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피부염증 ·가려움증 등으로 규산질 비료 ‘멀리’
농가들 “정부는 질 좋은 규산질 비료 공급하라” 목소리 높여

규산질비료가 농민들로부터 천대를 받고 있다.

2001년 곡성군과 2007년 해남군에서 규산질 비료 입상제품이 문제가 돼 부적합한 재료라며 회수하는 사태가 발생했고 전남도의회 해남출신 김병욱 도의원은 지난 2007년도 규산질비료의 유해성 의혹을 제기하며 전량 회수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급기야 지난 2008년도 순천시는 농민들이 규산질비료의 중금속 함유 의혹 및 살포시 피부가려움증 등의 문제를 제기하자 규산질비료 공급을 전면중단하기까지 이르렀다.

나주에서도 역시, 봉황농협이 2008년도 12월 규산질 비료의 인체 유해물질 검출에 따른 현황파악에 나선 것과 함께영산강 물살리기 운동본부와 나주시친환경농업연합회가 정부에 대해 규산질비료의 유해성 여부를 공개할 것과 양질의 규산질비료를 농민들에게 공급할 것을 촉구하며 규산질 비료 사용안하기 운동에 전면 돌입했다.

특히, 2009년 막바지에 봉황면 이장단은 규산질비료의 중금속 함유로 규산질 비료를 거부하기로 결정하고 나서면서 규산질비료 사용안하기 운동에 기름을 끼얹었다.

규산질 비료는 정부가 산성농지의 중성화를 통한 생산량 증대를 위해 지난 1965년도부터 농가들에게 무상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농민들은 규산질비료를 살포 후에는 “피부 가려움증 때문에 고통을 받는다”며 그동안 줄곧 호소해 왔었다.

규산질 비료 유해성 논란
지난 2008년 순천시가 농민들의 가려움증 호소로 공급중단과 함께 성분검사에 들어간 결과 국가가 농가에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는 규산질비료에는 건슬러지와 함께 고로슬러지, STS슬러지, 6가크롬, 불소 등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규산질비료의 원료가 철광석 제조과정에서 생산하고 남은 찌꺼기다보니 이같은 유해성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건슬러지, 고로슬러지, STS슬러지- 토양에 흡착되어 염류 및 연작장해를 일으키면서 농작물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되고 있고 피부염증과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고로슬러지는 시멘트의 주원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6가크롬 -크롬합금 및 제조공정, 부식방지제로 사용되며 모든 작물에 유해한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인체에도 역시, 발암물질로서 간 및 신장장애, 뇌출혈, 호흡장애, 구토, 설사 등을 유발시키는 물질로 전해지고 있다.

△불소 - 비소와 납보다도 독성이 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불소를 과다섭취하게 되면 치아불소증, 골절, 불소중독과 함께 암을 유발한다.

또한 기준치이상으로 섭취하게 되면 폐불소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에따라 사람들은 개선방안으로 건슬러지, 고로슬러지, STS슬러지의 경우 100% 물에 녹는 수용성 제품으로 전환을 하게 되면 해결될 수 있지만 6가크롬은 오직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해결책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동안 정부에 대해 양질의 규산질비료 공급을 촉구하고 있는 김태근 한국농어촌문제연구소장은 “규산질비료에는 불용성, 가용성, 수용성 3가지가 있는데, 가장 질이 낮은 불용성규산질이 농가에 보급되고 있다”고 말하고 "정부가 규산질비료를 처음 공급할 당시만 해도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규산질비료를 농가에 공급했지만 이제는 양(量)보다는 질(質)의 시대가 오지 않았느냐"고 말하고 "쌀 생산을 높인다는 명목 하에서 유해성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규산질비료를 살포하게 되면 유해성 물질이 토지에 축적되면서 오히려 땅을 심각하게 오염시키게 된다"며 "이제는 양질의 규산질비료를 농민들에게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가들은?
가까운 들(野)만 나가도 어디서든지 쌓아놓은 규산질비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어떤 곳은 수년째 규산질비료를 방치해 놓음으로써 이제는 손 만대도 포대기가 찢어져버린 곳도 많을 뿐만 아니라 어떤 곳에서는 규산질비료를 태워버리는 장면도 목격되기도 한다.

정부는 규산질비료를 정부보조 80%, 도비 10%, 시·군비 10%로 전액 무상으로 농가에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전국에 60만 5천톤에 이르는 규산질비료를 농가에 보급했었다. 그 예산은 포대 당 2,000원가량 잡아서 자그만치 793억원어치.

하지만 이제는 규산질비료가 농가들로부터 점차적으로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

농민들은 “환경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정부는 제철슬러지로 만든 지금의 규산질 비료 보다는 양질의 규산질비료를 농민들에게 공급해야 그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WTO체제에 접어들면서 틈새공략으로 친환경농법에 의한 농작물 재배 등이 선호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오히려 정부가 나서서 우리의 농토를 오염시킨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며 양질의 규산질비료 공급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농어촌문제연구소 김태근 소장은 “나주시가 두 차례에 걸쳐 농토가 오염된 지역의 벼를 수매해 폐기처분한 사례가 있다”며 “규산질비료의 유해물질 등이 농토에 그대로 남아 있다가 벼 짚 등에 흡수돼 그 벼 짚이 가축 등에게 사료로 먹여진다면 곧바로 그 피해가 인간에게 올 수 밖에 없다”며 “속히 양질의 규산질비료가 농가에 공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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