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버린 시간의 뒤안길에서
밤마다 까마귀 부리에서 피어나는 홍련화
십이척 솟을대문 삭은 설주에
그 아버지의 통곡이 서려 있었다
폐쇄된 뒷뜰 정원엔, 하늘의
검은 구름도 내려와 있었다
불온한 사상의 범죄자로 누명을 쓴 아버지는
성긴 핏대가 터졌고, 어머니까지
불귀객이 되어버린 천애의 고아 효심이
스무 해를 돌배처럼 살아온 그는 보았다
삭아내린 대리백통하며, 사지가 게처럼 오그라진
그 민경 아저씨의 천벌을
곱게 피어나야 할 어린 꽃가슴에서는
검붉은 피가 터져 나오고, 매일
한숨으로 가득, 넋을 달래며
폐가 안방에서 무당처럼 살아가는
애처러운 효심이
밤마다 까마귀 부리에 맺히는
홍연화만 따먹고 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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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상섭
백호문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