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다니엘손
주한 스웨덴 대사
<마지막 회>

 

▶ 질문 4. 스웨덴 교육의 목적과 가치는 무엇인지, 스웨덴은 범죄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그리고 스웨덴이 복지국가를 건설하기까지 청년들의 역할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 스웨덴은 계층간 사회적 이동성이 높은 나라로 오랫동안 특징지어져 왔다. 더 나은 삶으로 가기 위한 가장 좋은 방편은 더 나은 교육을 받는 것이다.

스웨덴에서는 이런 식으로 발전을 이끌었는데, 이는 오늘날 한국과도 매우 유사하다.

대학에 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압박이 있었고, 전통적인 학문적 과목을 공부해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극적인 변화가 있었다.

오늘날에는 고등학교 졸업자의 48%만이 우리가 보통 대학이라고 부르는 곳에 간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이것은 한국보다 매우 낮은 비율이다.

반면 전문적인 직업 교육을 선택하는 학생의 수는 계속 늘고 있다. 우리는 직업 교육을 받는 이들이 사회적으로 더 높은 평가와 더 높은 가치를 부여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가령, 스웨덴 최대의 자동차 회사 볼보는 전통적으로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18세의 젊은이를 채용한다.

하지만 이들은 자동차를 어떻게 만드는지를 배우는 4년제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수학을 비롯한 학문을 배우기 때문에 대학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돈을 받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리고 그 과정을 마치면 기술자격증 시험을 본다.

직업교육이 직업을 보장해준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더 많은 젊은이들이 대학에 진학해 철학이나 불어를 공부하기 보다는 직업 교육을 선호하는 추세다.

다음으로, 스웨덴은 유럽에서 범죄율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다.

스웨덴은 사회적 친화력이 놓은 사회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범죄가 그리 흔하지 않다.

또한 스웨덴은 이른바 묻지마 범죄도 찾아보기 어렵다.

만약 여러분이 스웨덴의 감옥을 방문하게 되면 한국의 그것과 비교해 호텔에 머물고 있다고 여길지 모른다.

스웨덴의 감호제도는 재활을 통해 범죄자들을 사회로 돌려보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여러분이 감옥이라고 생각하는 곳에는 기본적으로 아주 적은 수의 정말 위험한 범죄자들만이 수감돼 있다.

 현재 스웨덴이 직면한 난제는 감옥에 수감된 범죄자의 40% 정도가 스웨덴에서 태어나지 않은 스웨덴인이라는 점이다.

지난 20년 동안 이민자들의 대규모 유입이 있었다.

대부분 분쟁지역의 난민들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들을 스웨덴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는 일이 늘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안타깝게도 그들 중 상당수가 범죄에 발을 들였다. 기복적으로 특히 젊은이들에게 좋은 직업을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이 스웨덴이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지금까지는 그리 성공적잊 못했다.

성범죄에 대해 살펴보자면, 스웨덴은 특이하게도 성을 파는 행위는 불법이 아니지만 사는 행위는 불법이다.

그래서 스웨덴 안에서의 성매매는 많이 줄었다. 앞으로도 이런 경향이 지속되길 바란다.

한 때 동성연애와 양성애를 겨냥한 범죄들이 많아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됐으나, 현재는 관용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범죄도 많이 줄었다.

스웨덴의 모든 정당들이 운영하고 있는 청년조직들에 참가하는 젊은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더 많은 젊은이들이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정당활동이라는 점을 깨닫고 있는 것 같다.

80∼90년대에는 젊은이들이 정당으로부터 많이 떨어져 나갔다. 그 시기에는 사람들이 정당 활동보다 개별 사안에 더 끌렸다.

반핵이나 인권 등. 물론 그런 것도 좋지만 정말 사회에 영향을 주고 싶다면 큰 그림을 보아야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여러분이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연하게도 여러분이 믿는 이념노선과 가까운 정당에서 활동하는 것이다.

복지제도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사람들이 정치활동에 참여할 수 잇는 기간이 생긴다는 것이다.

물론 일을 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면서도 정치활동에 참여하고 토론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이것은 정말 결정적이다.

정치에 헌신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없다면 민주주의는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 이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정말 영광이다.

기쁘게 생각한다. 내 보잘 것 없는 나라로부터 여러분에게 작은 영감이라도 줄 수 있었기를 바란다.

더 강하고 더 나은 한국을 만드는 중요한 작업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전남타임스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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