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부영CC 잔여부지 공동주택용지 행정절차 착수

주민설명회 “나주시가 기획부동산이냐?” 항의 속 강행

▲나주 부영CC 잔여부지 공동주택용지 확보를 위한 나주 도시관리계획 결정 및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에 대한 주민설명회가 주민들의 반발로 반쪽설명회로 끝나고 말았다.
▲나주 부영CC 잔여부지 공동주택용지 확보를 위한 나주 도시관리계획 결정 및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에 대한 주민설명회가 주민들의 반발로 반쪽설명회로 끝나고 말았다.

나주시가 부영그룹이 한국에너지공대 부지로 기부하고 남은 부영CC 부지에 조성하려는 5,300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 건설사업에 대한 행정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나주시는 지난 8일 빛가람혁신도시에서 ‘나주 부영CC 잔여부지 공동주택용지 확보를 위한 나주 도시관리계획 결정 및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부영주택이 한전공대 부지로 기부하고 남은 부영CC 잔여부지 35만여㎡에 5,328세대 규모의 고층 아파트 단지 조성이 가능하도록 자연녹지에서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토지 용도를 변경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개발규모의 적정성이나 입지타당성 등 사업검토가 제대로 되지 않은 설명회라는 지적과 함께, 과도한 용도변경에 따른 개발이익이 1조 원에서 최고 1조5천억 원에 이른다는 목소리로 이어졌다. 

설명회에 참석한 나주혁신도시부영골프장용도지역변경반대시민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 관계자는 “자연녹지지역에서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이 5단계나 상승하는 것은 유례도 없고 건설사를 위한 과잉특혜”라면서 “이렇게 부영CC 부지의 용도지역이 변경되면 건설사가 얻게 되는 이득은 1조 원에서 최대 1조5000억 원이 될 것”이라며 주장했다.

부실한 주민설명회 자료와 함께 정작 부영에서는 뒷짐 지고 있는 모양새인데 나주시가 부영을 대변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해서도 질타가 이어졌다.

한 참석자는 “나주시가 행정기관인지 기획부동산인지 헷갈린다. 왜 건설사 측의 이익만을 대변하느냐”고 따져 물은 뒤 “제대로 된 전략환경영향평가보고서 등을 만들어 주민설명회를 다시 열어야 한다”고 항의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오늘 공식 첫 절차로 주민설명회를 거치면 이후 나머지 절차는 일사천리로 진행된다”면서 “주민들의 요구 등을 반영한 구체적인 대안을 만들어 주민설명회를 다시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조진상 동신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현대차그룹이 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의 용도지역 변경을 위해 1조8000억 원을 공공기여금으로 내놓은 사례가 있고, 광주중앙공원 인근에 2500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한양주택에서는 총 80만평 부지 중 64만평을 공원으로 조성해 광주시에 돌려준다고 하는데도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다수 참여자들이 제대로 된 주민설명회를 요구하며 우르르 자리를 뜬 가운데 나주시는 주민설명회를 강행했다.

설명회장에 남아있던 주민들은 부영이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만큼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계획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전제로 주택단지 조성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최길주 빛가람동 주민자치회장은 “부영이 혁신도시 곳곳에 사놓은 땅들도 개발약속을 지키지 않아 잡초밭으로 방치되고 있다”며 “부영CC 개발은 주변 정주여건과 주민들의 요구가 충분히 반영된 뒤에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주시는 공청회와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등의 절차를 거친 후 시의회 의견청취, 도시계획위원회 자문, 전남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순으로 토지 용도변경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렇게 될 경우 내년 상반기 혹은 중순경 아파트 공사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한편, 나주시는 지난 8월 17일 부영주택이 제출한 '공동주택 건설사업을 위한 도시관리계획변경 관련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영산강유역환경청에 제출했다.

나주시가 특혜 논란의 중심에 있는 부영CC 잔여부지 용도변경과 관련된 행정절차를 7개월여 만에 재개된 것.

해당 평가서는 지난 1월 나주시에 제출됐으나 자료 부실을 이유로 반려됐으며, 당시에도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주민공람과 공청회가 흐지부지됐다.

하지만 이번에 제출된 내용 역시 지난 1월 제출됐던 내용에서 크게 변화된 점은 없지만, ‘13쪽짜리’ 전략환경 영향평가서 초안 요약문을 공개해 졸속한 의견 수렴이라는 비난을 받았던 지난번과 달리 이번에 제출된 평가서 초안은 600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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