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빛내줄‘이것’과‘이곳’문화콘텐츠 개발 급선무

▲굽이치는 S자형 영산강과 함께 한반도를 닮은 독특한 지형으로 전국에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동강면 느러지
특산품·인물·문화유적·자연경관 활용한 축제, 나주는 왜 못하나 &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다 끝나는 선심성 소모행사 “집어치워”

역사문화도시 나주, 나주에 있는 것은 무엇이고, 없는 것은 무엇일까. 나주가 자랑스럽게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유구한 역사와 문화자원이다. 하지만 없는 것 역시 문화다. 가장 나주적이고, 나주를 자랑할 문화가 없다는 것이다. “무슨 소리냐?”고 발끈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과 세계를 향해 나주의 ‘이곳’, 나주의 ‘이것’이라고 내세울만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어떻게 답해야 할까?  해마다 펼쳐온 축제를 두고도 말이 많다. 어떤 지역 축제는 시작 전부터 입소문이 퍼져서 구름관중을 불러오고, 끝나고 나서는 언론매체는 물론 블로그와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SNS를 통해서 그 유명세를 이어나간다.  반면, 우리지역 축제는 어땠는가.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다 끝난다. 결국 축제 뒤끝에는 선심성축제니, 낭비성축제라는 공허함과 함께 언제까지 이런 축제를 계속해야하느냐는 공염불을 외게 된다.
나주의 축제와 문화, 이제는 콘텐츠로 승부해야 한다. 이미 콘텐츠는 충분하다. 무엇을,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관건이다. 나주가 찾아야 할 문화콘텐츠와 축제의 해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 편집자 주

2015 문화관광축제 살펴보니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에 열린 전국 지역축제 중 시·도에서 추천한 축제를 대상으로 ‘2015년 문화관광축제’를 선정했다.

그 결과 전국 44개 축제가 선정돼 당당히 국비를 지원받아 행사를 치르게 됐다.

▲천년 나주목문화의 중심지 나주목사내아

국비 5억원을 지원받는 대표축제는 강원도 화천산천어축제와 전북 김제지평선축제가 선정됐다.

또 2억5천만원을 지원받는 최우수축제는 광주 동구의 추억의7080충장축제, 경기도 이천쌀문화축제와 가평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충남 강경젓갈축제, 전북 무주반딧불축제, 전남의 강진청자축제와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 경북 문경찻사발축제, 경남 산청한방약초축제 등 9개 축제가 선정됐다.

우수축제로는 강원도 평창효석문화제, 충남 한산모시문화제와 부여서동연꽃축제, 전북 순창장류축제, 전남 담양대나무축제, 경북 고령대가야체험축제와 봉화은어축제, 경남 통영한산대첩축제와 창원가고파국화축제, 제주 들불축제 등 10개 축제가 선정돼 1억5천만원을 지원받는다.

이밖에도 유망축제로 선정된 서울 한성문화제와 *성북다문화음식축제, 부산 동래읍성역사축제, 대구약령시한방축제, 인천펜타포트축제, *광주 광산우리밀축제, 여주오곡나루축제, 춘천국제마임축제, 해미읍성역사체험축제, *강원고성명태축제, 괴산고추축제, 충주세계무술축제, *금강여울축제, *홍성역사인물축제, *완주와일드푸드축제, 보성다향제, 녹차대축제, 목포해양문화축제, 정남진장흥물축제, *영암왕인문화축제, 포항불빛축제, *경주신라소리축제, *제주 도두오래물축제 등 23개 축제가 선정돼 9천만원을 지원받는다.

이 가운데 *표시를 한 10개 축제가 올해 새로 유망축제로 선정되는 쾌거를 안았다. 이와는 별도로 전라남도도 도비 1억원을 지원하는 6개 대표축제를 선정했다.

도비 2천500만원을 지원하는 남도음식문화큰잔치와 각 1천500만원을 지원하는 명량대첩축제, 영광상사화축제, 무안연꽃축제,광양매화축제, 고흥우주항공축제 등이다.

▲남평읍 1일 관광코스의 대명사 지석강 솔밭휴양지
어느 곳에도 나주는 포함되지 못했다.

