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위수명 의병활동 전개한 전북 서부권 의병장들

검은 토끼해 오월은 유난히 어지럽다.

공정과 상식의 사화에서 대립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오월의 자연은 초록 세상이며 온갖 꽃들이 잔치를 벌이고 있다.

참으로 계절의 여왕답게 오월의 자연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지만 사회를 들여다보면 저마다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갈등의 연속이다.

남도의 오월은 늘 아리고 아프게 다가온다.

그 이유는 43년전 국가폭력에 저항하다가 죽어간 오월 영령들은 민주사회가 퇴행하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5.18민중항쟁 43주년의 모토는 오월의 정신을! 오늘의 정의로!’로 선정되었다.

매년 행사위에서 공모를 하여 정해왔는데, 올해는 오월을 정신을 오늘의 정의로 이어받자는 각오와 다짐이 행사 모토가 되었다.

전후 맥락을 생각하니 시의적절하고,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있다.

다시 국립5.18묘지를 찾는 발걸음은 가볍지 않다.

5.18단체가 두 토막이 되어 서로 대립하고 불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가 화해와 용서를 거부할까.

다만, 그 전제는 가해자의 진정한 사과와 반성이 먼저이다.

그런데 5.18 당시 진압과 발포를 해서 무고한 시민을 학살한 특전사는 분명하게 가해자이다.

군대에 동원되고 명령에 복종했기 때문에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라는 논리는 억지다.

폭행하고, 발포하고, 학살에 가담한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진정한 반성없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면 군복을 입고 집단적으로 오월 영령들에게 나타났다.

섬뜩하고, 끔찍하다.

애써 잊으려 했던 그날의 참상이 몸서리치게 밀려온다.

요즘말로 트라우마가 심하다.

정말이지 억지로 화해와 용서를 들먹이며 오월 영령들을 욕되게 하지 말아야 한다.

오월 정신은 무엇일까? 다시 생각한다.

민주, 인권, 평화, 정의, 저항.

그렇다.

5.18민중항쟁은 이 시대의 소중한 정신과 가치를 남겨두었다.

또한 10일간 항쟁 기간에 남녀노소 시민들이 보여준 절대공동체는 살맛나는 세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주먹밥과 헌혈이 그것을 보여주었다. 나눔과 연대의 정신이다.

각자 도생으로 차별과 이기적 삶에 지친 당대인들에게 절실한 화두이다.

바로 그것을 기억하고 되살리는 노력은 시대적 과제이기도 하다.

편협적인 한미일 외교 관계는 냉정한 국제 질서에서 한쪽으로 치우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전문가들이 걱정과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기울어가는 국운 앞에 의연하게 나섰던 남도의 한말의병들은 어떻게 대처했을까.

▲고창의병의 본거지 고창읍성(전북 고창군 고창읍)
▲고창의병의 본거지 고창읍성(전북 고창군 고창읍)

이번에도 그런 고민을 안고 전북 서부 지역의 의병장들을 만나러 간다.

기삼연 의진에서 중군장 활동한 김공삼

김공삼(1865~1910) 의병장은 전북 고창 사람이다.

1907년 음력 8월말 의병장 기삼연 휘하에서 중군장으로 고창·무장·부안과 전남의 담양 등지에서 활동했다.

1908년 음력 1월 기삼연이 붙잡힌 뒤 의병장으로 추대되었다.

일군 4, 일인 순사 3명과 한인 순사 3, 일군 기병 7명을 사살하는 성과를 올렸다.

1909620일 고창군에서 의병을 해산, 재기 계획을 하던 중 그해 920일 붙잡혔다.

128일 광주지방법원의 교수형 언도에 공소했으나 1910127일 대구공소원에서 기각, 형 확정으로 교수·순국했다.

정부는 1991년에 애국장을 추서하였다.

▲김공삼 의병장(오른쪽)
▲김공삼 의병장(오른쪽)

전해산 의진에서 활동한 노한문

노한문(1869~1909) 의병장은 전북 태인 사람이다.

19086월경부터 전해산 의진에서 활동하다가 의진을 벗어나 부하를 인솔하고 전북 태인군 내에서 군자금을 모집하고 의병활동을 밀고하는 김종집을 살해하게 한 후 붙잡혔다.

190947일 광주지방재판소 전주지부의 교수형 선고에 공소했다.

그해 513일 대구공소원 기각과 같은 달 28일 고등법원 상고에서 교수형이 확정되어 순국했다.

정부는 1991년에 애국장을 추서하였다.

의병 선봉장 활동하다 고문 여독으로 옥사한 서종채

서종채(1881~1916) 의병장은 전북 고창 출신이다.

1908년 이대국 의병장의 선봉장으로 활약했다.

