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사 사장이 아닌 고객들이 인정해 주는 ‘나주 역’ 만드는 게 꿈”

                김병기 나주역장

“나주 시민이 있기 때문에 나주역이 존재할 가치가 있습니다. 1년 365일 문화 예술 전시가 이루어지고 오감만족을 통해 나주 시민이 인정해 주는 최고의 친절한 역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부임한지 4년째를 맡고 있는 김병기 나주역장.

철도 역하면 어딘가 모르게 강인하고 남성적인 분위기를 주지만 나주역은 김 역장이 부임한 이후, 여성적이면서 부드러운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느끼게 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마음에 부담감이 없다.

그것은 고객 ‘맞이방’에 네 줄로 줄지어 전시된 김 역장의 손수 작품들이 나주역의 분위기 메이커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

김 역장은 그림을 그리게 된 동기를 “초등학교 때 선생님께서 그림을 잘 그린다는 말에 틈틈이 그림공부를 계속해 왔던 것이 지금까지 취미생활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 역장의 취미생활이라는 표현은 ‘겸손의 말’ 이다.

김 역장의 경력을 보면 대한민국 미술대전을 비롯해 전남도전과 공무원 미술대전 입선, 철도 미술대전에서는 대상까지 수상했고 어등 미술대전에서는 우수상, 근로자 미술대전에서는 은상을 수상했었다.

그림에 무뢰한들도 전시된 김 역장의 작품들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난다.

김 역장은 자기의 이같은 소질을 업무와도 접목시키며 지역사회에 많은 사람과 공유하기 위해 노력도 한다.
지난 2006년도 7월에 나주역장으로 부임해 왔던 김 역장은 “그림 그리는 것을 업무와 어떻게 접목 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해 오다가 나주역에서 KTX열차를 이용하는 1,000번째 고객마다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을 선사하는 행사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지역에서 열리는 축제를 찾아다니며 현장에서 직접 그림을 그려 사람들에게 증정도 하고 있다.

김 역장은 영암군 왕인박사 축제 때 겪었던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도 갖고 있다. 당시, 지역 노인 분께 부채그림을 그려 주었는데 그 분께서 직접 농사지은 찹쌀이라고 나주역까지 가져 왔는데, 김 역장이 다시 이를 택배로 그분께 돌려보냈단다.

그런데 나중에 그 분께서 전화를 걸어와 “어른의 마음을 모른다”며 “젊은 사람이 너무 빡빡하게 산다”며 호통을 쳐서 혼난 일도 있었다. 김 역장은 “지금 다시 만나 뵌다면 막걸리라도 한잔 대접해 그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김 역장은 부임 후 추석 명절 때마다 해 왔던 고객들과의 윷놀이 행사를 올 추석 명절에도 추진할 예정이다. 처음에는 노래공연행사를 했는데, 노래공연행사의 경우 공연을 보고 가 버리면 고객들의 마음속에 별로 남는 것이 없겠지만 고객들과 윷놀이도 하고, 또한 김 역장이 그림을 직접 그려 선사하면 받는 사람은 적을 망정 고객들의 마음 속에 오래 남을 것 같아 윷놀이 행사로 교체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2년간 4번의 행사를 치렀는데 고객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다.

“철도공사 사장이 인정해 주는 최고의 베스트 스테이션(역)이 아닌 고객들이 인정해 주는 최고의 친절한 역을 만들겠다”는 것이 김 역장의 꿈이고 목표다.

그래서 김 역장은 누구에게나 철도와 관련해 도움이 필요하신 사람은 역장실을 찾아 줄 것을 당부한다. 간혹 김 역장이 해결하지 못할 부분도 접하겠지만 “그럴 때는 피하지 않고 해결하지 못한 이유와 죄송함도 함께 용서를 구하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 역장은 개인적으로 “내년 전국체전이 나주시에서 열리게 되는 만큼 전남에서 나주를 찾는 고객들에게 최고의 친절과 아름다운 마음까지 담아 나주를 전달할 수 있는 일을 마치고 다른 역으로 전보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다.
/조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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