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선 논설위원
어느 나라 책에 실린 만화 가운데 이런 것이 있다.

길을 지나가다가 높은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고 그 밑에 더러운 쓰레기 더미가 타고 있는 것을 보고 “저것 보게, 오염된 인간들이 사는 곳이 있는 곳인가 보네”라고 외치는 장면을 그린 것을 본다.

그것이 오염된 인간환경의 상징처럼 되어 있는 현대를 풍자한 만화이다.

우리지역 나주도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도시만이 아니라 산, 바다, 강, 모든 것들이 인간의 손길이 닿자마자 곧 오염되고 만다. 인간의 문명은 마치 난치의 무좀처럼 이 푸른 지구를 갉아 먹고 있다.

그래서 세계적인 유행어로 등장한 것이 ‘공해’란 말이다.

공해도 가지각색이다. 공기오염의 공해가 있는가 하면 소음공해니, 식품공해니 하는 것들이 있다.

심지어 오염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상의 산소가 점차 희박해져 가는 산소 결핍의 공해까지 생겨나고 있는 판국이다.

그런데 전연 다른 또 하나의 공해가 있는데 그것을 사람들은 ‘정치공해’라고 부르고 있다.

아마 이 말을 처음 사용하게 된 것은 미국에서 열렸던 ‘지구일’ 기념행사라고 기억된다.

자동차나 공장 굴뚝에서 내 뿜는 연기처럼 혹은 초음속 비행기나 각종 기계의 폭음처럼 정치 역시 인간이 살고 있는 생활환경을 더럽혀 주고 있을 경우가 많다.

아침 바람과 같은 신선한 관념, 오뉴월의 태양 같은 건강한 사고, 그리고 초원을 달리는 것 같은 자유로운 행동.... 이러한 시민들의 천진한 생활의식이 정치 공해에 의해 병들고 있는 현상은 우리지역에서도 예외일 수는 없다.

‘정치적’세상 일을 내다볼 때, 이미 거기에는 순진성이란 것이 사라지고 만다. 특히 정쟁의 더티 플레이는 인간의 심장을 오염시켜 질식 상태로 몰아넣고 만다.

정치공해는 대기오염보다도 더욱 무섭다.

우리 지역의 공기가 산도산단의 문명에 의해 더렵혀지면 루소 선생님의 교훈을 따라 자연으로 돌아 갈 수도 있다.

피할만한 땅이 아직도 남아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정치 공해는 도시고, 농촌이고 인간이 있는 곳이면 어디에고 쫒아 다닌다. 우리지역도 그렇다.

선거철을 앞두고 정치 공해가 대단한 것 같다.

조석으로 TV를 보고 신문을 읽으며 호흡하고 있는 지역민들의 머리와 가슴은 지금 그 스모그로 가득차 있는지 모른다.

이 정치 후보자들의 공해 현상이 우리에겐 신도산단의 대기오염의 공해보다도 더 두려운 존재라는 것을 인식해 두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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