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 편집국장
국내언론은 한 주일동안 IMF 총재인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DSK. 62)의 성폭행 사건이 화제였다. 스트로스 칸 총재는 자신의 호텔방에 들어온 여직원을 성폭행하려 했다는 혐의로 뉴욕에서 체포, 구금된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도 더욱 주목받은 것은 스트로스 칸 총재의 체포에서부터 보석허가까지의 과정에서 미 경찰의 조치들이다.

한 국가를 쥐락펴락할 정도인 국제통화기금(IMF)의 총재를 수갑채우고 법원에 출두시켰으며 또한 잡범들과 똑같이 대우했던 것들.

 
우리로서는 믿기지 않는 일이다. 과연, 우리 사회에서도 스트로스 칸과 같은 저명인사를 수갑채우고 잡범과 똑 같이 대우할 수 있었을까? 정답은 아마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형식과 체면을 중시한 우리사회로서는 일단 쉬쉬하는데 급급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았다.

바로 이 점이 우리 역사보다도 반세기가 적은 미국이 세계의 경찰국가를 자부하고 있는 바탕이 아닐까 싶다.

몇 년 전, KBS 일요스페셜이란 프로에서 미국 하원들의 의정활동상를 보고 아주 놀랐던 적이 있었다.
그것은 아주 충격이었다.

미 하원이라면 우리나라의 국회의원과 같은 위치다. 미국에는 국회가 상·하원으로 나뉘어 있지만 상원의 역할이 더 큰 영국과는 달리 미국은 하원에게 더 큰 권한을 주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하원들의 의정활동은 순수하면서 적극적일 뿐만 아니라 아주 검소했다.

모든 생활의 중심은 의회였다. 잠도 의회 의원사무실에서 메트리스를 깔고 잤으며 식사도 의원식당에서 해결했다.

또한 새 차(New car)도 아닌 다 찌그러진 중고차(화면에 찌그러진 차량의 모습이 역력히 보였음)를 직접 운전하며 의정활동을 펼치는 모습은 우리와 비교 했을 때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중에는 중고차를 손수 운전하며 의정활동을 펼치는 국회의원은 아마 한명도 없을 것이다.(만약, 있다면 사과한다)

하지만 우리보다도 더 부자나라인 미국의 하원은 그렇지 않았다.

우리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미국의 힘’은 바로 그와같은 곳에서 품어 나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됐다.

이것이 바로 대국(大國)을 만드는 바탕이지 않을까 싶다.

지난 14일, 52년간 싱가폴을 다스렸던 리칸유 전 수상이 정부요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그는 싱가폴이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이후인 1959년이래로 31년간을 줄곧 총리로 재임했고 다시 21년간을 내각 정책자문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왔었다.

지난 2004년에는 아들 리센룽 현 총리에게 권력을 이양해 싱가폴의 국정을 담당하게 하는 등 아들에게 권력세습까지도 마무리한 상태다. 말 그대로 1인독재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싱가폴은 청렴도면에서 세계적인 국가들과 비교해 항상 10위권 안에 있었다.

영국의 액튼은 “절대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라고 했건만 그 원칙은 싱가폴에서 만큼은 통하지 않았던 것 같다.

거기에는 또한 이유가 있었다. 싱가폴은 법규를 정확히 지키는 나라로 유명하다. 그래서 “싱가폴 국민의 의식수준이 아주 높다.”는 것이다.

싱가폴은 처음엔 위로부터의 개혁을 했지만 지도자들이 국민의 의식수준까지도 높였다는 것이 주목받을 일이다. 이제는 그 높은 의식수준이 국가를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다.

선진국들에겐 뭔가가 달랐다. 나보다는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정신. 그리고 검소한 자세 등이 항상 앞섰다.

 그러한 정신 속에서 이들 나라들이 이같은 발전을 이루지 않았나 싶다.

이같은 정신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아주 크다고 하겠다.

전남타임스 후원

저작권자 © 전남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