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고문은 지난 11월 28일 동신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라스 다니엘손 주한 스웨덴 대사의 특강내용을 옮긴 내용이다.

 ▲라스 다니엘손 /주한 스웨덴 대사
자기나라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들여다보면서 이야기하는 일은 무척 어렵다.

저는 스웨덴이 어떤 이유로 오늘날과 같은 복지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제 개인적 의견을 전달해 보려 한다.

무엇이 좋은 사회를 구성하나?
제 마음 속에, 그리고 대부분의 스웨덴 사람들 마음속에는 4가지 근본적 요수가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일을 할 수 있는 모든 사람들에겐 일을 할 수 있는 권리와 의무가 주어져야 한다.

둘째, 어떤 사회도 남녀간의 평등한 기회가 없이는 오래도록 유지될 수 없다.

셋째, 부자와 빈자의 격차가 큰 사회는 결코 좋은 사회가 아니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수입과 상관없이 사회가 제공하는 혜택을 공평하게 느려야 한다.

넷째, 모든 생산 과정은 지속가능하도록 관리되어야 한다. 내 아이와 손자들이 지구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그러므로 모든 좋은 사회는 녹색 사회를 존중해야 한다.

스웨덴의 장점은 방금 제가 소개한 이 4가지 요소들이 정치적 토론의 장에서 전혀 논쟁거리가 안 된다는 사실이다. 제가 아는 한 아주 보수적인 스웨덴의 정치인이라 해도 이 네 가지 요소가 중요하다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스웨덴과 한국을 비교할 때 기억해야 할 한 가지는, 두 나라 사이에는 정치 환경에 있어 큰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스웨덴 안에도 분명하게 다른 정당들이 있다. 보수 정당, 자유주의 정당, 사회민주당, 녹색당, 심지어 개혁적 공산당도 있다.

하지만 제가 이해하는 한 스웨덴의 정치 토론장에는 상대적으로 매우 놓은 수준의 합의가 존재한다.
오늘날 스웨덴이 가진 사회적 복지의 근간은 사회민주당이 만든 것이다.

스웨덴에는 지난 6년 반 동안 중도우파 정권이 집권해오고 있다.

4개 정당이 연정을 통해 집권했는데, 2006년 선거에서 그들이 집권할 수 잇었던 이유는, 시스템을 바꾸겠다고 주장해서가 아니라 이 시스템을 더 잘 운영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스웨덴 인구의 85%가 기본적으로 스웨덴의 복지시스템을 지지한다.

그렇다면 스웨덴 복지의 주요 특징은 무엇일까? 이번에도 특징 4가지를 말씀드리겠다. 제가 숫자 4을 무척 좋아하는 모양이다.

첫째는, 사회적 연대와 신뢰다.
스웨덴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 비교해도 정부와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매우 높다. 신뢰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 또 미묘하다.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한 순간에 잃어버릴 수도 있다.
우리의 공공부문은 굉장히 큰 편이지만, 지난 수십년간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왔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기본적으로 우리 안에는 부패가 없다. 우리의 공공부문은 매우 투명하며 공공에게 대단히 개방적이다.

우리 공공부문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서는 언론뿐 아니라 많은 NGO들이 지켜보고 있다.
그래서 대다수 국민은 공공부문이 자신들에게 이롭다고 생각한다.

바로 그런 이유로 스웨덴은 세금을 올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어도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실제로 1994년에 사민당이 3년간 실권을 했다가 재집권을 했는데 그 때 주요 공약이 증세였다. 물론 증세만을 내걸진 않았다. 증세를 통해 여러 가지 일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더 나은 보육, 더 나은 교육, 더 나은 노인복지와 더 많은 실업수당 등을 약속했다. 유권자들은 좋아했고, 사민당에 표를 주었다. 결국 사민당은 1946년 이래로 가장 큰 승리를 거뒀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신뢰 없이는 제대로 기능하는 복지 시스템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신뢰가 없으면 사람들은 복지사회를 위해 곡 필요한 세금을 기꺼이 내지 않는다.

둘째는 일에 대한 청교도주의적 관점이다.
스웨덴은 사실 종교적인 국가는 아니다. 하지만 스웨덴인들은 19세기 마틴 루터의 생각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마틴 루터는 일하는 것은 선한 것이며, 모두가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스웨덴인의 마음속에는 일을 하지 않으면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다 하지 않는 것이라는 인식이 깊이 박혀있다. 노동이라는 것은 복지 시스템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노동에서 세금이 나오기 때문이다.

비단 소득세뿐 아니라 소비세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는 공정하고도 효율적인 세금제도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스웨덴인들은 여러분보다 휄씬 더 많은 세금을 낸다. 저는 제 월급의 42%를 낸다. 대부분의 스웨덴인은 자기 소득의 약 30%를 소득세로 낸다.

반면 스웨덴에는 부유세, 증여세, 상속세가 없다. 다시 돌아와서, 스웨덴은 소비세(부가가치세)도 높다. 대부분의 소비에 25%의 세금이 붙는다. 다만 음식, 옷, 책에는 6%만 붙는다. 왜 스웨덴의 사회민주당 정부는 부유세, 증여세, 상속세를 폐지했을까?

왜냐하면 이런 세금들은 걷는데 많은 사회적 비용이 들뿐 아니라 사회로 환원되는 양은 상대적으로 매우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세금체계를 간소화하는데 모든 노력을 집중했다.이것이 공평하냐고?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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