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서, 가정에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30, 40대 여성들. 그들의 파워가 막강하다. 나날이 주목받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여성 건강’은 어떻게 지키고 있을까? 한국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김동규원 장으로부터 여성 건강에 대해 알아본다. 세균 감염으로 발생하는 방광염 신혼여행을 다녀온 신부에게 잘 생기는 방광염을 ‘허니문 방광염’이라고 한다. 신혼여행 후 소변이 자주 마렵고, 은밀한 부위가 따끔거리며, 소변을 볼 때 아프고, 보고 나서도 시원하지 않아 다시 화장실에 가고 싶은 증세가 이 병의 특징이다. 일명 ‘오줌소태’라고도 하며, 원인은 방광에 생긴 염증으로 방광 점막이 예민해져서 일어나는 현상이다.방광염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훨씬 잘 생긴다. 그 까닭은 여성의 요도 길이가 3~4cm로 남성과 비교하면 매우 짧아 외부의 세균이 방광으로 침입하기 쉽기 때문이다. 또 여성의 요도 주위는 남성과 달리 부드러운 점막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성관계 때 애무나 성기를 삽입할 때 요도 주위가 잘 다치며 쉽게 자극된다. 또 여성의 요도는 항문과도 가까워 대장균 등에 의해 쉽게 감염될 수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남성들이 비뇨기과를 찾는 횟수보다 여성들이 산부인과에 가는 일이 더 많은 데는 이유가 있다. 이처럼 여성 생식기의 특이한 해부학적인 구조 때문이다. 남성 생식기는 바깥으로 돌출되어 있어 항상 건조한 상태로 유지되며, 깨끗이 씻어 내기도 쉽다. 반면 여성 생식기는 몸 안에 함몰돼 있다. 흔히 소설에서 여성의 음모를 수풀로, 생식기를 늪이나 계곡으로 표현하듯 여성의 생식기는 늪처럼 분비물이 고이면 잘 배출되지 않고 항상 습한 상태다. 여러 잡균에 감염되기 쉽고 곰팡이류가 자라기 좋은 환경인 셈이다. 여성에게 생식기 관련 질환이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남성보다 심한 철분 손실, 빈혈도 심해남성은 대체로 암이나 심장병 등 심각한 질병으로 위협받으며 굵고 짧게 살아가는 반면, 여성은 관절염, 당뇨, 갑상선 질환을 비롯한 내분비 질환 등 비교적 병세는 가볍지만 오랜 시간 고통 받는 병으로 인해 서서히 시들어 간다. 그런 면에서 여성에게 흔한 것이 빈혈이다. 빈혈은 혈액 내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가 부족한 상태로, 신체 장기의 산소 부족과 에너지 고갈을 초래하게 된다.빈혈의 근본 원인은 대개 적혈구의 원료라 할 수 있는 철분이 부족해서다. 그런데 남성은 철분 부족이 생길 수 있는 경우가 위장관 출혈이나 암 등으로 비교적 드물지만, 여성은 매월 생리로 인한 철분 손실이 크므로 빈혈이 될 가능성이 항상 높다. 30, 40대 가임기 여성의 20%가 월경과다증으로 빈혈의 위험이 가중되고, 젊은 여성들은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해 4명 중 1명꼴로 빈혈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류머티즘이 흔한 이유, 호르몬 때문?류머티즘 내과를 찾는 환자의 80~90%는 여성이다. 다 호르몬 탓이다. 여성 호르몬은 염증 반응을 증가시키는 반면 남성 호르몬은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니 여성이 관절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여성이 남성보다 인공관절 수술을 3배 더 받는다. 평생 호르몬의 노예로 살아가는 게 여성의 숙명이라 할 수 있다.여성이 통증에 더 민감하다는 의견도 있다. 영국 바스대 의료진이 국제의학학술지 ‘통증(Pain)’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외부에서 가하는 동일 조건의 자극에 대한 통증 반응 실험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통증 감지 시간이 빠르고 참는 시간은 짧았다. 연구진은 여성은 감성이 발달해 아픔을 빨리 느끼지만 남성은 통증을 일으키는 외부 자극에 신경이 집중돼 있어 통증을 덜 느낀다고 분석했다. 원시 사회부터 남성은 외부 적들로부터 가족을 보호하는 근성, 여성은 가족의 위험을 빨리 알리려는 본성이 내재해 있다는 뜻이다. 잘못된 돌봄·가사 노동이 류머티즘을 유발한다는 의견도 있다. 집안에서 걸레질을 하거나 음식을 만들 때 오래 쪼그리고 앉아 일을 하면 류머티즘 관절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예쁜 하이힐, 발 건강에는 안 좋아각선미와 옷 맵시를 살려주는 하이힐을 즐겨 신는 여성들에게는 무지외반증이 복병이다. 하이힐을 신으면 발가락이 좁은 앞쪽으로 강하게 쏠리는데, 이로 인해 발가락이 제 모양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잡아주는 인대가 수축한 채로 굳어서 생기는 질병이 무지외반증이다. 오래 서서 일하는 여성들은 하지정맥류도 조심해야 한다. 이는 다리의 정맥 혈관이 피부 밖으로 튀어나와 보이는 것을 말한다. 다리나 발의 혈액이 심장 쪽으로 잘 올라오지 못해 정맥에 피가 고이고 늘어나는 병이다. 처음에는 다리가 좀 피곤하고 무거워졌다는 느낌이지만, 진행되면 통증이 생길 수 있으며 종아리에 쥐가 나서 잠을 깨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정맥류는 남성에 비하면 여성에게 두 배나 많다. 여성은 혈액 순환을 돕는 다리 근육량이 적어 다리 혈관에 피가 고이기 쉽고, 임신이나 생리 주기 호르몬의 영향 등으로 판막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정맥류는 유전적 영향이 크지만, 환경의 영향도 받는다. 오래 서서 일하는 여성들은 다리 근육을 자주 움직여주고, 잘 때는 다리를 베개에 올려 놓고 자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갑상선암, 자궁경부암은 여성의 주요 질환갑상선암으로 한 해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는 4만 6,549명이다. 국내 최대 암 환자 그룹이 됐다. 초음파로 갑상선을 검사하는 경우가 늘면서 발견하는 암도 늘어나는 것이다. 그중 약 80%가 여성이다. 40대 여성들이 은근히 많다. 유방암 환자는 2008년 2만 명에서 3년 만에 2만 6,000여 명으로 늘었다. 한국의 유방암은 40대에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유방암은 40대부터 철저히 조기 검진해야 한다. 한편 서구에서는 60대, 70대로 나이가 들수록 유방암 발생률이 높다.자궁경부암은 국내에서 한 해 3,800~4,000명 정도 걸린다. 주로 성생활이 활발한 30대에 HPV에 감염돼 40대 중후반에 생기거나 면역력이 떨어지는 60대에 잘 생긴다. 하지만 요즘은 성관계 시작 나이가 점점 어려지고 미혼 여성의 성생활도 활발해 30대 초반에도 자궁경부암 발생이 늘고 있다.2006년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은 여성 4,033명 중 34세 이하는 8.8%(357명)였다. 4년 뒤인 2010년에는 자궁경부암 진단자 3,857명 중 34세 이하가 10%(385명)로 늘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김동규원장은 “자궁경부암은 전체 암 발생 수는 줄었는데 젊은 환자는 더 늘어난다” 며 “자궁경부암은 정기 암 검진을 받으면 조기에 발견해서 완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암인데도, 젊은 여성은 암이 커지고 나서 뒤늦게 발견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동규 원장한국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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