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조성환
“7대 의회에서는 그냥 이대로 하죠?”

나주사랑시민회(회장 김제평)가 지난달 21일 나주시의회에 의회회의공개를 촉구하는 인터넷생중계 제안에 대해 나주시의회가 의원들간 의견을 묻는 자리에서 누군가가 “7대 의회에서는 그냥 이대로 하죠?”라는 말에 만장일치로 나주사랑시민회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지난 9일 김판근 의장을 만나 의원들이 반대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런데 이유가 없었다.

단지, “7대 의회에서는 그냥 이대로 하죠?”가 그 이유이면서 결론이었다. 기자는 믿기지가 않았다.

그래서 2~3차례 더 물어봤다.

하지만 답변은 똑 같았다.

동네모임에서 조차도 하지 않는 의사결정을 나주시의회가 하고 있었다.
어떤 단체든지 결론을 도출해 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 중에서 제시된 이유를 듣고 합당한 결론을 도출해 내는 것이 회의 방식의 1·2·3이 아닐까?

그런데 나주시민의 목소리를 담아내어 의정활동을 펼쳐야 될 나주시의회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인터넷 생중계방안을 거부했다는 것은 지방자치의 개념조차도 모르는 행위다.

사실, 인터넷생중계와 관련해선 7대의회만이 이렇게 무성의하게 해왔던 것은 아니다.
5대, 6대의회에서도 몇몇 시민단체가 인터넷생중계를 요구해 왔었다.

그것도 예의를 지켜 항상 공문형식을 취했다. 하지만 의회는 시민단체만도 못했다.
이유도 없이 ‘묵묵부답’ 그 자체였다.

이번에도 나주사랑시민회는 인터넷생중계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A4용지 2장분량의 이유를 들어 공문형식으로 보냈었다.

그리고 의원개개인에 대해 공개질의서까지 첨부했다.

하지만 나주시의회는 간단했다.

답변형식도 공문이 아닌 단지 나주사랑시민회 김제평 회장에게 “안하기로 했다”는 전화통지로 끝내버렸다.

특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러한 결정에 아무 이유도 없었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7대 의회는 그냥 이대로 하죠”에 모두가 동의해 버린 것이다.

생각할수록 어이없는 일이다.

나주사랑시민회가 의원개개인에게 보낸 공개질의서 역시, 홍철식 의원, 단 한명의 의원만이 답변을 해오고 나머지 의원들은 ‘묵묵부답’이었다.

이를 제안했던 시민단체도 나주시의회가 불가한 그 이유를 듣고나서 그 이유가 합당한지? 아닌지?를 판단한 후, 자신들의 제안을 철회한다거나 아니면 이를 다시 의회에 제안한다거나 할 것이 아닌가?

하지만 시의회는 이번 일로인해 이러한 기본개념조차도 없는 집단이 돼 버렸다.

특히, 나주사랑시민회가 의원 개개인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낸 것은 의원들 개개인이 시민의 대표자이기 때문에 인터넷생중계에 대한 의원의 책임있는 의중을 듣고 싶어서 였을 것이다.

시민을 대표하는 의원이라면 책임감있게 자신의 생각을 시민들에게 나타낸 후, 주민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면 이를 설득해 나간다거나 아니면 자신의 생각을 바꾼다거나 하는 것이 일반적인 의사소통이다.

더욱이 민의를 수렴하고 대변하는 위치에 있는 기초의원들은 이같은 자세가 습관화 돼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에 나주시의회가 해온 행위는 시민을 ‘뒷간의 막데기’ 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이다.

의원들이 자신의 존재 의미를,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존재로 생각했다면 시민단체의 인터넷생중계 제안을 저리 이유도 없이 간단하게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인터넷 생중계는 의원들 자신들에게 편리하느냐? 불편하느냐?을 가지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지방자치제를 위하여 시민들에게 가공되지 않고 정확한 정보를 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다.

지방자치제의 의미가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정확하게 알아야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

이는 사실, 삼척동자도 아는 의미다.

나주시의회만 모르는 것 같다.

가까운 진도와 화순에선 진즉 이를 실시해 오고 있다.

최근 전국의 의회도 이같은 추이로 변모되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나주시의회 역시, 이제 인터넷생중계 시스템을 받아들이는데 더 이상 미적거려서는 안 될 것으로 본다.

풀뿌리 지방자치제의 성공여부는 주민의 인식에 있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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