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명: Ligustrum japonicum THUNB.물푸레나무목 물푸레나무과 쥐똥나무속의 상록활엽관목

▲김진수 회장
     /전남들꽃연구회
『광나무』의 속명 리구스트룸(Ligustrum)은 ‘엮다’라는 뜻의 라틴어 리가레(Ligare)에서 온 말로 쥐똥나무속 식물의 가지를 이용해 물건을 엮거나 묶는데 사용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제주광나무의 종명인 루시둠(lucidum)은 ‘반짝이다’라는 의미의 루시두스(Lucidus)에서 온 말로 광나무 잎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광나무의 다른 이름인 서자(鼠子), 서재목(鼠?木), 서시목(鼠矢木)들은 모두 광나무의 열매가 까맣게 익으면 색깔과 모양이 마치 쥐(鼠)의 똥을 닮은 데서 연유한다.
상록성의 특성은 사절목(四節木)으로 표현했는데, 중국에서는 이것을 정절을 지키는 여인의 모습에 비유하여 여정목(女貞木)이라 이름하였다. 우리나라에는 넓은잎광나무, 제주광나무(당광나무) 등이 자라며 세계적으로는 약 50여종이 분포한다.
광나무는 내음성, 내공해성은 강하나 내한성이 약해서 우리나라 중북부에는 없고 주로 전남과 경남의 해안, 도서지방의 산기슭 등지에서 자생한다.
높이가 3m 정도이며 회갈색 줄기는 가지를 잘 친다.
성목은 전체적으로 둥근 수형을 이루지만 맹아력과 생장력이 강하므로 적당한 성장기에 수형을 가다듬어서 생울타리로 흔히 가꾼다.
여름에 새로 난 가지에서 흰 색의 자잘한 꽃을 복총상화서(複總狀花序)로 피우는데 향기로워 벌들이 많이 꼬인다. 열매는 7~10mm의 타원형 핵과(核果)로 10월에 검정색으로 익는다.
여정자(女貞子)에 얽힌 설화가 있다. 옛날에 정자(貞子)라는 이름의 처자가 있었는데, 그녀가 결혼을 하자마자 남편이 전쟁터로 나가 전사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녀는 울다가 앓다가 그만 쓰러져 죽는다.
그러나 남편은 죽지 않았고, 부상을 입은 채 전쟁터에서 돌아와 아내의 무덤에 엎드려 통곡한다. 그렇게 아내를 그리던 중 무덤가에 자라는 나무의 열매를 따먹는데 글쎄 부상을 입었던 몸이 금세 회복되더라는 것이다.
이 소문이 전해지자 사람들은 이 열매를 ‘정절을 지킨 여성스러운 나무의 열매’라 하여 그때부터 여정자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한편 ‘남정자(男貞子)’는 광나무와 한 식구인 쥐똥나무의 열매를 말한다.
같은 속의 비슷한 열매이므로 동등한 지위의 상대적 의미로 불렀을 개연성이 크다. 열매의 모양은 비슷하지만 쥐똥나무 잎에는 광택이 없고 가을에 잎이 진다. 약명도 수랍과(水蠟果)라 하여 주로 식은땀을 흘리고 유정이 있는 것, 코피나 대변출혈 등을 치료하는데 쓴다.
「여정자(女貞子)」는 광나무의 생약명이다. 맛은 달고 쓰며 성질은 서늘하다. 간신음허(肝腎陰虛)로 간혈(肝血)과 신정(腎精)이 부족해서 시력이 약해지거나 어지럼증, 허리와 무릎의 연약, 머리털이 일찍 희어지는 것 등을 막는다.
강심작용, 이뇨작용, 간기능보호작용이 있으며 항암에도 활성 반응을 보인다. 잎 뿌리 줄기도 이명증, 불면증, 식욕부진, 신경통, 관절염, 근육통 등 다양한 증상을 치료하는데 사용된다.
열매 겉에 소금기가 있는 내륙의 붉나무를 염부목(鹽膚木)이라 하는데, 근래 광나무도 남해지역에서 해풍을 맞으며 자라 열매와 잎에 함성(鹹性)을 함유한 나무로 알려졌다.
그래서 여느 나무보다 훨씬 오래 살고, 죽은 뒤에도 수백 년 동안 썩지 않는다고 하였다.
검정색과 짠맛을 인체에 적용하면 오행 상 신(腎)에 속한다. 이 나무의 열매가 익신(益腎)하여 성장발육, 수액대사, 음양주관, 뇌수자양, 골수생산에도 관여하는 능력이 있음을 시사한다.
나약한 마음으론 지조며 절개, 중도, 진리, 근원, 정의, 신념, 영원 같이 우리가 놓고 싶지 않은 아름다운 생의 가치를 잘 담아낼 수 없다. 사계절의 변화를 이기는 항상적이며 굳센 상록수들 앞에서 노쇠해 가는 우리들 마음과 몸의 비밀을 묻고 또 한 시대 꽃 같고 단풍 같은 풍조의 덧없음도 되새겨볼만하다.
사시장철 빛나고 푸른 광나무의 꽃말은 '강인한 마음’이란다.

전남타임스 후원

저작권자 © 전남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