의병장 전사 후 부대를 재편성, 함평·영광·무장·부안·고창 등지에서 전과를 올렸다.

1909년 이후에도 의병운동을 전개하고 군자금 조달에 주력했으나 일군에게 체포되었다.

1913710일 광주지방법원 전주지청에서 징역 15년형을 언도받고 927일 대구복심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되었다.

1914년에 20, 1915년에 15년으로 감형되었으나 1916422일 대구감옥에서 고문 여독으로 옥사했다.

▲서종채 의병장 후손이 제작한 자료(서수민 학생)
▲서종채 의병장 후손이 제작한 자료(서수민 학생)

정부는 1980년 독립장을 추서하였다.

호남 제5의진 의병장 신화산

신화산(미상~1909) 의병장은 전북 고창 사람이다. 전북 무송에서 의병장으로 활약하였다.

신화산은 1907년 무송에서 의병을 일으켜 200여 병사들을 이끌고 전해산 의진과 동맹하였다.

전해산 의병장은 1908821일 선봉장 정원집과 함께 다시 거병하여 전라도 나주·영광 일대를 중심으로 19093월까지 일제에 대항하여 무장투쟁을 전개한 의병장이다.

신화산은 이 같은 연합의진의 하나인 호남 제5진 의병장으로 항일 무장투쟁을 전개하다가 일경에 붙잡혀 대구에서 순국했다.

정부는 1995년에 애국장을 추서하였다.

삼남의병대장 유지명

유지명(1881~1909) 의병장은 전북 고산 출신이다.

19079월 초순경부터 스스로 창의대장 또는 삼남의병대장이라 칭하고 삼남의병대장의 인장이 찍힌 의병모집 격문 1통과 의병모집 및 부하 계식의 취지를 기재한 문서 2통을 만들어 이를 게시하고 의병 수백 명을 모집했다.

총 수백 정을 정비하고 각 부서를 정했다.

군자금 필요를 위해 호남의 대부호 김진사의 사음 이성순 외 수십 명에 대해서 고조 수백 석을 보관해 둘 내용의 문서 4통을 만들어서 군량 징발의 준비를 하고 때로는 수십 몇 또는 수백 명의 부하를 인솔하고 전라북도 용담군 고산군 및 충청남도 은진군 등지에서 활약했다.

1908713일 일 헌병에게 체포되었으나 탈주했다.

1909123일 일 헌병에게 다시 체포되어 322일 광주지방재판소에서 교수형을 선고받고 공소했으나 형이 확정되어 대구감옥에서 사형 순국했다.

정부는 1977년에 독립장을 추서하였다.

군자금 모금 활동 전개한 정원국

정원국(1876~1909) 190911일에서 2일에 걸쳐 전북 전주군 구이동면 및 임실군 상신면 관내에서 부하 4명과 함께 총기를 갖고 김선문 외 6명으로부터 군자금을 모집한 후 일경에게 붙잡혔다.

그해 225일 광주지방재판소 전주지부에서 소위 강도죄로 교수형을 언도받아 공소하여 그해 424일 대구공소원에서 기각되자 다시 상고했으나 514일 대심원에서 기각, 형이 확정되어 순국했다.

정부는 1991년에 애국장을 추서하였다.

저항하라, 그리고 실천하라, 다시 기록하라

▲김공삼 의적비(전북 고창군 아산면)
▲김공삼 의적비(전북 고창군 아산면)

5.18민중항쟁 43주년을 맞이하여 전국의 뜻있는 많은 시민들이 빛고을 광주를 방문하였다.

타 지역에서 찾아온 학생과 시민들을 안내와 설명을 맡아 진행하였다. 코로나 이후로 많은 탐방객들이 오월정신을 알기 위해 찾아와 주신 것에 감사함을 전한다.

특히 청소년들의 답사와 탐방은 민주의식과 시대정신이 희박해지고 있다는 걱정하는 분위기에서 한줄기의 빛이자 희망이었다.

젊은 세대들이 정치에 무관심하고 이기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걱정을 많이 한다.

그래서 세대 간 갈라치기를 하며 갈등을 조장하는 세태이다.

그러나 여전히 사회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

국립 5.18묘지를 안내하는 중에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청소년과 청년들을 많이 만났다.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

그 중에서 매년 찾아오는 산청 간디학교 학생들, 부산에서 새벽에 출발하여 달려와서 5.18사적지를 진지하게 살피던 고등학생들,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로운 한일관계를 모색하는 평화나비 대학생들에게서 살아있는 모습을 확인했다.

역사는 그렇게 도도하게 흐르고 있다.

사필귀정, 역사는 기억할 것이다.

▲김남철 이사/나주학회
▲김남철 이사/나주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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