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명: Metaplexis japonica & 쌍떡잎식물강 용담목 협죽도과 박주가리속의 여러해살이풀

▲김진수 회장 /전남들꽃연구회
『박주가리』의 속명 Metaplexis는 ‘Meta(변화 또는 나중)‘와 'plexis(짜다 또는 엮다)’의 합성어로 이루어져 있다. 자라면서 덩굴이 서로 엮이어 변화해 가는 박주가리의 생태를 잘 표현하고 있다.
그 모습이 마치 남녀가 교접하듯 서로 엉키어 「교등(交藤)」이라고 불렀다. 7~8월에 피는 꽃은 종모양이며 작은 꽃잎이 다섯 갈래로 나뉜다.

 보통 연한 분홍빛인데, 마치 색실로 수를 놓은 듯 뽀송뽀송한 섬유의 질감이다.

 그래도 코끝의 향기는 매혹적이다.

 씨를 가득 품고 있는 열매의 특징을 따라 새박, 새박덩굴, 새박뿌리라고도 불리는 박주가리는 모양이 표주박보다는 양 끝이 뾰족한 ‘여주’에 가깝고 겉도 울퉁불퉁하다.

 신기하게도 사람의 피부에 난 울퉁불퉁한‘사마귀’를 없애주는 능력이 있다 한다.

 줄기를 꺾으면 뚝뚝 떨어지는 하얀 즙액은 곤충에 물린 부위나 종기, 두드러기 등에도 바르고 또 통유작용이 있어 산모의 젖이 잘 나오지 않을 때도 쓴다.

 사람의 모유는 갓난아기가 먹지만 박주가리의 뜨물은 진딧물이 먹는다.

▲박주가리의 줄기를 꺾으면 뚝뚝 떨어지는 하얀 즙액은 곤충에 물린 부위나 종기, 두드러기 등에도 바르고 또 산모의 젖이 잘 나오지 않을 때도 쓴다.

 잘 익은 열매의 속은 바글바글 곤충들의 천국이다.

 어쨌든 열매의 질감과 즙의 빛깔을 인간의 몸에 적용해 보니 재미있다.

 그리하여 다 익은 꼬투리는 어느 날 ‘흥부의 박’처럼 반으로 쩍 벌어진다.

 바야흐로 가을. 산들바람 불고 달빛 좋은 날 저마다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기러기처럼 훨훨‘먼 여행(꽃말)’을 떠난다.

 박주가리의 흰 날개깃은 명주실처럼 빛나고, 안개처럼 보드라우며, 햇살처럼 가볍다.
열매를 꽉 붙잡고 있는 이 하얀 날개를 상처 난 부위에 붙여 지혈하고, 과거에 도장밥의 재료나 할머니의 바늘겨레에 넣기도 하였다.

 근래에 필자가 화순에 터를 잡고 울타리를 치는데 봄으로 맨 먼저 기어오르는 덩굴친구가 바로 메꽃과 박주가리였다.

 낯선 땅에 날아와 은빛 세간을 푼 감회는 그러매 토박이 메꽃보다는 떠돌이 박주가리에 더 끌린다. 야릇하게도 아내는 이 넝쿨을 걷어와 발효액을 담갔다.

 박주가리의 약용부위는 전초이지만 주로 줄기와 잎과 꽃에서 취하고 씨와 뿌리는 따로 라마자(蘿?子), 나마근(蘿?根)이라 하여 약재로 이용한다.

 뿌리가 가늘어서 소시지처럼 통통한 큰조롱(백수오)에는 못 미처도 약성에서야 뒤질 게 없다.

 『박주가리』는 달고 맵고 따뜻하며 심(心), 폐(肺), 신(腎)으로 들어간다. 정액과 골수를 보하여 익정(益精)한다.

 따라서 음위증을 비롯한 조루, 몽정에도 유효하다.

 한련초나 큰조롱처럼 머리카락을 검게 하며, 실새삼(토사자)이나 쇠무릎지기(우슬)처럼 허리와 무릎을 튼튼하게 한다.

 

◀박주가리 열매
대하를 다스리고 하지부종을 내리며, 열매껍질(果殼)은 천장각(天漿殼)이라 하여 기침과 가래에 쓴다.
오늘날 우리 현대인들이 무엇을 먹고 살아야 저 암을 비롯한 난치의 표독한 질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화공물질로 온 몸이 절어 만신창이가 된 다음에야 알면 뭐한가.

 또 지천으로 널려있는 생약을 모르고 불안 속에서 병원을 찾는 습관은 고쳐져야 한다.

 너무 겁내지 말고 상식을 늘려 제 몸에 직접 넣어보는 ‘풀공부’를 시작해 보자.

 들꽃탐사에 참여한 분들에게 지나치듯 한번만 일러주어도 독이 있는 식물을 잘 가려내는 것을 보았다.

 그 정도의 터득이면 받을 자격이 있다. 만 가지 풀이 전해주는 기막힌 치유의 탕약사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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