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 꽃, 열매 모두 이름이 된 봄꽃

▲김진수 회장
     /전남들꽃연구회
학명: Caltha palustris var. membranacea turcz.
목련강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 동의나물속의 다년초

학명: Caltha palustris var. membranacea turcz.목련강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 동의나물속의 다년초

 

『동의나물』 이름은 우리말 ‘물동이’에서 온 것이라 한다.

잎이나 꽃이 다 피기 전 오목한 모양에 종재기나 옹기, 물동이의 이미지가 있다.
속명 칼타(Caltha)가 잔을 뜻하는 라틴어의 칼라토스(Calathos)에서 유래한 것이며, 종소명인 팔루스트리스(palustris)가 ‘늪지에서 사는’의 뜻인 것으로써도 이 식물의 특징과 식생환경을 알 수 있다.

종소명 뒤에 오는 변종명인맴브라나세아(membranacea)는 막상(膜狀)의 뜻으로 잎과 꽃에 막이 있어서 윤채가 나는 모양을 나타낸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분포하며 산지나 초지의 물기가 많은 곳에 서식한다. 그것도 물매화처럼 햇살이 드는 습지를 좋아하여 큰 군락을 이루며 꽃이 피면 일대에 장관을 연출한다.

한반도 북부에 눈동의나물, 애기동의나물, 참동의나물이 있으며 남쪽에는 동의나물 1종이 분포한다. 둥근형의 잎에는 털이 없고 혁질의 약간 두터운 질감으로 더러 잎의 가장자리에 가는 톱니가 발견되기도 하는데, 이는 광택이 없고 결각이 뚜렷한 곰취나 곤달비 잎과 비교가 된다. 

또 동의나물은 봄에 피어 여름에 열매를 맺는데 곰취는 여름에 꽃이 핀다. 종 내 변이가 매우 심한 식물로, 중국에는 여섯 변종이 있다하는데, 남한에서 관찰되는 것들은 모두 기본종에 가깝다. 온대와 아한대의 습지에 약 10종이 분포하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속이다.

줄기는 자주색이고 속이 비어있으며 옆으로 뻗는 뿌리는 굵고 단단하다. 키는 30~60cm로 낮고 넓게 자리를 잡으며 가장자리 쪽은 비스듬히 눕기도 한다.

꽃은 4~5월에 곧은 꽃줄기 끝으로 한 두 송이씩 피는데 황금빛 암술과 수술이 가득하여 ‘입금화(立金花)’라는 이름을 얻었다. 또‘수호로(水葫蘆)’는 호리병박 호(葫), 호리병박 로(蘆)를 써서 옴친 꽃이 조롱박처럼 동글동글한 것에서 유래하며 ‘알가지, 눈알가지’와‘원숭이동의나물’이름의 연원도 이와 비슷하다.

 ▲동의나물은 한반도 남쪽에서 단 한 종이 자라는 우리 토종식물이다.

 

또 ‘마제초(馬蹄草)’는 잎이 연잎처럼 갈라져 있어 말의 발굽을 닮았다는 의미이고, ‘나귀발꽃, 여제초(驢蹄草)’는 당나귀의 발굽을 닮았다는 뜻이다. 또 ‘수팔각(水八角)’은 중국 원산인 팔각회향(스타아니스)처럼 의당 골돌의 씨앗이 별처럼 여러 갈래로 나뉘어 맺는 열매의 형상에서 온 이름일 것이다. 동의나물은 이처럼 식물체의 전 부위가 이름을 얻을 만큼 특징적인 식물이다. 

동의나물은 산록에 눈이 그치고 얼음이 녹으면 촉촉한 반그늘에서 일찍부터 잎이 시작되는 식물이다. 나물이나 잡초 무리가 일반이고 꽃이 드문 이른 봄이라 광택의 동그란 잎과 강렬한 주목성의 노랑꽃의 개화는 한겨울 꽃빛 갈증의 등산객들을 단번에 매료시킨다.

동의나물의 꽃말 ‘산속의 보물’은 이 초형의 금빛 아리따움에 대한 수사로, ‘다가올 행복’은 애타게 봄을 기다리던 ‘겨울인’들의 마음이 잘 반영된 표현으로 보인다.

동의나물의 미감이 이쯤 되면 공원이나 정원 손님으로 초대될 만하지 않을까. 젖은 땅이나 연못 주변, 수로나 수변에 식재하면 해마다 이른 봄으로 싱싱한 군락을 감상할 수 있다.

동의나물의 꽃잎은 다섯 장이다. 꽃잎이 아니라 실은 꽃받침이 꽃잎처럼 변한 것으로 식물학적으로 진짜 꽃잎은 없는 셈이다.

이른 봄 숲으로 곤충들을 불러 수분을 해야 하는 종족보전의 임무를 완성하기 위해 자방(子房)을 보호하던 초록의 꽃받침 잎이 조금씩 진화하여 지금의 화려한 색감을 얻게 된 것. 

이 꽃받침잎 안으로는 오목하니 암술의 수가 무려 5~15개를 뽐낸다. 그 둘레를 또 수십 개의 수술이 겹겹이 감싸고 있어 매혹적이다.

영어로 ‘Marsh marigold(습지의 금잔화)’라 하는데 ‘금잔(金盞)’의 비유는 적절하나 메리골드는 그 화려함 말고는 실제로 잎이고 꽃이고 향기고 동의나물과는 차원이 다른 식물이다. 

물가에 놓인 작은 물동이 같고 나귀 발굽 같은 잎에 원숭이 눈알 같은 꽃을 앙증스레 감았다가 마침내 황금 잔을 들고 맑게 눈을 뜨는 꽃. 한반도 남쪽에서 1종이 자라는 토종, 동의나물이다. 

동의나물의 생약명은 「마제초(馬蹄草)」이다. 성미는 따뜻하고, 맵고 쓰며 약간의 독성이 있다. 동의나물에 함유된 마네모닌 성분은 자극성이 있어 생용하기는 부적절하다. 

중독이 되면 구토, 오심, 설사를 일으키지만 적은 양으로 결핵균을 억제할 수 있으며 강한 항균작용을 나타내므로 수치하여 약재로 사용한다.

거풍산한(祛風散寒), 청열소염(淸熱消炎), 지해(止咳). 염좌, 진통, 치질, 타박상, 현훈 등을 치료할 수 있다.

전남타임스 후원

저작권자 © 전남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