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농사 지으면서 인내심을 배우고 있다”는 이광형 전 나주시 부시장

“농작물은 주인의 발걸음을  먹고 삽니다.
지도자도 발품을 많이 팔면 지역주민이 행복합니다”

 

▲공직생활을 5년씩이나 남겨두고 과감히 지난 2010년도 6월 지방선거에 나주시장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던 이광형 전 나주시 부시장. 지방선거가 끝난 그 후 2년 9개월만에 만난 그는 농부로 변신해 있었다. 나무농사를 지으면 인내심을 배웠다는 그는 지도자도 농작물을 기르는 심정으로 주민을 보살피면 성공하는 지도자가 될 수 있다며 ‘발품 지도자론’을 강조했다. 사진은 농장에서 부인 박경자 여사와 함께
공직생활마감을 5년 남겨놓고 갑자기 지난 2010년 6월 지방선거에 나서 패배를 맛보았던 이광형(60) 전 나주시 부시장.

 

이젠 농부로서 세상을 밝게 맞고 있다.

왕곡·금천·세지·산포·남평면과 화순에 땅 59,504㎡를 임대해 백일홍, 개수, 느티, 황금송 등 8개종의 나무를 심어놓고 새로운 인생노트를 써 내려 가고 있다.

공직생활 37년에, 민선 4기 공산면화훼단지 사건으로 시장이 업무정지에 들어가면서 1년여동안 나주시정을 떠맡으며 어려운 난제들을 원만히 해결, 주위 공무원들로부터 행정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

이랬던 그가 정치에 뛰어 들었다. 그것도 공직생활 5년을 남겨놓고서다.

평소 그는 시장·군수 등 단체장의 업무가 행정 분야이기 때문에 단체장으로서 행정을 수행하는 것도 공무원 근무의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고향 나주에서 부시장과 시장권한대행을 수행하면서 이 전 부시장은 나주가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발전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지역의 정치여건상 시민들 간 갈등과 분열이 계속되는 현실에 행정을 아는 자신이 시민화합과 지역발전의 선봉에 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출마를 결행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 켠엔 항상 공직생활 5년을 슬기롭게 마무리하지 못했던 것이 마음에 거슬렸다. 직장 동료였던 전남도와 나주시 공무원들에게 멍청한 선배로 손가락질 받을 것 같은 두려움과 함께 자신만을 의지하며 살아왔던 가족들에게 죄 지은 듯한 마음이 그것이었다.

인터뷰가 진행되던 날도 나무농사를 짓기 시작한 이유를 이 전 부시장이 설명하면서 “6월 달에 선거 끝나고 인생을 포기할 수는 없고…”라고 해, 선거 패배 후, 그 같은 마음을 추측토록 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눌러 있을 수만은 없었다.

이 전 부시장은 호남원예고를 졸업하고 나주군청에 재직시절부터 농사지었던 경험이 있던 터에 강진 부군수 시절 나무를 심어 성공했던 사람에게서 아이템을 얻었다.

그리고 나무를 심는 것은 최근 저탄소 녹색성장의 추세에도 맞았다.

▲사진은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 농약통을 짊어진 이광형 전 나주시 부시장

그래서 이 전 부시장은 이를 실행에 옮겼다.

 

지난 2011년 초엔 국가에서 시행한 ‘조경산업기능사자격증’을 따, 나름대로 나무에 대한 전문지식도 얻었다.  

이 전 부시장은 그동안 나무농사를 지으며 나무와 대화하고 보살피면서 정성을 다하는 것만이 최선이라는 것을 배웠다.

특히, 농업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소득이 높지 않고 나무를 키우는 일은 5~20년을 바라보는 장기간 투자와 미래가 불확실한 일이라서 부부가 함께 손수 농 작업도 하고 있다.

어떤 경우는 새벽밥을 먹고 보온 도시락을 4개씩 준비해 농장에 나와 부부가 밤  늦게 까지 일한 경우도 많다.
지금도 이 전 부시장이 몇 년 째 타고 있는 승용차 뒤 트렁크에는 이런저런 농기구와 뒷좌석에는 작업복이 가득하다.

이 전 부시장은 농작물 재배와 연관시켜 지도자의 자세에 대해서도 한마디 잊지 않았다.

이 전 부시장은 “농작물은 주인의 발걸음을 먹고 산다.

지도자도 지역주민을 섬기는 마음으로 발품을 많이 팔면 지역주민이 행복하게 살 것이다. 농사는 적기에 농약을 하지 않으면 농사짓기가 어렵다.

지도자도 시민들을 적기에 보살피고 어루만져 줘야 하는 게 주된 일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장점을 매사에 부지런함과 청렴결백으로 잡았다.

옆에 있던 이 전 부시장의 부인 박경자(60)씨께서도 “무슨 일이던지 열정적으로 하는 편”이라며 이를 거들었다.
최근 미래산단과 관련해서도 이 전 부시장은 사법절차 중에 있기 때문에 말을 아꼈지만 행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행정경험이 없으면 자칫 단시안적으로 처리하는 우(遇)를 범할 수 있다”고 말하고 “행정도 상당히 고차원적인 (미래산단과 같은)고도의 행정은 행정경험이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성환 기자
jn-tim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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