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명: Nymphoides indica (L.) Kuntze

 

▲아침에 피었다 저녁이면 시드는 하루살이 어리연꽃

조름나물과 식물은 덩굴성 줄기를 가진 수생 또는 습생으로 고산의 못이나 늪에서 자란다.

 한국에는 조름나물속의 조름나물 1종이 있고 어리연꽃속은 어리연꽃, 좀어리연꽃, 노랑어리연꽃 3종이 자라고 있다.

조름나물은 주로 강원 이북에서 자라며 멸종위기식물 2급으로 분류될 만큼 희귀한 종이다. 먹으면 졸린다는 뜻의 수채(睡菜)에서 유래된 이름인데, 정신불안을 진정시키는 조름나물의 약성과 유관한 것으로 보인다. 어리연꽃과 노랑어리연꽃은 주로 따뜻한 중남부지방에 분포하며 좀어리연꽃은 중부이북지역에 분포한다. 모두 물 깊이가 낮은 양지바른 습지에서 잘 자라며 흙 속에 박혀 있는 뿌리줄기와 물에 뜨는 잎을 가지는 반침수성식물이다.

『어리연꽃』의 접두사 ‘어리’는 어리다, 작다, 비슷하다는 의미이다. 좀어리연꽃(Nymphoides coreana (Lev.) Hara)을 흰어리연꽃이라고도 하는데 ‘좀’은 어리연꽃에 비해 개체가 더 작다는 점을 강조한 정명이고. ‘흰’은 꽃빛이 희다는 것을 강조한 이명이다. 종소명 ‘코레아나(coreana)’ 는 좀어리연꽃이 한국원산임을 표시한 것.

노랑어리연꽃(Nymphoides peltata (J.G.Gmelin) Kuntze)은 꽃이 노랗고

▲아침에 피었다 저녁이면 시드는 하루살이 어리연꽃

잎이 작은 것을 나타낸 이름인데, 종소명 ‘펠타타(peltata)’는 방패모양의 잎을 의미한다. 어리연꽃의 잎들은 모두 깊게 갈라져 있는 공통점이 있지만 (좀)어리연꽃은 ‘V’자 형으로 넓게 갈라졌다면 노랑어리연꽃은 끝만 오목하게 약간 벌어질 뿐 가운데 쪽으로는 방패처럼 닫혀(서로 맞닿아) 있어서 뚜렷이 구별된다.

더 비교하면, 좀어리연꽃의 꽃갓(花冠)은 직경 5~8mm에 키가 1~10㎝로 셋 중 가장 작아서 수위가 안정된 얕은 지대를 찾는데, 어리연꽃은 1.5㎝ 정도로 조금 더 크고 수심이 1m 내외인 곳을 서식처로 삼는다.

노랑어리연꽃의 꽃은 3~4㎝이며 역시 1m 내외인 깊이를 선호한다.

또 좀어리연꽃의 개화기는 대략 6~7월, 노랑어리연꽃은 7~8월, 어리연꽃은 8~9월로 한 달 정도씩 차이가 있다.

어리연꽃의 꽃은 흰 바탕에 가운데만 노랗게 물들며 다섯 갈래의 꽃받침잎 가장자리에는 흰 술이 사방으로 퍼져서 마치 별의 빛살을 흉내 내는 것처럼 보인다.

 거울처럼 잔잔한 물결 위에 쟁반 같은 잎을 펼쳐놓고 그 갈라진 잎새로 샛별처럼 떠오른 꽃을 굽어보면 예쁘고 앙증스러울 뿐더러 티 없고 적막하여 이를 데 없다. 어리연꽃속을 지칭하는 속명 님포이데스(Nymphoides)는 잎모양이 수련속(Nymphaea)을 닮았다는 뜻의 희랍어를 합성한 라틴어이다.

이 수련의 속명 님파이아는 또 로마 신화에 나오는 산천초목의 요정 님프(Nymph)에서 유래되었다. 아름다운 님프는 산이나 강, 숲이나 골짜기 등 자연물에 머물며 그것들을 수호하는데 올림포스의 12신처럼 불로불사(不老不死)의 존재는 아니고 수명은 대단히 길며 남자들에게 매우 친절하다고 하였다.

흔히 작고 예쁜 것을 못 참아 ‘요정(妖精) 같다’할 때 층층이 피어오르는 은방울꽃을 요정의 사닥다리((fairy ladders), 활량나물의 대롱거리는 꽃부리를 요정의 장화(Fairy boots), 삼지구엽초의 활짝 편 꽃깃을 요정의 날개(Fairy Wings)라 하였듯, 물에 어린 해사한 어리연꽃을 향해서는‘물 위의 요정’이라 불러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어리연꽃들은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이면 시들고 마는 애잔한 하루살이 꽃이다.

 연꽃이라 불리면서도 연꽃과 식물이 아닌 어리연꽃은 물위에 뜬 잎에서 뿌리가 나와 물위를 떠다닌다.

그러다가 잎 바로 밑의 마디에서 번식아(繁殖芽)와 꽃대가 나오고, 그 꽃이 시들면 뿌리는 아래를 향해 지면에 닿고 이내 새 줄기를 내어 독립된 개채로 성장한다.

어리연꽃속 식물은 비록 호소가 바닥까지 혼탁하여도 깨끗이 정화하는 능력과 성품을 지녔다. 뿌리줄기로 산소를 공급하여 수중의 혐기(嫌氣, 산소 부족 환경)상태를 개선하고 고인 정수역의 수질을 개선하여 건강한 수중생태환경을 조성한다.

어쩌다 흘러흘러 살게 된 곳이 얕으면 얕은 대로 깊으면 깊은 대로 부지런히 뿌리줄기를 내려 그들만의 안락한 마을을 꿈꾼다. 노랑어리연꽃은 빛나는 방패잎을 치켜들고 전사처럼 물터 가장자리를 지키고, (좀)어리연꽃은 잎을 개방형(V)으로 활짝 열어 순정하고 평화로운 자신들만의 성채에서 온하루 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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