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뱃길연구소장 김창원
34년 만에 영산강뱃길이 다시 열린다.

 

국내에서 제일 큰 규모의 황포돛배인 100톤급의 왕건호가 10월 21일 나주 영산포에 입항한다.

현 정부의 핵심사업인 영산강살리기사업의 일환으로 나주사람들이 그렇게 간절히 원했던 뱃길복원의 꿈이 현실로 바뀐 것이다.

남도의 젖줄인 영산강의 한가운데 있는 소도시인 영산포는 고대로부터 남도에서 제일 큰 포구였다.

1897년 목포가 개항한 후 항구기능이 많이 축소되긴 했지만 1977년 뱃길이 끊길 때 까지 30-40톤급 어선들이 자주 드나드는 제법 번잡한 소 도읍이었다.

배가 포구에 들어오는 날이면 온 시내가 들썩거리고 북적거렸다. “개도 돈을 물고 다닌다”는 말이 허언이 아니었다.

그렇게 수천년 간 번영을 누리던 영산포가 1977년 영산강종합계획사업으로 하구둑 공사를 시작하면서 뱃길이 끊기자, 갑자기 지역이 쇠락해져 불 꺼진 항구가 되어 버렸다.

 뱃길이 끊어지기 전에는 뱃길의 소중함을 모르다가 지역경제가 다 죽고 난후에야 온 주민이 아쉬워 할 뿐이었다.

14년 전 1997년부터 영산포 지역에서는 영산강뱃길을 복원하여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주민운동이 시작됐다.

지역의 언론기관에서도 지속적으로 큰 관심을 보였고, 도지사, 국회의원, 시장이 지역의 주요공약으로 채택하였고, 노무현대통령선거에도 공약에 이를 포함시켰다.

전국적으로 시민, 환경단체, 야당, 종교계까지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맹렬히 반대하였지만, 나주지역 주민들은 꾸준히 찬성운동을 전개해 왔다. 온주민이 “이 기회를 놓치면 큰일 난다”는 생각으로 정말 열심히 해 왔다.

하지만 미완의 뱃길이다. 죽산보와 하굿둑의 통선갑문의 규모가 너무 적다. 하굿둑은 통선갑문의 폭이 6m로 20톤 선박까지 밖에통항할 수 없고, 죽산보는 폭이 12m로 100톤급 선박까지 밖에 못 다닌다.

이번 강 살리기 사업으로 다시 살아난 강을 유지하려면 홍수시 쏟아지는 쓰레기수거선박, 매년 쌓이는 퇴적토를 처리하는 준설선이 필수적인데, 지금의 영산강은 이런 선박이 다니기도 불편할 정도로 작은 규모이다.

그리고 1973년 광주의 기아자동차의 전신인 아세아자동차를 세울 때, 3,000톤급 프레스를 실은 바지선이 영산포의 구진포까지 올라와서 하역한 적이 있다. 영산강의 물길은 원래 모습으로 복원되어야 한다.

이번 공사로 물길은 수심5m, 수로폭은 150m로 수천톤급 바지선이 운항하기에 문제가 없다.

 지역경제가 살아나려면 소규모 유람선뿐만 아니라 물류를 처리하는 바지선도 통항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죽산보와 하굿둑의 통선문을 다시 적정규모로 만들어야한다.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영산강유역에 기업을 유치해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를 다시 살리기 위해서는 원래 내륙 항구였던 나주지역에 항만인프라를 재건하는 것을 영산강살리기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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