개발계획'을 설명하고 있는 김병원 조합장

 

그러다보니 다도지역 주민들이 산악지대에 희망을 잃고 현재의 농업실정 속에서 안주, 산·호수의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남평농협은 농가소득사업개발모형으로 다도산촌개발사업계획을 통해 농가소득증대에 힘쓸 예정입니다.

구체적인 계획으로 한우촌을 육성하고, 콩 증산과 무 농약, 왕건이 탐낸 쌀, 친 환경 고추를 생산하고, 가을에 감 농장과 쌈 채소로 체험 판매를 토록 해 농업소득을 높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다도산촌개발계획’을 연구하게 됐습니다.

6. ‘다도산촌개발계획’을 성공시킬 조합장님의 구체적인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나주시와 협의해 2억원을 지원받은 상태이고, 여기에 농협중앙회가 1억원 지원과 함께 남평농협이 4억원을 투입하게 되면 총 예산 7억원으로 다도산촌개발계획이 시작되게 됩니다.

당초에는 10억원으로 시작하려고 했지만 정부지원 예산이 없어서 일단 7억원으로 시설규모를 줄여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소득이 높으면 도시민이 고향의 향수를 느끼며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인 농산물명품관을 만들어 도시민이 여기서 우리농산물을 먹고도 가고 사갈 수도 있게 할 계획입니다.

이같은 농산물명품관이 성공하게 되면 47억정도의 농가소득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여지고 있습니다.

7. 그동안 남평농협을 이끌어 오시면서 조합장님께서 가장 잘 한 일은 무엇이고, 후회스러웠던 일은 무엇입니까?
→굳이 잘한 일을 찾으라면 쌀농사의 볼모지인 이 곳 남평에서 ‘왕건이 탐낸 쌀’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서 높은 가격으로 벼농사를 전량 수매, 1년에 7억원 이상 소득을 올리고 있는 것에 대해 상당히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쌀 농사가 희망입니다.

그래서 남평농협은 RPC를 운영하고 논에 객토와 함께 규산질비료와 퇴비지원, 우렁이농법, 친환경자재지원 등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농민이 농협의 지시를 잘 따라 줌으로써 12대 브랜드 평가에서 4번의 입상을 하게 된 것은 그만큼 전국의 소비자들에게 ‘왕건이 탐낸쌀’을 신뢰할 수 있겠금 한 좋은 기회가 됐습니다.

그래서 다른 지역의 쌀이 20kg기준 도매가격이 35,000원 하는데도 불구하고 ‘왕건이 탐낸 쌀’은 46,000원씩 하고 있어 농가소득을 올리는데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후회스런 일은 아주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농산물유통부분에서 시설을 조기에 산지유통시설로 만들지 못해 선별, 브랜드화 하지 못하고 또한 유통시설을 조기에 만들지 못한 것이 후회로 남습니다.

8. 지금은 시대가 아주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초 스피드 시대에서 남평농협의 사업들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조합장님의 생각을 밝혀주십시오.
→저는 먼저 생산부문과 유통부문으로 나누어 말씀드리겠습니다.

생산부문에 있어서는 소득이 될 만한 새로운 작물을 빨리 인식해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유통부문에 있어서는 친환경유통센터를 건립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친환경농산물을 직거래할 수 있는 여건의 마련입니다.

소비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신선도입니다. 그래서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입니다.

남평농협은 친환경유통센터를 더욱 확장해 소비자들이 신선한 농산물을 곧바로 접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나주타임스 임준선 사장과 대화를 나누며 활짝 웃는 김병원 조합장

 

 

9. 마지막으로, 조합원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어떻게든 우리 농민들을 윤택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시간적으로 더딘 것에 대해서 상당히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산업의 밑바탕이 되었던 농경시대의 주역인 우리농민들은 지금 우리나라 경제의 주역이셨으면서도 갈수록 뒤로 밀려나 있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이에 기분나빠할 것은 없습니다. 우리농민의 삶의 터전인 농업은 1차 산업이지만 이제 그 1차 산업을 우리는 뛰어 넘어야 합니다.

농업은 4차원산업일 수도 있고 고차원산업일 수도 있습니다.

나주 배를 비롯해 나주 쌀 등이 나주가 가장 좋은 환경을 가지는 이점이 있는 만큼 지식과 기술을 집약하고 그 이면에 자본이 뒤따라 준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지금은 어렵더라고 한 계단, 한 계단 오른다는 마음가짐으로 우리 모두 힘을 합쳐 나간다면 분명히 우리 농업이 주인되는 시기가 올 것입니다.

우리 모두 힘을 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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