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관장 “농업에 문화와 역사 덧입혀 지역특색 가꿔야”

 

▲장흥산 토종 귀족호도를 전국적인 명물로 집대성한 귀족호도박물관 김재원 관장
 “어릴 때 우리 부모님의 가장 큰 소망은 아들이 자라서 면서기를 하는 거였죠. 그 때는 이장만 와도 닭 잡아주던 시절이었으니까요. 부모님의 꿈을 이뤄드리기 위해 공무원이 됐지만 20년 근무하고 옷 벗었습니다. 호도에서 제 꿈을 발견한 거죠.”

 

 장흥읍내에서 억불산 편백숲 우드랜드로 가는 길목에 제1종 지역특화 전문등록박물관인 귀족호도박물관을 지어 11년째 운영해오고 있는 김재원(55)관장.

 그는 부모님의 소망에 따라 공무원이 되었다. 하지만 어릴 때 꿈이 농장장이었던 그는 농업기술센터에서 그 꿈을 키웠고, 근속 20년 만에 공무원 사직하고 나와 사재 10억원을 털어 호도박물관을 열게 된 것.
김 관장은 고려시대부터 장흥군에서만 자생하는 귀족호도를 다양한 품종으로 육종하고 명품으로 관리하기 위해 온갖 자료를 수집, 보존하며 장흥의 후손들에게 길이 남겨주기 위해 이 박물관을 짓게 됐다고 말한다.

 귀족호도를 일컬어 ‘효(孝)호도’라고 말하는 김 관장은 “가격이 비싼 것보다 나와 연륜을 함께해 정이 든 것이 그 가치를 대변한다”는 것.

 그래서인지 박물관 안에 진열된 100쌍 남짓한 호도에는 각각의 의미와 가치가 부여돼 있다. 그 중에는 돈으로는 가치를 따질 수 없는 ‘몇 놈’을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호도 애호가들이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고 있는 것.
박물관에는 토종 귀족호도를 다양한 품종으로 육종한 전시관을 비롯해서 원예치료실, 수목병리실, 자원식물관, 분재미술관 등이 갖춰져 부분적으로 나무박물관 기능도 갖추고 있다. 김 관장은 “귀족호도를 장흥군의 문화관광상품으로 특화시켜나가고, 귀족호도는 곧 장흥호도라는 인식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해마다 전국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분기별로 자연식물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일반인과 원예인들을 대상으로 분재·수석·자생식물 특별강좌도 열고 있다.

 11월 4일을 ‘호도의 날’로 정해 전국 단위 호도품평회도 개최해 오고 있는 김 관장은 10년 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귀족호도 접목기술을 개발해 냈다.

 청기와 장수처럼 이를 독점하지 않고 “좋은 것은 서로 함께 나누는 데 의미가 배가된다”고 말하는 김 관장은 장흥에 300여 주, 전국 호도애호가들에게 200여 주를 분양해 주었다.
요즘 김 관장은 장흥 귀족호도에 대한 자료를 집대성한 저서 ‘장흥의 귀족호도’ 탈고작업에 막바지 진땀을 흘리고 있다.

 책에는 귀족호도의 생장과정에서부터 손바닥을 자극하는 방법에 따라 노화방지, 정력증강, 피부미용, 치매예방에 효과를 얻는 방법 등 다양한 정보가 담겨있다고.

 순천대 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학위를 얻고 농업 정교사, 분재·조경사, 도예가, 문화관광해설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 관장을 그 자체로 장흥을 대표하는 문화아이콘이 되고 있다.
/ 김양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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