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洑), 업애버려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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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수사업이 역적질인가?
2. 4대강 보(洑), 업애버려야 되나
3. 잃어버린 광주항(港), 누가 책임지나

 

▲김창원/ 영산강뱃길연구소장

#1 이명박 정부의 핵심사업인 4대강사업이 정권이 바뀌고 나니 동네북이 되고 있다

반대하던 환경단체나 민주당뿐만이 아니라 현 정부사람들도 좋은 눈으로 보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작은 건물 한 채만 지어도 완공 후 말썽이 나면 고쳐가면서 사용하는데 건국 후 최대의 치수사업을 했으니 뒷말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가장 말이 많은 것이 4대강의 보건설이다.

반대 측에서는 건설단계에서부터 폭파해야 한다고 하더니만 완공되고 나서 지금까지 계속 철거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사실 추진하는 쪽에서도 보사업이 전체사업비의 6%밖에 되지 않음에도 4대강의 16개보(낙동강 8개,한강 3개, 금강 3개, 영산강 2개)를 4대강 전체사업의 랜드마크로 홍보해 왔다.

#2 필자는 4대강중에서 영산강가에서 살고 있고, 아는 게 그것뿐이니 영산강에 건설한 승천보, 죽산보를 중심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반대단체들은 ‘고인물은 썩는다’면서 주로 강의 수질악화를 이유로 하고 있다.

하지만 추진본부(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의 사업목적은 수자원확보에 있다. 

영산강의 두 개의 보에서 2,000만톤의 물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수질악화와 물 부족이 충돌하는 상황이다.

#3 우리나라는 유엔이 지정한 ‘물 부족 국가’다

 2012년 기준 전국에서 8억톤이 부족한데, 한강, 금강유역은 별 문제 없고, 낙동강유역이 1억2천만톤 부족하고, 영산강유역이 5억3천만톤이 부족한 걸로 되어 있다.

그런데 이번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은 10억톤의 물이, 영산강은 1억2천만톤이 확보된다. 낙동강은 물 부족이 충분히 해결되는데 반해, 영산강은 아직도 4억 천만톤 정도 부족하다.

4대강사업을 마친 지금도 영산강유역은 4대강중에서 유일하게 물이 부족한 지역이다.

광주, 나주, 목포 등 영산강수계의 도시의 식수는 자체수계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섬진강, 탐진강 등 이웃수계에서 얻어쓰고 있는데, 이는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특이한 경우다.

21세기 지구촌 최대 과제인 물 부족으로 인해 국가 간 지역 간 분쟁이 심한데, 국내에선 진주의 진양댐을 놓고 벌이는 부산과 경상남도의 분쟁이 그 한 예다. 

영산강수계의 광주, 나주의 상수원이 영산강 수계에 있지 못하고 섬진강 수계의 주암댐, 동복댐인 근본적 원인은 수질문제 이전에 수자원 자체가 부족한 것에 있다.

#4 영산강의 수질은 4대강중 제일 나쁘다

 다른 강은 거의 2급수인데, 영산강만 4급수, 나쁠 땐 5급수가 될 때도 있다.

담양을 거친 영산강물이 광주에 이르면 갑자기 5급수로 변한다.

어떤 이는 하구둑을 수질오염의 주범으로 알고, 하구 둑을 터버리자는 얘기를 하곤 하는데, 이는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영산호, 영암호, 금호호의 6억톤 남짓되는 담수를 포기할 수도 없지만, 똑같이 하구언이 있는 낙동강, 금강은 2급수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산강오염원의 80%는 광주시에서 배출하는 생활하수, 산업폐수이다.

광주에서 하수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영산강에 내다 버리는 행위가 영산강수질오염의 주범인 것이다.

김대중·노무현 정권때 강의 수질개선사업비중 계획대비 한강은 120%, 낙동강은 80%, 금강은 70%, 영산강은 40%밖에 되지 않았다.

예산투입이 다른 강의 반밖에 되지 않는데 강물이 좋을 리가 없다.

수질개선사업비는 매칭펀드사업이고 지방비가 30%-70% 소요되는데, 광주가 지방비 확보를 하지 않아서 준비된 국비를 갖다 쓰지 않은 것이다.

광주의 영산강수질개선 사업의지가 부족했던 것이다.

광주의 시민단체나 전문가들이 이 대목에 대해 지적하는 것을 별로 본적이 없다.

울산시는 태화강이 전국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강이라는 오명을 대대적인 예산투입으로 1급수의 태화강으로 바꾸어 놨다.

악취가 진동했던 강에서 지금은 전국 수영대회를 개최하고, 봄이면 꽃 축제를 연다.

  #5  추진본부에서는 영산강살리기 사업으로 수질이 개선됐다고하는데 환경단체는 보 때문에 수질이 더 오염됐다고 한다

 현장의 주민들 말로는 사업 이전보다 나빠지진 않고, 오히려 상당히 좋아진 것으로 말하고 있다.

강변에 낚시꾼도 많아지고, 철새의 개체수도 부쩍 늘었다.

사실 이번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주목적이 홍수와 가뭄을 대비한 치수사업이고 수질개선사업은 예산이 3%(1000억원)밖에 되지 않았다.

수질문제를 가지고 4대강사업을 평가할 수는 없는 일이고, 수질개선사업은 지방정부와 시민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별도의 예산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광주시 자료에 의하면 영산강 수질개선사업에 2조8천억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6 영산강살리기의 여러 가지 사업 중에 보 건설을 제외한 다른 사업은 4대강사업 이전부터 주민들이 요구해왔던 사업이고, 전라남도의 주요사업계획에도 포함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강 본류에 보를 건설하는 것은 주민들이 요구했던 사업도 아니고, 평시 수위가 높아져 홍수위험이 가중되지 않을까 걱정돼 처음에는 상당수 주민들이 반대 했었다. 

하지만 추진본부에서 보를 세우면 수자원이 확보되고 홍수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해서 지켜보기로 했다.

더구나 보의 설계가 강바닥의 물까지 빠지는 가동보로 되었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면 그 때 가서 수문을 개방하면 된다는 설명이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가뭄과 고온으로 강에 녹조가 생기니까 환경단체는 보를 해체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데, 그 후 비가 조금 오니까 녹조가 거의 사라져버렸다.

뭐든지 부수는 건 금방이지만 다시 건설하는 건 쉽지 않다.

보 건설에 대한 평가는 보로 인한 효용과 부작용을 좀 더 지켜보고 판단할 일이라고 본다.

강 살리기 사업 후 집중호우 시 강의 수위는 3-4m낮아졌다. 

수질은 보건설로 인해 일부지역 유속이 낮아져 수질오염요인이 있긴 하지만 수량이 전보다 훨씬 많아져 개선효과가 있으니 좀 시간을 두고 종합적으로 판단할 일이다.

구더기 몇 마리 보인다고 장독을 깰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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