아니, 그동안 나주에서는 축제다운 축제를 한번도 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구한 역사, 풍부한 문화자원을 자랑하는 나주시가 축제에 대해서만큼은 구슬을 꿰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역문화에 대한 콘텐츠개발과 함께 선택과 집중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흥적으로 치르는 축제, 예산만 들여 외부 공연단과 가수들 앞세워 치르는 축제, 한 마디로 놀고 마시고 흥청거리는 유흥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와 축제 아이디어는 무성, 꿰지 못해 흠

지난 연말 나주시의회 제2차 정례회에서 나주시의 문화관광활성화 대책을 촉구하는 의원들의 시정질문이 쏟아졌다.

장행준 의원은 나주에 산적해 있는 국보와 보물급 문화재와 도지정 문화재, 시 향토문화유산 등을 한눈에 찾아볼 수 있는 문화유적지도 한 장 없다는 것과 나주의 대표적인 문화자원인 금성관 주변 경관이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나주시의 답변은 간단하다.

현재 관광안내 소책자(팸플릿) 관광안내도를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문화유적지도만 별도로 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면 앞으로 추진하겠다는 것.

▲나주 원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펼쳐지는 꽃축제인 한수제 벚꽃축제
금성관은 새해 1월부터 동익헌 앞쪽과 우측공가에 대해 발굴조사를 실시하겠으며 이를 토대로 국비를 확보해 전통조경 식재를 해서 도심 속의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동익헌 우측 연애고샅은 담장을 옛 모습대로 설치해 전통경관을 연출하고, 금성관 주변 야간경관 조명시설도 국비를 확보해 설치하겠다.

그런데 국비는 언제, 어떤 방법으로 확보할 것인가, 뜬구름 잡는 얘기다.
조영두 의원은 동강면 느러지전망대 일원을 관광지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정책까지 제안하며 촉구했다.

동강면 느러지는 영상테마파크에서 몽탄대교에 이르는 10km 구간이 굽이치는 S자형 영산강과 함께 한반도를 닮은 독특한 지형으로 전국에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특히, 경치가 영산강 120km 구간에 가장 빼어난 곳으로 천년의 세월 속에 감추어졌다가 이제야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 전국 지방자치박람회에서 당당히 전국향토자원베스트30에 선정되는 쾌거를 안았다.

또한 중국 명나라 전반기의 사회상황과 정치, 군사, 경제, 교통과 생활상을 세밀하게 기록한 여행기록인 ‘표해록(漂海錄)’을 쓴 금남 최부(1454~1504)선생의 생가터가 동강면 인동리에 있으며, 무안군 몽탄면 이산리에 선생의 묘소가 있다.

조 의원은 경치가 빼어나고 역사적으로도 가치가 있는 느러지를 공원화 하고 문헌상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표해록에 대한 역사적인 재조명과 최부 선생을 기리기 위한 유적정비사업도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이를 위해 전라남도가 나주시와 무안군과 함께 개발계획을 세워나간다면 장차 서해안시대 도청소재지를 배후로 한 새로운 관광지 조성은 물론 지역에 흩어져 있는 관광자원과 연계해 관광산업활성화에도 한 몫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또한 나주시는 여전히 김빠지는 답변에 그치고 있다.

전망대 진입도로가 좁아 차량통행이 어렵기 때문에 진입로 개설을 위해서는 20억원의 사업비가 필요하지만 재정여건상 당장 시행하기 어렵다는 것,

앞으로 전남도, 무안군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것이 답변이다.

최부 선생 선양사업은 탐진최씨 문중과 기념사업회를 중심으로 기념비 건립계획을 추진 중이며, 2010년도에 생가복원사업을 추진했으나 부지매입의 어려움으로 추진이 중단됐다는 보고다.

유적정비와 기념관 건립이 공론화 될 수 있도록 최부선생기념사업회와 협조해 나갈 계획이라고.

나주배·영산강문화에서 맴돌다 억새축제로?

이동복 의원은 지역축제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나주가 전통적인 역사도시를 표방하면서도 정작 문화관광자원으로서의 특별한 매력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동안 나주에서 펼쳐진 축제의 이력을 살펴보면, 민선1,2기에는 나주배축제, 민선3,4기에는 영산강문화축제, 민선5기에는 아예 축제를 없애고 주말 상설공연으로 대체됐다가 민선6기에 들어와서는 영산강에서 억새축제를 벌였다.

