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영

이현영

2011어린이와 문학동시 추천. 공저 강아지기차22년 아르코문학기금 수혜(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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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다는 능동사고, ‘접히다는 피동사다.

접다는 주어가 제힘으로 행하는 동작을 나타내는 능동사고, 문장의 주체가 스스로 행하는 동작을 나타내는 주동사이지만, ‘접히다는 남의 행동을 입어서 행하여지는 동작을 나타내는 피동사고, 문장의 주체가 자기 스스로 행하지 않고 남에게 그 행동이나 동작하게 함을 나타내는 사동사다.

화자는 지금 자신이 접었던 꿈이라고 하고 있으나, 실은 접혔던 꿈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화자가 자신의 역량이 부족함을 알고 스스로 꿈을 접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 경험으론 주변 여건이 꿈을 포기하도록 강요한 측면이 더 클 걸로 짐작된다. 시인이 여성임을 감안하면 사회적 신분 문제, 경제적인 문제, 결혼과 출산 육아 문제 등이 꿈을 접도록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더 나아가 자본주의의 치열한 생존경쟁이, 금전으로 환전되지 않는 꿈 따위는 접을 수밖에 없도록 했으리라고 생각한다.

어찌 되었든 화자는 지금 접었던 꿈을 다시 펴고자 한다. 비록 <세탁소 사장님께> 완곡하게 꿈도 펴주나요라고 묻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그 열망의 정도가 얼마나 강한지 미뤄 짐작이 간다.

내친김에 화자는 구겨진 마음도 다려줄 수 있는지 묻는다. 접히고 구겨진 것이 옷이든 마음이든 몸이든, 시간과 외력이 작용한 흔적이 주름이다. ‘주름이란 시간의 누적이며 힘의 축적이다 -오형엽’. 그 시간과 힘의 누적은 우리의 삶에 무수한 주름을 남긴다. 그래서 우리가 입은 옷에도 주름이 지고, 마음에도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주름이 생기고, 몸에도 노화에 따른 주름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그 주름을 펴고 다리는 것의 물리적인 방법이 세탁이다. 오래 입어 생긴 옷의 얼룩과 구김은 세제로 지우고 다림질로 펼 수 있다. 그렇다면 근심·걱정·불안·우울 등으로 생긴 마음의 주름과 나이를 먹을수록 늘어만 가는 피부의 주름은 무엇으로 펴고 다릴 것인가.

흔히들 권하는 가장 고전적인 방법인 웃음과 함께, 최근에 성행하고 있는 각종 힐링 프로그램을 추천하기도 한다. 육체적·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통해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려고 하는 것이다. 힐링은 물질적 풍요와 건강에만 중점을 두었던 웰빙과 다르게, 정신적 스트레스를 치유 극복함으로써 진정한 삶의 행복을 추구하자는 것이다. 그런 힐링에 더하여 또 하나의 방법으로, 이처럼 좋은 디카시를 하루에 한 편씩이라도 읽고 또는 쓰는 것을 독자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김석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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