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명: Paulownia coreana UYEKI&쌍떡잎식물강 꿀풀목 현삼과의 낙엽교목

▲김진수 회장/ 전남들꽃연구회
“오동추야 달이 밝아 오동동이냐 동동주 술타령이 오동동이냐 아니오 아니오 궂은비 오는 밤 낙숫물 소리 오동동 오동동 그침이 없어 독수공방 타는 간장 오동동이요”

1955년에 발표된 한복남 작곡 《오동동타령》으로, 오동잎 지는 가을밤(梧桐秋夜) 외로운 심사를 타령조로 흘린 우리시대 오랜 노래이다.

이 노래는 작사가 야인초가 경남 마산의 중심가인 오동동(午東洞)에서 한 잔하고 달빛 아래 뚝뚝 지는 커다란 오동잎을 바라보며 읊은 가사라 한다.

더구나 이곳은 1947년 폐지될 때까지 권번(券番: 일제강점기에 기생들이 기적을 두었던 조합)이 있었던 지역으로 뒷골목의 애환이 담긴 역사성으로도 의미심장하다.

노래 전체를 ‘오동동’이 끌어가는데, 마치 오동나무의 텅 빈 속에서 울리는 목관악기의 의성어와 고요히 허공을 가르며 떨어지는 잎사귀의 의태어가 잘 결합된 음률적 회화적 맛을 자아낸다.

계절에 민감한 사람에게 오동잎 지는 풍경은 쓸쓸함을 넘어 깊은 애상에 젖어들게 한다.

『오동나무』는 학명(P coreana)에서 보듯 (경남 울릉도로 추정되는)한국 특산식물이다. 참오동나무와 비슷하지만 잎 뒷면에 갈색 털이 밀생하고, 화관 속에 자주색 점선이 없는 것이 다르다. 꽃은 원추화서로 5~6월에 잎보다 먼저 피고, 뿌리는 천근성이다.

▲한국 특산식물인 오동나무는 5~6월에 꽃이 잎보다 먼저 피고, 뿌리는 천근성이다.

한국에는 「오동나무」와 「참오동나무」 2종이 있고 중국이 고향인 벽오동나무가 절로 자란다.
『오동나무』의 씨는 아주 작아 멀리 날기도 하고 땅에 떨어지면 발아가 잘 되는 편이며, 건강한 호광성에 공해와 병충해도 강하다.

무엇보다 1년에 1~2m씩 자라는 속성수라서 6~7년이면 가슴높이 지름이 20~25cm에 이를 만큼 생장이 빨라 가볍고 부드러운 목재의 용도로 기업림 또는 농가부업림을 생각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옛말에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를 심고 아들을 낳으면 잣나무를 심는다.” 하였다.

오동나무는 빨리 자라므로 딸 시집갈 때 그것으로 장롱을 만들어줄만 하고, 대를 이을 아들을 낳으면 죽을 때 관을 쓰기 적당하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동나무』를 ‘벽오동나무’ ‘개오동나무’라 부르기도 한다. 생김은 오동나무와 비슷하지만 식물학적으로 벽오동나무는 벽오동과이며, 개오동나무는 중국개오동이나 노란개오동과 함께 능소화과로 분류된다.

관상수로 뜰에 심는 꽃개오동나무는 흰빛의 꽃이 화려하게 피는 북미 원산의 ‘인디언빈나무(Indian bean tree)’이다.

오동나무는 음에 속하는 나무이므로 잘 타지 않으며, 수분이 많은 수피를 생약명으로 동피(桐?) 또는 자백피(梓白皮)라 하는데, 성은 차고 쓰며 항균·항바이러스 효능이 있어 소종, 양혈, 치질, 타박상 등에 치료제로 쓰인다.

한편, 중국 고대에 ‘봉황’은 성천자(聖天子)의 상징으로 인식되어 이 새가 세상에 나타나면 천하가 크게 안녕하다고 하였다.

≪순자 荀子≫ 애공편(哀公篇)에 “옛날 왕의 정치가 삶을 사랑하고 죽임을 미워하면 봉이 나무에 줄지어 나타난다.”고 하였다. 또 ≪백호통 白虎通≫에는 “황제시절에 봉황이 동원(東園)에 머물러 해를 가리었으며 항상 죽실(竹實)을 먹고 오동(梧桐)에 깃들인다.”하였다.

오십년 백년에 한 번 맺는다는 대나무의 열매만 먹고 나무는 오직 오동나무에만 앉는다니!

기실 오동나무는 나무사회에서 견줄만한 잎사귀가 없는 대형 종이며, 잎이 나기 전 역시 흉내 내기 어려운 사이즈의 큰 통꽃을 피우고 질 때도 동백꽃처럼 우아하게 송이 채 떨군다.

필자의 집에는 심지도 않았는데 언젠가부터 오동나무가 자라고 있다. 지금이사 물까치나 멧비둘기 따위가 드나들지만 이 땅에도 삶을 사랑하고 죽음을 미워하는 정치가 들어서는 날이 오면 내가 좋아하는 학이라도 몇 내려앉지 않을까 웃어본다.

누가 아는가! 그 마음으로들 오동나무를 심고 몇 년이고 몇 봄이고 기다리다보면 청와대 뒷산이든 국회의사당 앞 한강둔치로 봉황 같은 새가 줄지어 날아들었다는 소문을 들어도 볼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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