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 편집국장
지난 10월 23일 토요일.

나주 청소년수련관 공터에서 작은 체육행사가 열렸다. 지역주민들께 최고급 음악을 선보인다는 뮤지크 바움(대표 조기홍)이 지역의 몇몇 단체를 초빙 족구대회를 열었던 것.

이날 참석한 단체들은 총 6개 단체로 종교단체를 비롯해 언론인과 그리고 나주시의회 팀이 참가해 한판을 겨뤘다.

이날 체육행사는 승자에게 우승컵도 상품도 없었다. 오직 친목을 위한 족구대회였다.

그래선지 참가팀들은 상당히 마음 편한 상태에서 경기에 임하는 모습들이었다.

이들 팀 중에서도 관심을 끈 것은 나주시의회팀.

4명이 한 팀을 이뤄 경기를 진행하게 된 이번 대회에서 나주시의회 팀은 민주당 장행준 의원과 무소속 홍철식 의원 그리고 의회공무원 2명이 모여 한 팀을 이뤘다.

이날 의회 팀은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4명 모두가 손발을 맞춰가며 열심히 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경기에 들어가기 전엔 김덕중 의장을 비롯한 김철수 행정자치위원장 등이 참석해 분위기를 돋우기도 했다.

의원들은 왠지, 지난 민선 4기(의회는 5대)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지난 민선 4기를 돌이켜보면, 나주시의회는 대립과 갈등의 장소였다.

민주계의원들과 무소속의원들은 곳곳에서 대립각을 세우며 감정의 골만 깊게 팠다.

의회가 의안에 대한 합리성에 따른 집행부 견제보다는 ‘니편-내편이냐?’가 먼저였다.

당시, 이는 의회만의 풍경이 아니었다.

시민은 시민대로, 사회단체는 사회단체대로 서로가 ‘니편-내편’으로 갈라져 싸웠다.

나주시 9만여 시민 모두가 ‘니편-내편’으로 갈라져 싸우는 듯 한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결국에 지난 2008년도 여름에 나주시의회는 제 역할보다는 정치싸움에 휘몰리다보니 의회건물에 사회단체가 의회죽음을 나타낸 만장까지 내걸면서 수모를 당하는 아픔까지 겪었다.

그렇지만 의원들은 의회 지위를 세우는 것보다는 정치싸움이 더 우선이었다.

연말까지 계속된 의원들 간 명분 없는 싸움은 시민들에게 피로감만 누적시켰다.

이러다보니 ‘의회무용론’까지 대두됐다.

시민들로부터, “의회는 시민세금만 축 낸다”는 비난도 빗발쳤다.

의회의 지위는 끝없는 추락이었다.

하지만, 민선 5기(의회 6대)들어 나주시의회는 지난 민선 4기(의회 5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 가고 있다.

이번 족구대회에서처럼 민주계 의원과 무소속 의원들이 의회차원의 일이라면 함께 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23일에는 민주당-무소속 의원들이 함께 한 나주시의회 봉사단이 결성돼 의원들이 직접 장애인 목욕봉사를 실시했다.

장행준 운영위원장은 “시민들의 민의에 따라 선출된 의원들이기 때문에 시민들과 함께 하는 의회상이 정립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6대 의회는 그러한 방향으로 의회를 이끌어 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의회는 각 지역에서 시민들의 민의에 의해 선출된 의원들의 집합체다보니 의원들 개개인마다 자기 성향을 강하게 노출하는 곳이 곧 의회다.

그래서 의회는 대립과 갈등이 항상 내재돼 있다.

그러한 속에서 요구되는 것이 정치력(협상력, 타협력)이다.

6대 의회가 새로운 선진의회상을 만들어 가기 위한 노력이 느껴지고 있는 이때, 의회가 이번 기회에 구태를 완전히 벗어 던져 버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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