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명: Agrimonia pilosa Ledeb. & 장미목 장미과 짚신나물속의 다년초

『짚신나물』의 속명 아그리모니아(Agrimonia)는 '가시가 많다'는 뜻으로 열매가 우엉처럼 통째 떨어져 사람 옷이나 짐승의 털에 잘 들러붙는다. 

종소명 필로사(pilosa)는 줄기와 잎맥에 난 ‘부드러운 털’을 의미하는 라틴어이다. 주로 햇살이 드는 산지의 길가나 작은 계곡이 있는 주변에 흔하다. 

변로황(邊路黃)이라는 짚신나물의 한자명은 ‘길가에서 노랗게 피는’ 이 식물의 서식처를 잘 그렸다. 
‘짚신’은 씨앗에 연결된 갈고리모양의 털이 짚신에 잘 들러붙는다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 하고 더러 잎 가장자리에 거친 톱니와 주름진 잎이 짚신을 닮았다고도 한다. 

열매의 날카로운 털이 옥니처럼 안으로 굽었다거나 노두 부분의 겨울눈(冬芽)이 용의 이빨(龍牙草)을 닮았다거나 뿌리가 검고 그것이 짐승의 어금니 같다고 하여 이리의 어금니(狼牙草)라 부르기도 한다. 

또 노랗고 긴 꽃줄기를 비유하여 황룡의 꼬리(黃龍尾), 황우의 꼬리(黃牛尾)라 하듯 금선초(金線草), 금선용아초(金線龍牙草)는 ‘실 같은 꽃줄기에 다닥다닥 붙은 노란 꽃이삭’을 묘사한 이름이다. 

확인해보지 못했지만 오이향이 나서 과향초(瓜香草)라 한다면 다른 이름 지유(地楡)도 쉽게 설명된다. 

지유는 오이풀의 생약명인데 잎에서 오이향이 나고 성질이 차며 수렴· 지혈 등의 작용도 있어 짚신나물의 효능과 유사한 점이 있다. 

또 꽃대의 형상이 소 등골 같대서 등골짚신나물이라고도 하는데, 용아초 낭아초와 함께 짚신나물의 생약명인 선학초(仙鶴草)는 화수(花穗, 한 개의 꽃대에 무리 지어 곡식의 이삭 모양으로 피는 꽃)의 맨 윗부분이 마치 겨울철새인 학(仙鶴, 두루미)의 모가지 같아서 부르게 된 이름일 것이다. 

짚신나물의 키는 60~120cm 정도 자라고 총상꽃차례로 노란 꽃이 피는데, 보통은 6~8월에 피지만 더러 10월까지도 핀다. 성숙한 열매는 갈고리 같은 털이 있어 다른 물체에 잘 붙는다. 

같은 속의 산짚신나물은 턱잎은 반월형이며 한쪽 가장자리에 큰 톱니가 있다. 

짚신나물에 비해 크고 꽃은 듬성듬성 달린다. 

산짚신나물(Agrimonia coreana Nakai)은 종소명이 코레아나(coreana)이다. 

이 식물이 한반도에 분포하며 표본 채집지 임을 시사한다. 

산에 사는 짚신나물이라는 뜻이므로 짚신나물에 비해 산기슭에 집중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습기가 많은 계곡 주변에서 더러 짚신나물과 겹치기도 한다. 

짚신나물이 전체적으로 여성적이라면 산짚신나물은 투박하고 잎이 커서 남성적이다. 

짚신나물속은 일본, 중국, 아무르, 히말라야, 인도차이나, 남아메리카 등을 비롯하여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한다.

명(明)나라 이시진(李時珍)은 그의 《본초강목습유(本草綱目拾遺)》에서 “나는 이 풀을 정원에 심고 관찰하였는데 소서가 지나니 꽃대가 나오고 , 대서가 되니 봉오리가 생기고 꽃이 피었다, 뒤이어 이삭이 생겼는데 마치 마편초(馬鞭草)와 같았다. 

그러나 꽃은 노랗고 작게 한 곳에 모여 피었다. 

마편초는 꽃이 자색(紫色)이어서 자정용아(紫頂龍牙)라 부르고, 짚신나물은 노란 꽃이기에 금정용아(金頂龍牙)라 부른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고 전한다. 

「선학초(仙鶴草)」는 쓰고 찬 성미로 토혈, 요혈, 변혈, 육혈 등 출혈을 수렴 지혈하며 급성유선염, 설사, 이질, 대하 등을 치료한다. 

약리 실험에서는 강심작용, 항염증작용, 항균 및 항기생충작용,  트리코모나스증, 결핵 억제작용, 항바이러스작용, 진통작용 등이 밝혀졌다.

선학초의 약성이 매우 광범위하여 최근에 항암효과에 관한 연구결과들이 많아졌는데, 북한에서 펴낸 <동의학 사전>에는 “이 식물을 위암·식도암·대장암·간암·자궁암·방광암 등에 쓴다.”고 적혀 있다. 

암세포는 억제하고 정상세포는 늘어나게 하는 약리작용은 부작용 없는 생약의 복합적· 다기능적 특성이다. 

짚신나물의 꽃말로 정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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