하지만 여전히 공무원과 유관단체들 동원해서 사람들 끌어 모으고 예산 쏟아 부어 먹고 마시는데 그치는 축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8년도에는 나주시대표축제를 개발한다며 막대한 예산을 들여 용역까지 했으나 헛물만 켰고, 지난해에는 고려시대 나주 팔관회를 국제박람회로 추진하기 위한 용역을 추진 중이지만 진행되는 상황은 별반 신통해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태에서 올해 또 홍어축제, 배꽃축제, 반남고분 국화축제, 국립나주박물관과 연계한 마한역사문화축제, 한수제 벚꽃축제 등이 펼쳐질 예정이다.

하지만 축제에 대한 명확한 목적과 주제가 없는 상태에서 치러지는 행사는 단순히 주민들에게 여흥과 오락을 제공하는 위안잔치 수준의 동네잔치의 벽을 넘어서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남평 하루관광코스 개발로 관광1번지 꿈틀
 
윤정근 의원은 혁신도시 이전기관 임직원과 유동인구를 겨냥해 남평권에 하루코스 관광상품 개발을 촉구하고 나섰다.

남평 죽림사에는 보물 제1279인 세존괘불탱이 있고 전라남도문화재 자료인 극락보전이 있다.

가까운 곳에 있는 문바위는 전라남도 민속자료 제32호로 우리나라 대표적인 씨족설화가 있는 곳이다.
또 남평주조장은 나주시 향토문화유산 제27호로 1930년대 건축학적 특징을 잘 간직하고 있는 곳이며, 곽재구 시인의 시 ‘사평역’에서 작품배경이 된 남평역은 등록문화재 제299호로 전국에서 제일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남평오일장은 1925년에 개장돼 서민의 추억과 애환이 서린 오랜 시장으로 국밥과 추어탕 등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풍부해 정겨움과 그리움이 묻어나는 남도의 대표적인 오일장이다.

드들강변 유원지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물이 맑고 금모래가 많아 찾는 사람이 많았던 곳으로, 최근 남평 드들강 솔밭유원지는 주말이면 넓게 펼쳐져 있는 200년 된 소나무와 수양버들 사이에 오색텐트가 가득하다.

이밖에도 읍내 곳곳에 기품과 위엄이 있는 수백 년 된 노거수들이 마을을 보호하고 있어 남평읍 전체가 삶의 여유로움을 주는 힐링공간이 되고 있는 것.

윤정근 의원은 이같은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남평읍 수원리와 산포면 산제리를 잇는 군도 29호선을 조속히 확포장 해 혁신도시와 남평의 접근성을 높이고 지석강 유원지 주변 관광인프라 구축에도 도움이 되게 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또한 오래된 주조장의 모습과 건축학적 특징을 갖고 있는 남평주조장을 매입해 최소비용으로 막걸리 체험코스를 운영하고, 지석천 주변에 음식점 특화거리 조성, 남평읍 서산리와 화순 동복을 잇는 지방도 822호선을 4차선으로 확포장 해 중흥골드스파 이용객들이 남평과 혁신도시를 거쳐 관광을 할 수 있도록 1일 관광코스를 개발하자는 것.

이에 대해 나주시는 긍정적인 검토를 약속했다. 장기적으로는 올해 국비사업으로 확정된 식산탐방로개설사업이 마무리되고, 내년 전남농업기술원에서 열리는 친환경디자인박람회 등과 연계할 경우 나주의 관문이자 빛가람혁신도시의 가장 가까운 이웃사촌인 남평읍이 관광1번지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될 것이라는 것.

하지만 문화자원이 풍부하고 도로가 뚫려 있다고 해서 관광이 활성화 되고 관광객이 몰려올 것인가? 이것을 바탕으로 주민들의 끊임없는 아이디어개발과 지역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

관광객을 위한 관광개발이 아니라, 현지 원주민들의 삶이 문화가 되고, 볼거리와 먹거리가 되어 주변도시의 사람들을 우리의 놀이판에 끼어들도록 유도하는 노력, 창의와 아이디어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런 점에서 쉽게 각 지역의 문화관광자원을 제대로 엮어내 브랜드화하고 이를 지역경제 활성화의 마중물로 삼을 구체적인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 김양순 기자 jntimes@jn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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