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행준/나주시의원
‘천년고도 역사문화도시 목사고을 나주’ 너도 나도 나주를 일컬을 때 뺄 수 없는 수식어적 표현이다. 모든 나주 정치인들의 행사장 단골 인사말로 현재의 모습을 표현하기 힘들어 궁색하게 시작하는 멘트이다.

건국 이후 행정의 태동 무렵부터 찬란한 역사를 간직, 정치?경제?사회?행정?교육과 문화를 대표 대한민국과 호남의 중심도시 나주! 조선시대 전국 5대 도시로 널리 알려졌지만 현재의 낙후도는 전국 기초단체 중에 170위권의 부끄럽기 짝이 없는 도시로 변모하고 말았다.

화려했던 과거와 달리 근래에 들어서 더욱 심각하게 낙후 전락했지만 하늘의 도움이었을까?

다행히 참여정부의 지방분권정책의 일환으로 혁신도시의 선물과 이명박정부의 4대강 살리기정책으로 영산강과 함께 나주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순전히 우린 별반 노력과 역할 없이 일궈진 현실은 꿈과 같고, 요즘에는 타 지자체로부터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실정이다.

줄어들던 인구는 점차 늘어가고 있고 하루가 다르게 지도는 달라지며 식당가는 예약하지 않으면 식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새로운 예약문화라는 과거엔 없던 현상들이 생기고 있다.

또한 신 대형 상가들이 들어서고 차츰 빛가람동의 활성화로 원도심의 상점들은 미래를 점칠 수 없어 고심에 빠져 기대와 혼란이 공존하고 있다.

이전한 공공기관들의 임직원들은 임직원들대로 현지 시민은 시민들대로 급작스런 변화로 야기된 여러 현상들로 마찰과 불편함 속에 살아가고 있다. 서로가 새로움에 적응하기는 일정 시간이 지나야 이해의 폭이 좁아지고 불만스런 민원들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공공기관들의 이전 초기 계획 단계부터 모든 행정은 변화를 예견해 서둘렀으면 하는 아쉬운 대목들이 여러 측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기억하건데 지난 민선5기 시정에 저희 6대의회에서는 4년간의 회기 일정 중 ‘업무보고’ ‘감사’ ‘시정질문’과 하다못해 지역신문 ‘특별기고’를 통해 기회 마다, 또한 헤아릴 수 없이 진행 중인 혁신도시의 성공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모든 행정력을 총 동원 이전 할 공공기관과 임직원들의 불편함이 없는 완벽한 준비를 요구 했었고 강조했었다.

그런데 왜 행정은 그런 수많은 의원들의 요구에도 수동적이었고 기민하게 움직이지 않았을까? 나주를 움직이는 최고 정책집단인 관계 공무원들을 향해 무작정 무능한 행정으로 돌리기에는 안타까운 문제들이 사실 여러 측면에서 상존하고 있다.

우선 준비하고 실행하기 위해선 충분한 예산이 뒤따라야 한다. 그동안 지난 몇 년간의 매 본예산을 살피면 약 4,000억~5,000억원 수준이다.

이를 기능별, 성질별로 분석하면 사회복지 및 보건분야 약 20~25%, 농림·수산분야 20%, 환경보호분야 10%, 문화 및 관광분야 5% 수준과 과거 나주시·군이 통합되면서 타 시·군에 비해 공직자 수가 많아 1,300여명으로 급여를 포함한 20개 읍·면·동의 경상비 분야가 약 20%를 차지해 가난한 살림살이를 꾸릴 수밖에 없는 구조로 혁신도시의 개발에 전폭적인 예산투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발전의 바로미터인 재정자립도를 살펴보면 20%를 넘기 어려운 약 15%의 내외 수준으로 전국의 최하위권임을 알 수 있고 자체적인 개발은 요원한 일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이전과 이전을 준비하는 16개 공공기관들의 예산을 살펴보면 한전 62조원, 사학연금공단 10조3천억, 한국농어촌공사 4조1천억을 포함 전체 연 예산만 81조원에 이른다.

연간 나주시 예산의 154배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수치이다.

우리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구조임에 틀림없다.

이해의 측면으로 보면 나주시의 무능만을 탓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제 낯선 도시로, 이전 기관들에 협조하지 않은 도시로 치부하지 말고 내 지역으로 인식, 함께 공유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개척의 정신으로 다가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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