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 편집국장

‘공짜’라면 괜히 두눈이 확 뜨이면서 온 신경이 집중된다.

태어날 때부터 이기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는 우리에게는 누가 가르쳐줘서가 아니라 애초부터 ‘공짜’에 대해 관심이 확 가도록 설계돼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속담엔 “’공짜’라면 양잿물도 먹는다.” 는 말도 있다.   

이 말뜻은 ‘공짜’라면 앞뒤 안 가리는  우리의 속  마음을 드러내는 내용이다.

그래서 이러한 점을 이용한 얄팍한 상술들이 요즘 판을 치고 있다.

공짜폰이니 공짜티켓이니, 공짜여행이니 하는 공짜시리즈물들이다.

그런데 정작 이같은 공짜시리즈물에 앞뒤 안가리고 달려들었다가 낭패를 당하는 경우도 참 많다.

최근 몇 년 전부터 공짜 핸드폰을 주겠다는 전화가 하루에 3~4건씩 걸려왔던 적이 있다.

이같은 전화는 누구나 한두번쯤 받아봤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내가 아는 A씨는 ‘공짜’라는 말에 혹해서 핸드폰을 3~4차례 수시로 바꿨다.

사실 ‘공짜’라는 말 뒤에는 숨어있는 낚시가 있었는데도 A씨는 최신형 공짜휴대폰이라는 말에 현혹돼서 다른 것은 생각조차없이 무작정 바꿨던 것이다.

요즘 A씨는 약정위반에 따른 벌칙금을 내느라 힘들어 죽겠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공짜’뒤엔 이같은 엄연한 낚시가 숨어있는데도 ‘공짜’라는 말에 우리는 생각없이 선택해 버리고 만다.

이처럼 우리에게 ‘공짜’라는 단어는 다른 어떤 것도 생각해 볼 여유조차 없애 버리는 등 그만큼 ‘공짜’는 우리의 이성조차 빼앗아 가버린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이 ‘공짜’라는 말에 놀아나지 말아야 하겠다.

그리고 ‘공짜’라는 단어에 우리 스스로가 외면할 수 있도록 최면을 걸어보자.

‘공짜’는, 작게는 우리자신을 게으름으로 병들게 하고 크게는 경제적으로 사회를 쇠락해 가도록 만드는 주범이다.

사전적의미로 “‘공짜’는 힘이나 돈을 들이지 않고 거저 얻는 물건”이라고 정의되고 있다.

힘이나 돈을 들이지 않는다는 것은 노력이 없다는 것이다.

경제적인 면에서 보았을 때, 사회는 소비가 이루어지지 않아 경제적으로 침체된다.

업주는 비용이 회수되지 않아 적자가 누적돼 갈 수 밖에 없고 돈이 돌지 않아 사회전체적으로 침체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조선시대 실학자 박제가 선생께서는 저서 북학의에서 우물을 자주 퍼내야 새로운 물이 채워지듯이 우물론을 통해 소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몇 년전부터 시행되고 있는 주5일제 근무 역시, 소비의 일환으로 취해진 정책이다.

경제는 기업이 상품을 생산하면 소비자가 이를 소비하고 기업가는 소비자로부터 얻은 돈으로 재투자를 하는 순환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공짜’가 만연된 사회는 이러한 순환적인 구조에서 소비가 이루어지지 않아 돈이 돌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먼저 ‘공짜문화’를 없애자는 것이다.

또한 ‘공짜’는 개인적으로  노력해서 무엇인가를 얻으려는 정신을 빼앗아 가버린다는 것이다.

노력이 없는 사회는 정체된 사회다.

정체된 사회는 역동성이 없다. 사회가 역동성이 없으면 죽은 사회와 똑같다.

논리가 너무 비약적으로 흘렀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공짜’가 만연된 사회는 우리가 겉으론 그냥 관심없이 지나쳐 왔지만 세심히 지켜보면 충분히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사회도 ‘공짜문화’의 폐해가 만연돼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내 자신부터 ‘공짜’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보자.

‘공짜’는 내 자신부터 시작해 사회까지 병들게 한다.

1+1=2가 되는 사회.

과정이 있는 사회를 만들어 우리 모두가 함께 누리는 사회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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