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조성환

행정에서 민주적인 면을 강조하다보면 행정의 능률성이 떨어지고 또 그 반대로 능률성을 앞세우다보면 주민과 함께하는 민주성이 약화돼 비난을 받곤 한다.

이 민주성과 능률성이란 행정이념을 함께 살리며 균등하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지난 2000년도 초반께로 기억을 한다.

지자체마다 쓰레기매립장 건설 붐이 일어나면서 주민들과의 갈등이 빈번한 시기였다. 

나주시 역시도 그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공산면 백사리에 쓰레기 매립장을 건설하면서 주민들과의 마찰이 아주 심했었다. 

이러한 시기에 강원도 어느 지자체에서 쓰레기 매립장 건설이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진전이 없자 그 지역 지자체장이 쓰레기 매립장이 들어설 부지에 거주할 관사를 짓고 주민들을 설득하면서 결국 쓰레기 매립장을 건설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았던 적이 있다. 

이것이 민주적인 점을 강조하여 행정의 능률을 올렸던 사례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번 나주시가 영상테마파크에 대한 일부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남도의병역사박물관을 짓게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에 대해서 찬반논란이 일고 있다.

반대 입장에서는 대체적으로 두 가지 방향으로 나뉘는 것 같다.

하나는 137억여원을 들여 지었던 세트장을 굳이 30억원을 들여 철거하는 것은 낭비지 않느냐?는 것이고 또 하나는 어쨌든지 간에 이러한 결정을 하는 데는 시민들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나주시는 2007년 준공된 이후 16년이 경과한 테마파크 건축물 노후화에 따른 지속적인 유지보수 비용 발생, 관광객 감소로 인한 만성 적자 운영 등의 문제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기자역시,  2007년도경 주몽세트장 조성 당시에 세트장을 직접 짓던 사람들로부터 "이 주몽세트장이 정식적인 건축과정을 거치지 않은 세트장이라서 관리비용이 많이 들어갈 것"이라고 수없이 강조해서 들었던 적이 있다. 

나주시는 이에대해 "부분 철거와 박물관 건립을 통해 이를 해소해서 새로운 관광 활성화 거점으로 탈바꿈시키겠다"면서 ‘예산 낭비설’에 대한 해명을 내놓았다.

공론화과정에 대해서는 “2019년 7월 남도의병역사박물관(당시 남도의병역사공원) 유치추진위원회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박물관 유치를 위해 시민의 역량을 결집, 그 해 8월 유치기원 학술 포럼, 시민 서명 운동에 이어 9월 의병문중, 시의회, 시민사회단체, 언론인 등 시민 913명이 참여하는 유치위원회가 구성됐다"고 말하고 "그 유치위원회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유치 활동에 나선 결과 2010년 7월 나주시를 비롯한 8개 시·군 중 현 영상테마파크 부지가 박물관 건립 대상지로 최종 확정되는 결실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나주시는 "2021년 3월 전국 14곳 의병문중, 광주·전남지역 5개 독립운동단체, 관내 기관·사회단체장 등 400여명이 참여하는 ‘범시민추진지원단’도 발족하는 등 박물관 건립을 위해 민·관 협력을 지속해왔다."고 말했다. 

이는 나주시가 그 당시 나름 시민공론화 과정을 거쳤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도 나주시는 "테마파크 부분 철거에 앞서 시민사회와 교감이 충분치 않았다는 점에 대해 공감하며 박물관 착공 이전 시민설명회 등을 통해 박물관 건립 전반에 대한 소통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나주시는 현재 읍면동을 돌며 설명회를 갖고 있다. 

드라마 세트장 설치 붐은 지난 2000년도 초창기부터 였지 않나 생각된다. 

전국적으로 드라마 세트장이 많이 건립되는 추세였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드라마가 방영되는 그 시점에 관광객 등이 붐비는 등 활성화 되지만 드라마가 종영되면 관광객 등의 발길이 뚝 끊어져 버린다. 

이에 지자체 등은 큰 예산을 들여 지어놓았던 드라마 세트장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결국, 드라마 세트장은 애물단지로 전락해 버렸다. 

나주 주몽세트장(영상테마파크) 역시, 드라마 주몽이 종영되자 관광객들의 발길이 급격히 뜸해지면서 적자운영으로 그동안 관리를 해왔다. 

이러한 와중에 일부를 철거하고 '의병역사박물관'으로 교체된다고 하니, 침체에서 벗어나는 기회로 생각돼 개인적으로는 잘된 일로 받아들이고 싶다. 

또한 공론화 과정 역시, 정책결정이 되기 이전이라면 필수적인 중요한 절차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미 결정이 된 상태에서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만약 환경 등의 큰 변화가 있다면 정책결정이 이미 된 상태라 해도 ‘사정변경의 원칙’상 다시 공론화를 통해 정책결정을 뒤 바꿀 수도 있겠지만...., 과연 지금 그러한 상태인가 생각해 볼 일이다. 

행정의 민주적인 절차는 정책결정의 과정에서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도때도없이 민주적인 절차만을 내세우며 능률성을 저해하는 것도 반성해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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