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옥 씨

건강검진 환자의 광주 유출이 지역의료계의 새로운 고민거리로 대두되고 있다.

농협과 나주시가 직원들을 위해 검진비용을 지원하자 광주소재 중·대형 병원들이 ‘맞춤형 건강검진 상품’을 내놓으며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이더니 결국은 검진시장을 싹쓸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증질환이 의심되는 경우라면 광주에서 검사받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지만 건강검진까지도 꼭 그래야 할까?

무작정적인 광주지역의 중·대형병원 선호경향이라고 볼 수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의료기술과 의료장비에서도 차이가 날뿐 아니라 훨씬 더 믿음이 가기 때문인 것 같다. 개인의 선호도까지 탓할 수는 없겠지만 지역 의료기관의 장점을 지나치게 간과하고 있음에 분명하다.

무작정적인 광주의 대형병원 선호경향

과연 광주의 건강검진 수준이 나주보다 훨씬 높을까? 지역에 없는 초고가의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정밀검진이라면 모를까 오히려 지역병원에서 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이 본인의 생각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나주지역 검진병원들의 의료기술과 장비가 결코 광주에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은 다양한 학술대회와 세미나를 통해 최신 의학정보가 실시간으로 교류됨에 따라 의료기술이 표준화돼 있다.

나아가 나주중앙병원 박용선 원장과 같은 내과 전문의들은 지역환자들에 대한 풍부한 임상경험과 이해를 바탕으로 보다 정밀하게 검진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환자들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해석해 줄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종합검진에 사용되는 의료기기 역시 폭 넓게 보급돼 광주와 차이가 거의 없다. 다만 지역 병원들이 뒤처지는 점이 있다면 그것은 대체로 낡은 시설과 환경 등 의료 외적인 측면이다.

둘째, 지역병원에서는 훨씬 합리적인 비용으로 건강검진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나주시청에 건강검진상품을 내놓은 광주지역 11개 병원들은 대장내시경검사나 CT촬영 등 정밀검사를 할 경우 별도의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결국나주중앙병원 보다 최소한 10만원이상의 비용을 더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셋째, 지역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할 때의 가장 큰 장점은 검진결과가 병원에 남아있어 검진환자의 미세한 변화라도 정확히 파악하여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광주소재 병원에서의 건강검진은 그 자체로 끝나기 십상이다.

지역의 병원들이 주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경쟁력 있는 병원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더 나은 의료기술과 의료장비,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겠지만 지역주민들도 지역 병원을 믿고 이용해주어야만 빛을 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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