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순  취재기획국장
국가미래연구원 김광두 교수,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가정교사’였다. 말하자면 현 정권 창출의 특1등 공신인 셈이다.

대선이 끝난 뒤 어느 기자가 그에게 물었다. “공직을 맡아야 하지 않는가?” 그가 대답했다. “능력이 없어 못한다. 또 국가를 돕는 게 꼭 공직에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그러면서 때로 현 정부에 대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잘못되면 그 자신 또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한다.

나주가 고향인 그는 서강대와 미국 하와이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국책연구기관들에서 일하다 1981년 서강대 교수가 된 이래 정년퇴임을 하고 석좌교수가 된 지금까지 그곳에서 강의하고 있다.

그런 그가 말하고 있다.

국가가 부도위기상황에 직면해서도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 “교육”이라고.

한마디로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나라의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어야 하고, 이것만으로도 우리 사회의 중요한 모순들을 크게 해소할 수 있다는 소신을 피력했다.

흔히 선거에서 이기고 나면 ‘논공행상’을 따져 한 자리 차지하고자 하는 것이 정치권의 생리인 것을, 깨끗하게 물러 날 수 있었던 인품과 교육에 대한 확고한 소신이 돋보였다.

그런데도 행정자치부는 지난해 12월 ‘지방교육경비 지원 관련 규정 준수’ 방침을 만들어 지방세와 세외수입의 총액으로 당해 소속공무원의 인건비를 해결하지 못하는 지자체에 대해서 교육경비 보조 예산을 편성하지 못하도록 했다.

특히, 올 상반기 중 자치단체 교육경비 지원 실태를 점검해 법령을 위반한 자치단체에 대해 교육경비를 지원한 액수만큼 국고지원을 삭감하는 등 패널티를 부여한다는 방침까지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전남교육정책연구소(소장 구신서)는 최근 교육경비 제한에 따른 열악한 전남교육 환경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분석, ‘교육경비 보조사업 제한의 의미와 향후 대응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의 이같은 지침에 따라 나주시를 포함한 전남의 16개 시·군이 앞으로 교육경비를 보조할 수 없게 될 상황이다.

전남 22개 시·군의 교육경비 지원 규모는 약 1천404억 중 교육경비 보조사업은 약450억이다.

이번 조치로 인해 15.4%에 해당하는 215억이 중단되고 나주시의 경우를 보면, 42억의 지원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이는 연구기관에서 나주시의 통계를 잘못 인용해 나온 통계라며 나주시의 교육지원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재정자립도 13.3%의 나주시는 분명 교육지원재정을 두고 갈등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8일 나주교육희망연대가 창립의 닻을 올렸다.

희망연대는 앞으로 나주시의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시민사회의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나주시와 나주교육청 및 학교의 교육정책 수립과 집행과정에 참여하면서 견제활동 등을 펼쳐나갈 것을 공식적으로 천명하고 나섰다.

희망연대는 사업비의 대부분을 전남교육희망연대에서 지원받는다.

전남교육희망연대는 지난 2010년 민선1기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출범한 단체로, 장만채 후보를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후보로 선택하고 지지했다.

그리고 또 지난해 5월 장만채 전라남도교육감 후보와 ‘교육자치와 민주·진보 2기 정책협약식’을 갖고 선거지원활동을 펼쳤다.

이렇게 해서 제2기 민선교육감체제가 출범한 가운데 전남교육희망연대와 전남도교육청은 얼마 전 협약을 갖고 예산지원 등을 통해 진보교육의 과제를 함께 해 간다는 입장이다.

이번 나주교육희망연대 출범을 두고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을 앞둔 또 다른 정치세력화로 보는 견해도 없지 않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창립준비과정에서부터 실제 집행부 구성까지 정치권과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함께 하는 사람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자치가 미완성형이기는 하지만 헌법은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헌법 제31조 4항)’며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교육문제는 정치논리가 아닌, 교육논리로 풀어가야 한다.

정치논리가 개입하는 순간 계산적이 되고 명분을 잃게 된다.

나주교육희망연대가 지역교육의 가치를 높이고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이로운 단체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교육자치를 빙자해서 학교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지방자치단체와 교육당국에 세를 과시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교육은 곧 지역민 모두가 지켜가야 할 절대가치이기 때문이다.

전남타임스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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