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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도 낯짝이 있다
2014년 10월 14일 (화) 09:35:09 전남타임스 jn-times@hanmail.net

   
▲임준선 논설위원
검찰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사실상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 사건이 워낙 큰 사안인 데다가 아직도 수사가 종결지어지지 않은 것들도 많아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모든 의문점이 해소되었다고는 할 수 없다.

초기 구조 활동에 대한 형사처벌 대상, 유병언 일가의 정·관계 로비 등을 둘러싸고 여전히 의혹이 너무도 많다.

그리고 사고 책임자 처벌, 유가족 명예 회복, 국가의 위기 재난 대응 시스템 개혁 등 남은 과제가 많다.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는 여야가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하면서 진상조사위와 특검이 현실화되자 발표를 서두러 진행했다.

진상조사위와 특검 수사가 시작되기 전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의혹 확산을 막겠다는 뜻이리라.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당초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 등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염두에 두고 진상조사위에 수사권 및 기소권 부여, 유족 입장을 반영한 특검 후보군 추천 방안 등을 주장해 왔다.

현재 유족들은 여야의 협상 타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여전히 수용 불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여야가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 극적으로 타결한 이후 국회는 본회의에서 91개 민생현안 법안을 통과시키고, 2013년 결산안도 지각 통과시켰다.

이어 국회는 국정감사를 진행하고 있고, 국정감사가 지난 다음에도 경제 활성화법, 담뱃값 인상, 지방세 인상법, 정부조직법 등을 놓고 격돌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앞으로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법안 거부 입장을 갖고 있는 유가족 편을 들어 다시 국회가 공전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라도 새정치민주연합과 여당은 좀 제대로 된 정당의 모습을 갖췄으면 한다.

때 이른 모바일 투표 타령이나 하지 말고, 또 온라인 정당이 어쩌느니 하는 얘기 좀 그만하고, 오프라인에서부터 정당다운 모습을 갖추려는 노력을 했으면 싶다.

그래야만 세월호 특별법 같은 문제로 국회가 이토록 오래 공전되지 않을 것이고, 한국 정치도 제대로 돌아갔을 것이다.

또 당을 이끌고 있는 야당이나 여당의 국회의원들이 하는 일이 없다.

일을 안 하는 국회의원들의 세비는 그러나 또 내년에 인상이 될 것으로 내다보인다.

국민의 민생을 지키라고 국민들이 임명해준 국회의원들이 자기 밥그릇은 절대로 가난하게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치혁신실천위원회는 국회의원의 세비와 3급 이상 고위공직자의 임금을 동결하기로 의견을 모았는데,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지 여부는 지켜보아야 한다.

경제 상황 등을 감안할 때 국회의원과 세비 인상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오히려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하지 않는 국회의원들에게 세비를 주지 않고, 국회 입법의 능력에 따라 능력별 차등 지급되는 형태가 좋겠다는 입법을 하면 국회의원들은 찬성할까, 반대할까.

국민들의 마음은 보나마나일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언제 국민을 위한 적이 있었던가.

국민의 마음을 헤아린 정치를 했던가? 그리고 국회를 공전시키면서도 꼬박꼬박 세비를 받아 챙겨가지 않았든가. 이런 마음일 것이다.

5개월 동안 법안 처리 0건의 ‘불임국회, 식물 국회’를 만든 것에 대한 통렬한 사과와 반성을 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국회의원에게 지급하는 세비를 3.8%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란 소식에 국민들은 헛웃음을 웃고 있다.

정부는 내년도 국회의원 세비를 공무원 보수 인상률과 같은 폭으로 인상하는 세출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 확정될 경우, 국회의원 1인당 연간 세비는 1억 4천320만 원으로 올해보다 524만 원 오른다.

국회의원 1년 세비는 우리 국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인 2천450만 원의 5.6배에 이른다.

자유경제원은 이 비율은 GDP의 2∼3배인 선진국들과 비교할 때 월등히 높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선진국 수준에 준하는 한국의 의원 세비는 7천만∼8천만 원으로 족하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과 총선 때 앞다투 듯 연금을 내려놓고 세비 30% 삭감 등 특권도 내려놓겠다고 약속했지만 공약(公約)은 그야말로 공약(空約)이 되었을 뿐이다.

가장 많은 공약 파기는 사실 국회의원들이 한다.

그러면서 사회의 공약인 법을 다룬다고 으스댄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수퍼 갑질’이다.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은 최근 “벼룩도 낯짝이 있다고 했다”며 “우리 국회가 무슨 낯으로 세비 인상안에 스스로 동의한단 말인가.

이것은 염치의 문제이고 양심의 문제다. 낯 뜨거워서 찬성도 동의도 할 수 없다.”고 거듭 밝혔다.

스스로 벼룩이 될 수 없다고 말한 것은 진정한 용기라고 할 수 있다.

벼룩도 낯짝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낯짝이 없다.

하물며 세월호 유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린다면, 이런 낯짝도 세울 수 있는 때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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