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공군과 상시개방 협의, 도의회‥군사시설 사용폐지 촉구결의도 

▲계묘년(癸卯年) 첫날인 지난 1일, 나주시민 1천여 명이 금성산 정상에 올라 첫 일출을 바라보며 새해의 소망과 지역발전의 염원을 담아 “야호”를 외치고 있다
▲계묘년(癸卯年) 첫날인 지난 1일, 나주시민 1천여 명이 금성산 정상에 올라 첫 일출을 바라보며 새해의 소망과 지역발전의 염원을 담아 “야호”를 외치고 있다

금성산이 3년 만에 시민들을 품에 안았다.

2023년 계묘년(癸卯年) 첫날, 나주시민 1천여 명이 금성산 정상에 올라 첫 일출을 바라보며 새해의 소망과 지역발전의 염원을 담아 한목소리로 외쳤다.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열렸지만, 시민들에게 허락된 시간은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고작 세 시간이었다.  

나주시가 후원하고 나주청년회의소(JCI)와 나주시새마을부녀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이날 새해맞이 행사는 동이 트기 시작한 7시 무렵 풍물패의 웅장한 북춤으로 시작됐다.

7시50분께 짙은 안개를 뚫고 계묘년 첫해가 모습을 드러내자 시민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핸드폰에 떠오르는 일출장면을 담아 지인들에게 안부를 전하고 행사장에 마련된 소원지를 솟대에 매달며 덕담을 나눴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금성산 정상 개방과 더불어 나주를 키워낸 영산강이 지역맞춤형 통합하천사업을 통해 새로운 영산강시대를 여는 생태관광자원으로 키워낼 수 있도록 올 한 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이처럼 금성산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이 여느 해보다 뜨겁게 달아오르는 가운데 새해에는 금성산을 시민들의 품으로 되돌려놓기 위한 각계의 노력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나주시는 지난 연말 공군 당국과 협상에 나섰다.

윤병태 시장은 시청사에서 공군 미사일방어사령부 군 관계자들과 만나 공군 방공포대 이전에 따른 금성산 정상 상시개방을 공식 요청했다. 

군에 제시한 나주시의 요구는, 첫째 산 정상 공군부대 완전 이전을 통해 해당부지를 금성산 등산로 개설, 관광 사업과 연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두 번째는 산 정상 공군부대가 그대로 주둔할 경우 부대기능 유지에 직접적으로 관계되지 않는 공간, 주변 부지를 나주시와 공동 활용하는 방안이다. 

이같은 제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군부대와 협의를 통해 산 정상부를 연결하는 등산로 개설, 전망대 설치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금성산 사유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무분별한 개발행위를 규제하고 공공의 목적에 걸맞는 개발행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장치적,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금성산 사유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무분별한 개발행위를 규제하고 공공의 목적에 걸맞는 개발행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장치적,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더불어 산 정상부 지뢰제거 현황 및 안전성 확보 방안, 신무기체계 도입 관련, 타 지자체 개방 사례 및 관·군 간 협력 사항 등에 대한 관·군의 지속적인 협의를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공군 미사일방어사령부 관계자는 “나주시민들의 산 정상 개방에 대한 염원을 잘 알고 있다”면서 “군에서도 접점을 찾아 시민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군이 안보와 더불어 시민의 삶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산 정상 상시개방과 관련된 나주시의 제안 사항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협의해가겠다”는 의사도 분명히 했다.

여기에 전남도의회도 전면에 나서 금성산 개방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달 15일 도의회 경제관광문화위원회 이재태 의원(더불어민주당, 나주3)이 대표발의한 ‘나주 금성산 군사시설 사용폐지 촉구 건의안’이 제367회 제2차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서 통과된 것.

이번 건의안은 나주 금성산 정상 일원이 군사시설로 이용되고 있어 도민들의 출입이 금지되고 관광자원으로서 개발이 제한됨에 따라 무상사용을 허가해준 전남도에 도유림 무상사용 허가를 취소하고 국방부에 군사시설 사용을 폐지해 철거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재태 의원은 “금성산은 영산강과 함께 전라남도의 소중한 자연자원이자 도민의 휴식공간이며 관광자원”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지방소멸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는 금성산을 도민의 품으로 온전히 되찾아 지역발전의 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금성산을 전남 중부권의 대표적인 산림휴양공간이자 등산, 산악마라톤, 산악자전거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는 산악레포츠의 메카로 조성해야 한다는 것.

이처럼 금성산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놓기 위한 노력이 민·관·군과 함께 지역 안팎에서 동시에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 일각에서는 금성산에 대한 무분별한 개발행위를 규제하고 등산로 통행을 방해하는 등 실력행사를 일삼는 일부 토지소유자들에 대해 규제할 수 있는 공공성 확보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한수제 주변에 주택단지를 조성하는 건설사업을 강행하는 사업자는 물론, 헐값에 사들인 토지를 나주시에 6~10배 이상 부풀린 가격에 매입하라며 등산로를 막는 행위 등이 빈발하고 있기 때문.

이에 대해 시민사회는 나주시가 금성산 이용 및 개발에 대한 청사진을 하루 빨리 마련하고, 금성산의 공공적 사용을 위해 사유재산권을 규제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제도적인 장치와 이미 사유화가 이루어진 상태에서 공공적 목적과 합리적 이용에 대한 정치적, 제도적 보완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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