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군 선관위계장 전계성씨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행복, 사랑, 희망, 꿈 등 갖가지 계량적으로 측정할 수 없는 자신만의 가치를 저마다 주장할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정신적인 가치를 제외한다면 물질적으로는 제일 필요한 것이 돈이 아닐 듯 싶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위력을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매일매일 살아가면서 체험하고 있다.

돈은 쓰임새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한 인간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모금에 고사리 같은 손으로 기부하는 초등학생의 깨끗한 돈, 자신의 유흥욕을 채우기 위해 도둑질을 해서 술과 성을 사는 더러운 돈 등 그것을 쓰고 사용하는 사람의 목적에 의해 가치가 천양지차다.

돈의 쓰임과 가치는 정치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정치가들이 국민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자원을 배분하고 정책을 개발하고 분쟁을 조정하는데 돈을 쓴다면 말 그대로 돈은 정치를 위해 없어서는 안될 소금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이 돈이 자신의 권한을 남용하여 개인적인 영달과 사리사욕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어진다면 과거 TV나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 각종 게이트, 뇌물 수뢰 등의 더러운 돈이 될 것이다.

이러한 돈이 깨끗하게 쓰여질지 더럽게 쓰여질 지는 정치가들의 도덕적 양심에 따라야 할 뿐 뾰족한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혹자들은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필자는 이 돈의 쓰임에 있어 돈의 출처가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깨끗한 정치를 바라는 국민들이 소액 다수로 모아준 돈을 정치가들이 자신의 주머니에 넣을 수 있을까? 당연히 불가능하다.

하나하나의 소액 후원금에는 정치활동에 대한 후원의 의미도 담겨 있지만 국정활동을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감시의 의미도 담겨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치자금법에서는 모금주체가 정치가 자신이 직접 정치자금을 모금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지 않고 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기 위해 공개방식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불법의 여지가 끼어들 소지가 적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정치가나 정당이 기업이나 이익단체와 결탁하여 음성적으로 불법모금할 경우 이 돈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정치가들은 그들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국민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민의를 뒤로 한 채 기업가와 이익단체를 위해 동분서주 할 것이다.

또한 정당의 경우 정치자금을 국고보조금과 같이 국가에 자금을 의존할 경우 사회를 대변하는 진정성이 얇아질 수 있다.

 정당이 시민사회와 유리되어 국민의 관심에도 없는 지엽적인 문제로 정쟁을 벌이며 국정을 볼모로 삼는 행태는 바로 국민의 지지를 얻지 않아도 정당의 운영이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유들이 우리 정치자금 모금 문화에서 소액 다수주의가 필요한 이유이다.

정치자금법은 일반인들이 정치에 후원할 수 있도록 국회의원후원회등을 통한 특정 정치인에게 후원금 기부,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발적인 의사모임인 정당에게 고루 배분될 수 있도록 기탁금을 기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두고 있다.

이들 정치후원금은 연말정산시 10만원 이하의 금액에서는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으며 1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소득공제 혜택을 주고 있어 기부자들에게 경제적인 부담이 없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어 기부해 볼만 하다.

끝으로 소액 다수의 정치자금을 적정하게 제공하고 그에 따른 정치자금의 수입과 지출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우리사회의 깨끗한 정치가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그 초석이 되는 정치후원금 제도가 잘 정착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아낌없는 관심을 당부드린다.

전남타임스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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