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새벽 나주시 송월동 3층 건물 화재 신속한 신고 신속한 대응& 김도연 서장 “3분만 늦었어도...가정용 소화기·매연방독면 비치 필수”

새해 첫 일요일인 지난 6일 새벽 1시 20분, 119 상황실에 다급한 목소리의 제보전화가 들어왔다.
“나주문화예술회관에서 내려오다 보면 ○○○ 옆에 불이 났어요.”“주택인가요?”
“주택은 아니고 자동차부품대리점입니다.”

같은 시각 또 다른 신고전화, 이번엔 화재현장에서 걸려온 전화였다. 연기가 너무 많아 나갈 수가 없다는 신고자의 목소리에 옥상으로 대피하라는 안내를 하고 긴급출동명령이 내려졌다.

화재현장은 나주소방서로부터 1.1km 떨어진 곳, 경현센터 지휘차와 구급차, 펌프차가 3분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이어서 이창센터, 빛가람센터, 공산, 문평, 남평, 무안센터에서 펌프차와 구급차, 구조대차, 탱크차, 사다리차까지 잇달아 화재현장으로 집결했다.

화재가 난 건물은 조립식 철골조로 지어진 3층 건물로 화재는 2층 창고에서 발생한 불길과 검은 연기가 3층 주택으로 향하고 있었다.

3층 주택에는 건물주 김 아무(여·48)씨가 출타한 가운데 대학생 자녀 두 명과 친척, 지인 등 대학생 6명이 함께 모여 놀고 있었다.

현장에 도착한 차경천 지휘대장은 조립식 판넬 구조의 특성상 화재가 순식간에 확대되고 유독성 연기가 다량으로 발생할 것을 감지하고 즉시 인명구조를 위한 작전에 돌입했다.  

현장에는 에어매트가 깔리고 사다리를 연결해 3층으로 진입한 구조대원들이 검은 연기 속에서 학생들을 로프로 묶은 뒤 한 명씩 사다리를 통해 밖으로 내려 보냈다.

학생들은 심하게 취한상태로 몸을 가누기가 어려운 상태였으며, 특히 여학생들은 겁에 질려 사다리로 옮겨 탈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조대원들이 이들 여학생들을 안심시켜 무사히 탈출시키는데 걸린 시간은 채 20분도 되지 않았다.

여섯 명 가운데 연기를 마신 이 아무(20)군과 노 아무(19)군은 전남대학교병원으로, 이 아무(23)양과 노 아무(21)양은 조선대학교병원으로 각각 이송되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아무(23)군 등 두 명은 귀가했다.

화재는 새벽 3시 30분경 완전히 진화됐으며, 이날 현장에 출동한 인원은 김도연 소방서장 등 소방관 34명, 경찰 4명, 한전 관계자 2명, 의용소방대원 10명 등이었으며 최초 화재현장을 목격하고 신고부터 진화과정까지 현장을 지켜 본 시민 A씨였다.

지난 1일자로 제22대 나주소방서장에 부임한 김도연(58, 지방소방정)서장은 취임 엿새 만에 발생한 이날 화재현장을 진두지휘하면서 “지난 2014년 담양소방서장 재임 당시 담양의 한 펜션 바비큐 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대학생 4명이 숨진 사고가 재연되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는데 다행히 모두 구출돼 한시름 놓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김 서장은 “화재현장에서 발생하는 연기는 나무 땔 때 나오는 ‘냉갈’과는 성분이 달라서 서너 모금만 마셔도 쓰러질 수 있다”면서 “새해에는 각 가정과 직장에 소화기와 함께 매연방독면을 구비해 놓도록 시민단체와 공동주택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계도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서장은 나주시 노안면 출신으로 1986년 소방공채로 입문해 화순소방서장, 영광소방서장, 담양소방서장, 전남소방본부 방호구조과장, 전남소방 항공대장 등을 역임했다.

소식을 전해들은 시민들은 연말연시 잇단 화재사고로 소중한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뉴스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주소방서가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으로 여섯 청년의 목숨을 구해냈다는 소식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한편, 이날 화재로 건물과 자동차부품 등이 불에 타 소방서 추산 4천8백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정확한 사고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경찰이 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해 놓은 상태다./ 김양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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