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명: Saururus chinensis (Lour.) Baill. 쌍떡잎식물강 후추목 삼백초과 삼백초속의 여러해살이풀

/김진수 회장 /전남들꽃연구회
『삼백초(三白草)』는 세 부분이 하얀 꽃이다. 잎이 희고 꽃이 희며 뿌리줄기가 희다.

보통 개화기에 윗부분에 달리는 2~3장의 잎이 희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잎은 긴 타원형으로 털이 없고 밋밋한데 또 도톰한 맛이 있어 전체적으로 건강미가 흐른다. 키는 50~100cm로 자라는데, 옆으로 눕거나 쉬 부러지지 않을 굵고 곧은 줄기를 가졌다.

뿌리줄기는 땅속을 기어 크게 군락을 이루는 번식력을 가지고 있어 식용, 약용, 관상용, 지피용 등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잎에 피어난 하얀 무늬는 개다래나무 잎과 비슷하고, 뿌리는 단연 어성초나 석잠풀이며, 꽃은 까치수영, 자리공, 무릇, 냉초의 이미지이다.

우리나라에는 제주도에서 자생하는데 근래 개체 감소가 두드러져 멸종위기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삼백초과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약 3속 5종, 우리나라에는 1속 1종이 분포한다.

『삼백초』는 갈래꽃군(이판화군)도 통꽃군((합판화군)도 아닌 ‘무판화군’ 식물이다.

어린 꽃대(이삭화서)는 처음엔 풀이 죽은 듯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가 자잘한 꽃들이 피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씩씩하게 꽃대를 곧추세운다. 꽃대를 껴안은 듯 함께 춤을 추는 듯 바람결에 하늘거리는 하얀 잎은 벌 나비들을 불러들이는 생존전략의 방편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꽃보다 아름다운 잎’이라 박수를 쳐도 꽃이 서운해 할 까닭은 조금도 없다.

잎은 기부에 흰 물감을 발라놓은 듯하고, 잎 끝에 이르러서는 연둣빛으로 달콤하게 교환하는 환색기법까지 갖추고 있다.

개다래나무로서 차마 흉내 낼 수 없는 마술적 경지이다. 꽃이 지면 다시 초록으로 돌아간다. 『삼백초』는 또 ‘사상자’처럼 병충해가 없고 살균작용이 강한 식물이다.

약초재배농가가 아니더라도 가까운 뜰에 심어 차로 우리면 일상에서 소홀하기 쉬운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생리불순, 여드름 같은 것들을 두루 잊고 살아갈 수 있다.

삼백초의 맛은 쓰고 매우며 성질은 차다. 청열이습(淸熱利濕)하고 소종해독(消腫解毒)하는 작용이 뛰어나 전신이 붓거나, 각기, 당뇨, 대소변 불통, 황달에 유효하다.

특히 종기나 종창, 뱃속의 딱딱한 것을 풀어주고, 부인의 백대하에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백초』를 중국에서는 「천성초(天性草)」 라 한다.

각종 종류(腫瘤)를 고치는 약초를 정리한 《중초약치종류자료선집》에 나온다.

마치 뱃속의 종양과 같은 큰 병을 다스릴 수 있는 ‘하늘이 내린 크고 신성한’ 능력을 떠올리는 한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폐암, 간암, 위암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뉴스가 보도된 바 있으며, 민간에서는 각종 암에 어성초, 신선초 등과 함께 생즙을 내기도 한다.

또 중국 청나라 때 조학민이 편찬한 《본초강목습유》에 나오는 이름「수목통(水木桶)」은 이뇨의 명약 ‘목통(으름덩굴)’에 비유하였다. 이 식물이 습한 환경을 살면서 효능은 목통만큼 좋다는 뜻의 한자일 것이다.

『삼백초』가 한창인 여름, 꽃이 피고 새잎이 돋으면 삼백초 밭이 온통 눈가루를 뿌려놓은 듯 환하다. 눈은 아깝지만 이때 전초를 채취한다.

쪄서 말리거나 약한 불에 몇 차례 덖어서 냉장 보관하였다가 차로 우리면 좋다. 또 분말로 만들어 각종 요리에 곁들이고 팩으로 피부미용에 활용한다.

꽃이 필 때 전초를 채취하는 요령은 약모밀(어성초)도 같다. 일단 말리면 이 식물들의 몸에서 배어나오는

독특한 향내는 말끔히 가신다.

『삼백초』는 또 폐와 방광경으로 귀경하여 청폐거담(淸肺去痰)하는 효능을 가진다. 따라서 폐열(肺熱)이나 감모(感冒)로 인한 해수담다(咳嗽痰多)하는 증상에도 응용할 수 있다.

오행초(쇠비름)가 다섯 부위에 오방색을 가졌듯이 삼백초는 잎 꽃 뿌리 세 부위에서 흰색이다. 오장 가운데 흰색은 폐에 속한다.

전남타임스 후원

저작권자 © 전남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