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순 편집국장
sw** 대통령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세상이 완전히 달라진 기분입니다. 이게 바로 ‘사람 사는 세상’ 이구나 하는 걸 느껴요. 감사합니다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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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와, 이런 분을 뽑은 내 자신이 진심 대견할 뿐이다. 비록 한 표 행사일 뿐이지만 뿌듯하기 이를 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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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 그동안 사악한 새엄마 밑에서 학대받다가 서로 사랑하는 엄마아빠 밑에서 크는 아이가 된 듯합니다. 76% 국민들은 하루하루가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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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난 9일 이후 인터넷포털 사이트와 각종 SNS에서는 연일 대통령의 행보와 청와대의 동향에 촉각을 곧추 세우고 있다. 곳곳에서 축제가 벌어지고 있다.

술 마시고 춤추며 흥청거

리는 축제가 아니라 진정 마음으로 흐뭇하고 만족해서 주고받는 ‘선플(착한 댓글)’을 보면 그렇다.

소위 ‘문빠’들이 그런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빠’도 아니고, 더불어민주당 당원도 아니고, 심지어 선거에서 기호1번을 찍지 않은 사람조차도 “어떻게 나라가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 있냐”며 눈이 휘둥그레진 표정들이다.

여기에 슬쩍 꼽사리를 끼는 사람이 나만은 아닐 터, 어쩌면 너무도 당연하고 상식적인 일들이었는데 우리는 지난 5년, 아닌 10년 동안 이상한 대통령, 구중궁궐 비밀스런 청와대의 모습에 얼이 빠져 있다가 이제야 번뜩 제 정신이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우리만의 생각일까?

우리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선거를 치른 프랑스와 우리나라를 비교하는 해외소식을 살펴보었다. 미국의 타임지는 프랑스 대선과 한국 대선을 비교하며 한국은 성숙한 민주주의, 프랑스는 포퓰리즘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이 성숙한 민주주의 나라란 사실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국민의 성숙한 민주주의 문화를 모르고 산다.

서방세계에서 집회, 시위나 선거문화에서도 나타나지 않는 평화시위문화, 선거참여율, 민주정권 만들기를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달라진 것이 또 하나 있다. 민주주의 문화예술이다. 민중가요, 민중미술, 민중예술... 삼십 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는 이것들을 대하면서 ‘그들만’이 모인 자리에서나 누릴 수 있는 ‘그들만’의 한풀이로 여겼고, 일반대중에게 내놓는 자체를 쉬쉬했던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반전이 이뤄지고 있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것을 두고 몽니를 부렸던 정부, 그리고 그것을 부르지 못하면 가슴의 응어리가 풀리지 않을 것 같아서 더욱 애가 닳았던 광주에 문재인 정부는 목 놓아 부를 자유를 선물했다. 이것만으로도 보상을 받았다는 기분이 든다.

이런 분위기를 몰아서 나주를 바라보자. 지난해 총선에서 ‘안풍’에 밀렸다고 생각했던 더불어민주당은 다시 승기를 잡았다며 한껏 고무돼 있는 표정이다.

이대로만 가면 내년 지방선거 승리는 따 놓은 당상이라는 분위기다. 그러면서 요즘 더민주당쪽 사람들 사이에서는 “너도 수시로 핸드폰 배터리 점검하고, 자면서도 핸드폰 쥐고 자냐?”는 물음이 오가고 있다.

선거결과에 대한 논공행상이 시작되면서 위에서 언제 부를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선거공신들의 기대심리를 우스갯소리로 전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당은 투표 당일까지도 ‘샤이 안철수’를 굳게 믿고 승리를 낙관했으나 투표 마감직후 출구조사에서 환상이 깨지자 사전투표 개표도 끝나기 전에 당직자들이 일찌감치 불 끄고 철수했다는 후문이다.

문득 삼국지의 한 대목이 생각난다.

유비가 아직 힘이 없어 조조에게 의탁하고 있을 때 하루는 조조와 점심을 먹게 되었단다. 유비는 농사를 짓던 차림새였는데, 조조가 천하의 영웅들을 논하며 유비와 자신만이 진짜 영웅이라고 하자 유비는 자신은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때 번개와 함께 벼락을 치자 유비는 놀라 젓가락을 떨어뜨리며 상 밑으로 몸을 숨겼다. 조조는 깔깔거리며 웃었다.

유비를 겁쟁이라 생각한 것인데, 실은 이 모든 것이 유비가 조조로부터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꾸민 행동이었던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주머니에 출사표를 넣고 다니는 사람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이제 본격적으로 지역정치권이 뜨거워질 조짐이다.

지난해 총선에서, 그리고 이번 대선에서 보여준 유권자의 표심은 어느 한 순간에 뒤바뀌는 것이 아니고, 한 번 동지는 평생동지라는 말은 해병대에서나 가능하다는 현실도 확인되고 있다.

다만 바라는 것은, 아직 1년이나 남은 지방선거에 연연해 편 나누고, 적대하지 말고, 좋은 일에 박수쳐주고, 배려와 이해와 양보와 사랑으로 상대를 응원하며, 묵묵히 신발끈을 동여매고 경주를 준비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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