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대화와 타협의 정치 뿌리내릴때

 

▲조성환 편집국장
미래산단과 관련 나주의 정치권을 비롯한 시(市) 전체가 시끄럽다.

시의회는 시의회대로, 또 시민들은 시민들 간 논쟁으로 나주 전체가 양편으로 나뉘어 갈등으로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사실, 이 같은 양상은 어제오늘만의 현상이 아니다.

 그 이전에도 계속 있어 왔던 일이다.

 지역정치권에서 발생한 갈등은 시민사회단체의 중간계투를 거쳐 그대로 시민사회로 이어지면서 대립과 갈등의 골이 더욱 깊게 패는 양상을 보여 왔었다.

 이번 미래산단 사태 역시, 이전의 진행되었던 과정과 별반 다를 바 없이 똑같다.

하지만 다르다면 민주당 소속 시장에 대해 같은당 소속 시의원들이 반대입장에 서 있다는 것이다.

나주시의 계획에 대해 무소속 시의원들은 이를 감싸고 민주당 의원들이 이를 반대하는 양상인데, 시민사회단체는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하는 상황이다.

 이같은 구도는 지난 18대 총선에서 최인기 후보를 지지했던 임성훈 시장과 무소속시의원들이 한 편을 구성하고 있고, 현 배기운 국회의원을 지지했던 전 신정훈 시장계열과 일부 시민사회단체가 또 다른 편을 구성해 서로 대립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구도 속에서 양측의 대립과 갈등양상은 민선 5기 내내 있어왔지만 이번 미래산단 사태의 해결의 열쇠를 두고도 양측이 물러서면 죽는다는 벼랑 끝 대결을 현재 펼치고 있는 것이다.

 나주시의회는 14명의 시의원들이 각 지역구를 대표해 활동하고 있다. 이들 시의원 개개인은 주민들의 투표를 통해 당선됐기 때문에 시의원 개개인은 정치성향이 아주 강하게 나타난다.

 어느 지역이나 정치성향이 의회만큼 강한 곳이 없다.
그래서 의회는 항상 대립과 갈등이 내재돼 있는 것이다.

 아쉬운 것은 이러한 대립과 갈등 속에서 의원들이 타협점을 도출해 내지 못한다는 데 있다.

선진정치는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다. 각기 다른 의견들이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정치 성향이 강한 의원 개개인들의 생각은 다를 수밖에 없겠지만 대화로서 이견(異見)을 좁혀 가면 충분히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

 그 타협점은 최선이 아니어도 좋다. 민주주의에서는 차선일망정 다양한 의견을 한 곳으로 도출해 낸다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의원들의 자질에서 문제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시민들의 의식수준에서 나타나는 현상일까?

나주에서 정치적 갈등의 양상은 항상 극단적인 상황까지 치닫고 간다.

그리고 이 기운(氣運)이 시민사회로까지 뻗쳐 시민들을 줄 세우기로 내몰고 간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항상 힘겨루기를 통해서다.

 결국엔 막장까지 가고서야 대충 흐지부지하게 결론을 내리고 만다.
그러다보니 누군가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책임이 아주 중요한 요소인데도 말이다. 

 설령, 문제가 해결된다손치더라도 상처는 계속되고 또 다시 이같은 갈등과 대립구도는 양측이 서로 맞서는 형태로 우리에게 반복해서 맞닥뜨려진다.

 이는 의원들이 소프트웨어적인 대화보다는 하드웨어적인 힘겨루기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에 반복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처럼 의원들이 힘으로 상대를 눌러서 의견을 관철시키려는 정치는 우리가 역사적으로 볼 때 어느 곳에서나 아주 후진적인 정치형태로 분류돼 왔었다.

 이같은 후진적인 정치형태가 나주에서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이제 이를 바꿔야 한다. 지방자치제가 이제 성년을 몇 년 앞두고 있다.

 세월은 성년이지만 내용은 아직도 유치원생 수준에 머물러 있어서야 되겠는가?  

이것은 지역정치인들만이 책임져야 될 사항은 아니다. 시민사회에서도 더 발전된 시민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있어서 이는 시민 개개인들이 깊게 받아들여야 할 내용이다. 

 이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뿌리내리도록 해야 한다. 

타협점은 최선이 아니어도 좋다. 여러 가지 의견 중에서 ‘최적의 포인트’를 찾으면 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사고의 유연성’이 중요하다.

 의견교환 속에서 상대의 의견이 나의 논리보다 더욱 정연하다면 이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유연성이다.

 그 다음엔 상대의견을 귀담아 듣는 것이다.  상대의 말 속에 숨어있는 의미파악을 해야 더 진전된 대화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세를 통해 이제 반복되는 정치갈등 해결의 방법을 달리해서 풀도록 하자.

이번 미래산단 해결의 방법을 두고 싸우고 있는 양측 역시, 미래산단의 성공적인 완성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다.

 단지 미래산단 성공을 위한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각기 하나의 방법을 선택한 양측이 자기주장만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 극단적인 사태로까지 치닫게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다양한 의견이 혼재하고 있는 ‘다원성의 시대’이다.
 

 이러한 시대 속 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 지금 요구되어 지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내 생각도 바꿀 수 있다”는 ‘사고(思考)의 유연성(有緣性)’이다.

 논리있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가는 방법을 우리는 지금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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