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향기롭고 눈부신 노랑 염료

학명: Dendropanax morbiferus H.Lev

쌍자엽식물강 두릅나무과의 늘푸른넓은잎큰키나무산형목

▲세상에서 가장 맑은 노랑을 얻을 수 있는 염료나무, 병을 가져가는 만병통치 약나무인 황칠나무
제주도를 비롯한 우리나라 남쪽 일부 해안에서만 자라는 한국특산식물(영명: Korean Dendropanax)이며, 수액을 받아 진을 없애고 정제하면 세상에서 가장 맑은 노랑을 얻을 수 있는 염료나무이고, 학명의 뜻이 곧 ‘병(morbi)을 가져가는(ferus) 만병통치(panax) 식물(Dendro)’인 약나무다.

정신을 안정시키는 ‘안식향(安息香)’의 향기가 뛰어나다... 바로『황칠나무』를 떠받든 수사들이다.

옛날엔 황칠나무가 널리 재배되었으나 「황칠」이 중국에 보내는 조공물목으로 분류되고, 관리들의 수탈까지 심하다보니 당시 고생하던 백성들에 의해 밤으로 도끼세례를 받기도 했다 한다.

조선후기 실학자 정약용이 남긴 “다산 시문집”에는 황칠나무와 함께한 민생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있어 후세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대 보지 못 하였는가/궁복산 가득한 황칠나무를/금빛 액체 맑고 고와 반짝반짝 빛이 나네/껍질 벗겨 즙 취하기를 옻처럼 하는데/아름드리나무에서 겨우 한 잔 넘칠 정도네/상자에 칠을 하면 검붉은 색 사라지니/잘 익은 치자 물감 이와 견줄까/서예가의 경황지가 이로써 더 좋으니/납지, 양각이 무색하여 모두 물러나네/이 나무의 명성이 천하에 자자하여/박물지에 왕왕 그 이름이 오른다네/공물로 지정되어 해마다 실려 가고/아전들의 농간을 막을 길 없어/지방민이 이 나무 악목이라 여기고/밤마다 도끼 들고 몰래몰래 찍었다네/지난 봄 조정에서 공납 면제해준 후로/영릉에 종유 나듯 신기하게 다시 나네/바람 불어 비가 오니 죽은 등걸 싹이 나고/나뭇가지 무성하여 푸른 하늘 어울리네 
- 다산 정약용의 시 「황칠(黃漆)」

『황칠나무』는 인삼이나 오갈피나무처럼 두릅나무과에 속한 난대성식물이다. 황칠나무와 혼동 되는 유사한 이름으로 ‘황벽나무’와 ‘황철나무’가 있지만, 노란 속껍질을 말려 약재(황백)와 염재로 쓰는 황벽나무(운향과)와는 달리 황철나무(버드나무과)는 이름만 비슷할 뿐 닮은 데가 별로 없다.

황칠나무의 어린나무의 잎은 오리발처럼 갈라져 윤채가 나는데 커가면서 차차 타원형, 원형으로 변해간다. 수액은 15년 쯤 자란 큰 나무에서 채취한다. 수피에 상처를 내면 노란 즙액이 흘러나오는데 이것을 「황칠(黃漆)」이라 하며, 가구나 집기의 칠은 물론 왕의 갑옷과 병사들의 투구 같은 금속이나 가죽질의

도료로도 널리 사용되었다.

그 화려함이 마치 황금으로 도색한듯하여 아예‘금칠(金漆)’이라고도 불렀으며, 오늘날 황색 염료의 대표 격인 치자열매나 황련뿌리를 따돌리는 높은 차원의 순도와 채도를 자랑한다.

당나라 두우가 쓴 「통전(通典)」에는 ‘백제 나라의 서남 바다 가운데 세 섬이 있어 황칠수가 나는데, 소가수(小?樹: 가래나무)와 비슷하나 보다 크다. 6월에 진액을 취해 기물에 칠하는데 황금처럼 번쩍번쩍 빛이 나서 안광(眼光)을 빼앗는다.’고 소개하였다.

◀황칠나무 잎에서 추출한 황칠은 혈당을 낮추고 간 기능 개선, 항산화작용, 뼈의 재생, 면역력 강화, 신경안정, 항염 및 항암의 효과가 발표되기도 하였다.

「황칠」은 도료뿐만이 아니라 약재로서도 활용가치도 매우 높다. 맛은 달고 쓰고 매우며, 성미는 따뜻하다. 심, 간, 비경으로 들어가 안신정지(安神定志: 정신을 맑게 하고 마음을 안정시킨다.), 거풍통락(祛風通絡: 풍습을 없애고 경락을 통하게 한다.), 활혈장근(活血壯筋: 혈행을 촉진하여 근육을 강화한다.), 윤장통변(潤腸通便: 장을 윤택하게 하여 대변을 잘 통하게 한다.)하는 효능이 있다.

잎에서 추출한 황칠이 당뇨 유도 쥐의 혈당을 의미 있게 낮추는 효과가 발표된바 있으며, 용량비례적으로 저밀도콜레스테롤(LDL)과 트리글리세린(중성지방)의 수치를 감소시킨다는 논문에, 간 기능 개선, 항산화작용, 뼈의 재생, 면역력 강화, 신경안정, 항염 및 항암의 효과가 발표되기도 하였다.

우리 땅, 특히 우리 한반도 남해의 풍토 속에서라야 제 자세가 나오는 비로소 가장 한국적인 식물. 역사 속 깊은 잠에서 깨어나 금명간 그 토종의 약성과 용도가 환하게 조명되리라 믿는다. 저간에 전통 황칠을 되살리기 위한 연구도 활발하다하니 자연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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