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규 원장/ 한국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스트레스를 받으면 유독 단 음식을 찾는 사람이 있다. 단맛이 일종의 쾌감을 동반하기 때문, 그리고 단맛에 익숙해지면 더 강한 단맛을 찾아 섭취하게 된다. 이는 일종의 단순단 중독인데, 건강에 안 좋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끊을 수 없다. 왜 그럴까? 한국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김동규 원장에게 단순당의 예방과 관리에 대해 알아본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나라들에서 과거에 비해 설탕의 섭취량이 크게 증가한 가장 중요한 원인은 가공과정 중에 설탕이 첨가된 식품의 섭취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가공식품 중에서도 탄산음료 등은 설탕의 주요 급원이 되고 있고 최근 청소년 및 성인들 사이에서 섭취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커피음료도 설탕의 함량이 높은 편이다.

단순당 중독(설탕 중독 또는 탄수화물 중독)은 쉽게 걸릴 수 있는데도 그 심각성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예를 들어 커피를 마실 때 자신도 모르게 각설탕을 여러 개 넣거나 하루 한 개씩 먹던 초콜릿을 두세 개씩 먹고 싶다면 단순당 중독을 의심해야 한다.

단순당에 중독되면 정제된 설탕이나 단맛이 나는 음식을 요구량 이상 섭취하면서도 계속 허기를 느끼게 된다. 쿠키, 도넛, 빵, 케이크, 햄버거, 피자 등 설탕과 밀가루를 원료로 하는 음식이나 사탕, 초콜릿 등 단맛이 강하게 나는 음식들이 주원인이다.

우울할 때는 달달한 음식이 최고?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이 분비된다. 코티솔은 몸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의 정상적인 흐름에 간섭해 식욕을 돋게 하고 단 음식을 당기게 한다.

문제는 단 음식이 대부분 단순당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단순당은 먹으면 소화과정 없이 바로 체내로 흡수되어 일시적으로 혈당을 크게 오르게 한다.

우리 몸은 갑자기 오른 혈당을 낮추기 위해 급히 인슐린을 분비하고 이는 다시 혈당을 빠른 속도로 떨어뜨려 단 음식을 찾게 한다.

이를 ‘혈당 롤링 현상’이라고 한다. 이 상태는 스트레스를 일으켜 또 다시 코티솔이 분비되는 악순환을 만든다.

더군다나 혈당치를 낮추는 인슐린은 단백질 생성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슐린이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을 살펴보면, 트립토판을 제외한 많은 양의 아미노산을 원료로 사용한다.

이에 따라 다른 아미노산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트립토판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된다.

필수아미노산의 하나인 트립토판은 우울증상을 개선하고 기운이 나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원료로, 트립토판이 상대적으로 많아져서 세로토닌 생성이 증가하면, 사람들은 활력이 넘치고 행복하다고 느끼게 된다.

그래서 단 음식을 더욱 섭취하게 한다.

문제는 단맛이 트립토판의 양을 늘리는 것은 아니라는 데 있다. 어디까지나 다른 아미노산의 양이 감소하여 상대적인 비율만 높아졌을 뿐이다.

금단증상까지 불러오는 단순당 중독

단순당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점점 더 많은 양의 단순당을 섭취해야만 만족감을 느끼게 되는 중독 상태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이 상태가 심화하면 단 음식 섭취를 중단했을 경우 심리적으로 불안, 초조, 예민함을 느끼게 된다.

즉 우울한 감정이 스스로 절제되지 않는데 이는 니코틴이나 헤로인 금단증상과 비슷하다.

실제로 단순당을 섭취했을 때 니코틴이나 헤로인을 섭취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뇌의 기쁨중추를 자극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아울러 단순당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섭취하게 되면 필요한 열량 섭취가 충족되어 영양소의 밀도가 높은 다른 식품의 섭취가 줄어들기 쉬워지고, 이에 따라 자연히 영양소 섭취의 불균형을 초래하게 된다.

이로 인해 팔다리는 가늘고 몸은 비만이 되는 거미형 체형이 되기 쉬울 뿐만 아니라 당뇨병과 모세혈관 순환 저해, 소아비만, 간질환 등을 일으킨다.

특히 이런 문제가 성장기 아동이나 청소년에서 발생할 경우, 불균형한 성장 등 건강상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설탕 섭취량이 많은 어린이가 과잉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

이 경우엔 설탕에 의한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영양소가 고루 함유된 식품 섭취량이 낮아져 일부 미량영양소가 결핍됨으로써 생기는 현상으로 설명되고 있다.

그렇다면 하루 설탕 섭취량은 어느 정도로 해야 할까? 설탕의 섭취량 상한선이 정확히 규정되어 있지는 않으나 미국의 경우 1일 총열량의 5~10%를 초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가령 예를 들어 하루 2000kcal를 섭취하는 경우, 설탕에 의해 공급되는 열량이 1일 100~200kcal 이하여야 된다는 것이다.

설탕 2테이블스푼(약24g) 분량이면 이미 100kcal이다.

한국건강관리협회광주전남지부 김동규 원장은 “단맛 중독으로 인해 비만에 이르게 되면 그 합병증은 한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단맛과 건강 사이에 일종의 타협이 필요하다”면서 “적당한 운동과 야외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과일, 프락토 올리고당 등 건강에 유익한 단맛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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