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지 못한 만화가의 꿈 경찰홍보만화로 역할 ‘톡톡’ & 4대 사회악 예방과 대처방법 남녀노소 인기리에 읽혀

▲경찰만화가 장흥경찰서 장복섭 경위
2013년 4월 18일 오전9시경 장흥군 OO읍 오OO(64)씨에게 한 통의 전화가 왔다.   

 “서울고등검찰청에 근무하는 김정환 입니다. 나주농협에 근무하는 OOO과 짜고 선생님의 통장번호를 알아 낸 뒤 도장을 위조해 돈을 인출하려는 것을 검거하였는데, 다시 인출해 갈 수 있으니 금융감독원 계좌로 이체하셔야만 안전합니다...(사기범)”

 최근 장흥경찰서가 발행한 4대 사회악(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폭력, 부정·불량식품) 근절 홍보만화의 내용이다. 

흔히 경찰홍보가 현수막이나 포스터로 이뤄지고 있어 시민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 속에, 실제 사건과 사고 사례를 인용해 만화로 홍보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장흥경찰서가 펴낸 4대 사회악 근절 홍보만화 중에서...
이같은 만화홍보의 일등공신은 현재 장흥경찰서 청문감사계장인 장복섭(53)경위가 있기에 가능했다.

 한때 연재하다 중단한 전광일보 시사만화 ‘고로쇠’와 월간 경찰고시 ‘허순경’ 등으로 이미 탄탄한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장 경위는 최근 전남지방경찰청 홈페이지 경찰웹툰에 ‘전남 폴스토리’로 만화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얼마전에는 장 경위가 각색한 만화를 아들 안국 군이 ‘오늘의 유머’에 올리면서 ‘베스트유머’로 등재돼 조회수가 6만 건을 넘어서는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장 경위의 만화작업은 단순히 취미생활을 넘어서서 천직이 되다시피 했다. 

어려서부터 만화에 대한 관심과 재능이 특출했던 장 경위는 중학생 시절부터 만화동아리를 이끌며 미술대학에 진학할 꿈을 꾸었지만, ‘공부 잘 하는’ 두 동생의 뒷바라지를 위해 대학진학을 포기한 속 깊은 ‘맏형’이기도 했다.

 군 입대 후 한 국군 관련 신문에서 장병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군의 날 기념 시, 수필, 만화 공모전에 당선돼 다시 만화를 시작하게 된 장 경위는 제대 후 경찰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스포츠서울이 주최한 국제만화전에서 동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안았다.

이를 계기로 장 경위는 전문만화가로서 뿐만 아니라 국제만화 관련 행사에 정식회원으로 교류를 해오고 있다.

 장흥 대덕파출소 소장으로 재직할 당시에는 ‘구룡봉’이라는 이름으로 치안소식지를 통해 관내 교통사고 원인 및 예방, 교통사고 판례, 생활의 지혜, 최근 범죄사례(전화사기), 유머 코너, 경찰청 및 지역게시판, 고사성어, 건강상식 등 다양한 소식을 전하면서 지역주민들에게 경찰업무를 재미있게 전하는 ‘치안전도사’로서 역할도 톡톡히 해왔다.

 장 경위의 활약은 만화가로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94년 강도범 검거, 95년 살인범 검거, 97년 강도범 검거 등 강력범죄 해결사로도 맹활약을 펼쳐왔으며, 독사에 물린 주민을 구조하기도 하는 등 폭 넓은 활동을 펼쳐 여러 차례 지방청장 표창을 받았으며, 지난해 제67주년 경찰의날 기념식에서 홍조근정포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장 경위는 경찰선배인 김재준(영암경찰서 경무과장)경감과의 인연으로 나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동문학가 김노금 씨의 역사동화 ‘왕건과 장화왕후’ ‘거북선을 만드신 나대용 장군’ 등의 삽화를 그린 장본인이기도 하다.

 장복섭 경위는 부인 김차선 씨와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으며, 경찰 퇴직 후 전업 시사만화가로서 제2의 인생을 예고하고 있다. / 김양순 기자 jntimes@jn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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