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선/논설위원
지난 4월 21일부터 22일까지 1박 2일로 나주문화원에서 주최하는 문화유적 답사가 경북 청도,밀양,그리고 대구 일원에서 있었다.

우리 문화원 회원들은 버스 2대로 모처럼만의 나들이에 나섰다. 문화 답사의 좋은 점은 배우면서 즐기는 여행이라는 점과 다른 지역의 사례로 우리 지역의 문화를 살찌울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를 얻는다는 점이다.

나주 남고문에서 출발한 나주문화원(원장 임경렬) 문화유산 답사단은 첫째 날 청도 운문사와 운강고택을 답사하고 밀양 영남루를 거쳐 부곡온천에서 숙박을 했다. 그리고 22일에는 대구 근대 골목과 약령시장, 대구 팔공산 동화사를 답사했다.

첫 번째 우리는 1958년에 비구니 전문강원으로 개설되어 한국의 으뜸 승가학원으로 이어진 운문사의 문화유적들을 들러볼 수 있는 행운을 잡았다.

이 사찰은 원래 신라 진흥왕 21년(560)에 초창된 유서 깊은 사찰이다. 경내에는 운문사 금당 앞 석등, 동호, 원응국사비, 석조여래좌상, 사천왕석주, 삼층석탑, 대웅보전, 처진소나무 등 수많은 문화재들이 있다.

운문사는 평지에 있는 사찰로 단정하고 가지런한 전각들이 주위 산들에 둘러싸여 마치 연꽃의 꽃술 같은 곳이었다.

그리고 곡선과 우아함이 있는 한옥, 청도의 금천 한옥마을 운강고택의 맛에 빠진다. 조선 상류층의 고택과 6.25때 이승만 대통령이 묵었던 운강고택을 감명깊게 답사했다.

이곳에서 우리가 감동을 받은 것은 청도 문화원장(원장 박윤제) 직접 나와 해박한 지식으로 열정적인 해설을 해주었기 때문이다. 친절하면서도 알기 쉬운 답사 해설이었다.

고장에 대한 스스로의 자긍심이 아니라면 이런 열성을 낼 수가 없을 것이었다.

깊은 감사를 드린다.

밀양 영남루에서도 아줌마 해설사인 박정희 씨가 멋진 답사 안내를 해주셨다. 영남사라는 절터에 고려 공민왕 14년(1365)에 김주(金湊)라는 군수가 이 누각을 지었다.

밀양도호부 객사의 부속건물로, 관원들이 손님을 접대하거나 주변 경치를 보면서 휴식을 취했던 곳이다. 영남루는 밀양강을 발아래 둔 높은 절벽 위에 자리잡고 있어 경치가 시원하다.

진주의 촉석루, 평양의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누각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둘째날에는 팔공산 동화사에 들렀다. 신라와 고려시대를 통하여 대가람으로 성장한 동화사는 진표율사가 법상종의 근본 도량으로 삼은 금산사, 그의 제자 영심이 머물던 법주사와 더불어 법상종 3대 사찰의 하나이다.

동화사는 큰절말고도 비로암·부도암·양진암·내원암·약수암·염불암 등 6개의 암자를 거느린 큰 절이며 팔공산을 대표하는 절집으로 알려져 있어 이곳 팔공산을 방문하면 반드시 들러보아야 할 곳이다.

대구 근대골목은 우리 나주시의 읍성문화권과 결부해 가장 주목되는 곳이었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곳이었다. 이곳에서는 이성희 해설사가 멋진 해설을 해주었다.

대구 근대골목은 대구도호부에 경상 감영이 설치되면서 시작됐다. 대구읍성이 축조되고 제중원과 계산성당이 신축되면서 근대가 시작됐다. 달성공원과 성모당이 그리고 해방 전에 대구백화점이 시작되었다.

관덕정 순교기념관과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이 조성되었고, 대구의 자랑인 2. 28을 기념하는 중앙공원이 조성됐다.

그리고 이상화 서상돈 고택이 조성되고 2012년에는 근대문화체험관이 개관하면서 외지에 알려지게 되었다.

계산성당은 경상도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자 서울의 명동성당과 전주의 전동성당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성당의 하나이다. 1902년 건립된 계산성당은 대구 최초의 서양식 건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대구 약전 골목의 ‘약령시’는 조선 후기부터 개시되었던 한약재의 계절 시장이다. 민족 항일기를 거쳐 광복 후 얼마 동안까지 대구 ‘약전골목’ 일대에서 봄·가을 두 차례 큰 시장이 섰다고 한다.

대구 근대 골목을 돌아보면서 천년 고도인 우리 나주도 이렇게 역사문화의 킬러 콘텐츠를 개발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우리 나주시는 빛고을 혁신도시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천년의 역사가 중첩되고 그만큼의 비중 있는 문화유산이 즐비한 우리 나주만의 독특한 경관과 자연과 역사 자원을 활용하고 이를 좋은 문화 자산으로 선보여야 하겠다.

그런 차원에서라도 나주문화원의 새로운(원장 임경렬)역할이 중시되니 기대해 보면서 다시 제고되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싶다.

우리도 타 지역처럼 호남 역사 관광의 메카로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을 수 있다는 점을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 발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도나 대구와 같이 지역에 자긍심을 가진 ‘사람 자원’이 너무도 절실하게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우리 지역의 역사 자산을 지키고 가꾸고 이미지를 팔아먹을 수 있는 인재 양성과 정착에 우리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 답사 여행에서 우리는 나주만의 그런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임경열 문화원장과 김준혁 사무국장, 김지은 간사 등 행사를 준비한 팀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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